자회사 분사 말 많은데 "우리는 다르다"는 KT [아이티라떼]

우수민 2022. 2. 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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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른바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 사태를 거치면서 '자회사 분사'에 대한 개미들의 원성이 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통신 대장주' KT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부문 분사를 발표했습니다. 소액 주주들을 소외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다른 기업들의 물적분할 선례들과 다르다는 게 KT의 입장인데요. "기업의 장기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현물 출자 형태에 주주 가치까지 충분히 고려해 분사를 꾀한다는 점에서 이번 건은 다르다"고 강조합니다.

KT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밝힌 별도 법인 'KT클라우드' 신설 내용을 살펴보면, KT가 보유한 전국 14개 IDC 중 분당·강남·목동1·목동2·용산 IDC의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1조6000억원가량의 현물과 1500억원의 현금을 출자해 KT 클라우드 지분 100%를 보유하는 구조인데요.

KT는 왜 분사에 나섰을까요. 국민연금공단이 대주주인 KT의 분사는 특정 대주주를 위한 결정은 아니라는 입장인데요. KT는 "클라우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별도 법인을 설립해 빠르게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사업 확장을 도모한다는 의지의 일환"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선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위한 싸움이 치열해지며 경쟁 업체들 간의 인재 쟁탈전에도 불이 붙었다는 후문입니다.

사업 부문이 다양한 KT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여러 외부 사업자와의 제휴도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다른 사업 부문과 예산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으니 분사와 함께 공언한 인공지능(AI)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거죠. 향후 상장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KT 측이 "당장 신규 사업을 상장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선 지켜봐야 될 듯싶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기는 하지만 기업의 '몸통'을 뜯어내는 분할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IDC 사업부는 지난해 KT 연결 매출액의 1.8%, 별도 매출액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지 않은데요. 시장 전체를 보면 KT가 국내 최대 수준의 IDC 시설과 매출 규모를 보유한 만큼, 분사를 통해 오히려 1위 사업자의 가치가 부각될 공산이 커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업 분할에 대한 악화된 여론을 고려해 KT는 주주 보호를 위한 대책을 내놨는데요. KT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며 "기업 분할 관련 제도 개선이 법제화되면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현모 KT 대표의 임기가 마지막 3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분사로 KT의 '디지코(DIGICO)' 비전이 날개를 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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