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브랜드를 만드는 상표권 전략은?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2월 16일 (수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손은정 특허청 상표심사정책과 사무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생활을 위한 "생활백서" 매주 수요일은 대한민국 특허청과 함께하는 '독특허지~기특허지~' 시간입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기업들, 그런데 이들의 기업명이나 상표에도 다 전략이 숨어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특허청 상표심사정책과의 손은정 사무관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손은정 특허청 상표심사정책과의 사무관(이하 손은정): 안녕하세요.
◇ 이현웅: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한 순위가 있다고 하던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 손은정: 얼마 전 영국 컨설팅회사인 브랜드 파이낸스에서 '2022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500대 기업 순위를 발표했는데요. 브랜드를 소유하지 않고 라이센스할 경우에 어느 정도 값을 지불하게 될까를 계산해서 브랜드 가치를 산출합니다. 올해 결과를 보면 애플이 1위를 차지했고,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가 그 뒤를 잇고 있구요. 삼성이 6위에 올라 있습니다. 7위부터 보면, 메타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 중국공상은행(ICBC), 화웨이, 버라이존까지 10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 이현웅: 다 쟁쟁한 기업들이네요. 그 사이에 우리 기업이 들어가 있는 것도 대단하고요. 그래서 이 기업들의 가치가 얼마라는 겁니까?
◆ 손은정: 1위 애플의 경우 3351억 달러(한화 약 427조원)구요. 6위인 삼성의 브랜드 가치도 1072억 달러(한화 약 129조원)나 됩니다. 올해 9위로 새롭게 TOP10에 진입한 화웨이는 712억 달러(한화 약 86조원)입니다.
◇ 이현웅: 어마어마한 숫자네요. 그런데 이 10위권에는 못 들었지만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기업들도 있을 것 같아요.
◆ 손은정: 기존까지는 500위권 밖이었던 기업이 새롭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올해는 틱톡이 18위로 새롭게 진입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쿠팡, 카카오가 500대 기업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구요. 지난해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가장 크게 성장한 브랜드 순위도 있는데 1위 틱톡, 2위 스냅챗, 3위 카카오입니다. 카카오 같은 경우 브랜드 가치 성장률이 161%를 기록해서, 급성장한 브랜드 3위에 랭크되었습니다.
◇ 이현웅: 반가운 소식이네요. 우리나라 기업 관련해서 또 다른 좋은 소식은 없나요?
◆ 손은정: 브랜드역량지수(BSI) 부문에서는 네이버가 세계 5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습니다. 브랜드 파이낸스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5위권에 소셜미디어 기업이 2개사밖에 없었지만 이번에는 소셜미디어 4개사(위챗, 구글, 유튜브, 네이버)가 5위권을 휩쓸었다고 합니다. 코로나 시대 달라진 일상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 이현웅: 그러고 보니까 아까 틱톡이나 카카오도 그렇고 확실히 온라인서비스 관련 기업들이 많네요. 역시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나 봅니다. 이 비싼 브랜드들은 당연히 상표 등록이 전부 되어있겠죠?
◆ 손은정: 제가 500개 기업을 다 확인해볼 수는 없어서, 우리나라 기업들만 확인해봤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삼성, 쿠팡, 카카오, 네이버의 경우 모두 상표 등록이 되어있습니다. 특히 카카오 같은 경우 초기 단계부터 공격적으로 상표권을 획득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출원인으로 카카오를 검색하면 등록된 상표가 약 2800개 나올 정도인데, 카카오톡,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맵, 카카오내비, 카카오TV, 카카오스토리, 카카오게임즈 등 다양하게 상표권을 획득해서, 카카오를 중심으로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그 정도면 거의 카카오 상표왕국이네요. 그러고 보니까 카카오톡 알림 소리도
상표 등록이 됐다고 들은 것 같은데요?
◆ 손은정: 소리상표는 상품 출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리를 의미하는데요.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왔다고 알려주는 알림음 소리(~왔숑 등)가 있는데, 2019년에 3건을 출원해서 상표등록 받았습니다. 가장 처음 국내에 출원된 소리상표는 엘지그룹이었는데요. 광고에서 익숙하게 들리던 소리 기억나시나요? (2012년 3월 출원)
◇ 이현웅: 회사명, 제품이나 서비스명, 거기다 소리까지 상표의 범위가 생각보다 방대하네요. 그만큼 상표권이 중요하다는 얘기겠죠. 브랜드 관리를 위해서는 철저한 상표 관리도 필요하겠네요.
◆ 손은정: 상당한 관심과 비용을 들여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2020년에 한 스타트업의 상표에 대해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본인들의 사과 로고와 스타트업이 쓰는 배 모양 로고가 비슷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조금이라도 유사할 것 같은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조취를 취하는 거죠. 실제로는 소 제기 이후에 양측이 합의하여 배 모양 로고를 살짝 수정하였다고 합니다.
◇ 이현웅: 그러면 회사나 제품, 서비스명을 상표 출원하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해야 될 게 뭐가 있나요?
◆ 손은정: 본인이 쓰고 싶은 단어, 로고가 해당 분야에 이미 상표권 등록이 되어있으면 안 됩니다. 먼저 상표권은 독점권이라고 말씀드렸는데, 해당 분야에 한정해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준다는 의미거든요. 전체 산업을 45개 분야로 나누어 놨는데, 상품 단위로 분야를 지정해서 출원, 등록해야 됩니다. 그래서 먼저 키프리스에 가서 사용하려는 분야에 비슷한 상표가 있는지 검색해보셔야 하는데요. 꼭 그 단어로만 검색할 게 아니고 비슷한 발음으로도 검색해보고 한글, 영문, 철자도 여러 가지로 해서 비슷한 상표의 선등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기업명이나 제품, 서비스명을 한참 써서 인지도를 쌓았는데, 나중에 상표등록을 하려고 하니 선등록이 있어서 못하는 경우, 이제 와서 이름을 바꿀 수도 없고 곤란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 이현웅: 정말 그런 사례가 있나요?
◆ 손은정: 제페토라고, 메타버스 유명해지면서 많이들 이용하시죠. 2018년에 일찌감치 상표 출원했는데 거절됐어요. 그 분야에 비슷한 이름으로 선등록이 있어서요. (철자는 다른데, 발음이 동일해서 거절 이유에 해당된 거죠.) 브랜드 가치 1위에 랭크된 애플 같은 경우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스마트폰하고 패드에는 앞에 'i'자를 붙인 시리즈가 나오는데, 스마트워치에는 앞에 애플을 붙이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이미 미국 내에서 다른 업체가 'iwatch' 상표를 시계 분야에 등록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상표 분쟁을 우려한 것도 한 요인입니다. 삼성 같은 경우에도 스마트폰에서 시리즈로 나온 스마트워치가 있는데, 사실은 아주 오래전에 다른 업체에서 시계, 시계판매업에 '갤럭시' 상표를 등록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삼성에서 상표를 사왔다고 합니다.
◇ 이현웅: 상표를 둘러싼 경쟁이 정말 치열하네요. 또 다른 주의할 점이 있다면요?
◆ 손은정: 간단하고 흔히 쓰는 단어만으로 된 상표나 수요자가 자타 상품 사이의 출처를 식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고서는 등록이 안 됩니다. 물론 사용할 수는 있지만 상표 등록이 안 된다는 건데요. 독점권을 주기가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의 '비마트'라는 장보기 서비스도 상표등록 거절결정이 되었는데요. A, B, C 같은 철자는 누구나 쓰는 표현이므로 여기에 장소적 의미인 '마트'를 결합한 '비마트'라는 이름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해서 등록이 거절된 것이죠. 최근 불복심판에서도 거절결정을 지지했는데, 만약 특허법원으로 간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저도 궁금하네요. 이렇게 심사에서 거절결정을 받으면 그 다음 단계로 불복심판을 청구할 수 있지만 이기리란 보장이 없고, 이긴다 해도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처음부터 등록이 될 만한 이름을 잘 골라서 출원을 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 이현웅: 다 크고 유명한 기업들인데, 이런 상표권 분쟁을 피해가지 못하네요.
◆ 손은정: 글로벌 기업은 시장이 넓은 만큼 해외에 이미 선등록 상표가 있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경우, 중국에서 이미 '아이패드' 상표권이 등록되어 있던 상황이어서 상표 분쟁을 겪게 되었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합의를 했는데 2012년 당시 6천만 달러나 지불했다고 합니다. 최근에 사명을 바꾼 메타플랫폼스도 미국내 한 은행에게 6천만 달러를 지불하고 상표를 사왔다고 하고요. 사업을 하려면 우선 상표 등록을 해야 할 텐데, 성공적인 상표 등록의 길이 생각보다 꽤 험난하네요.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은 현명한 상표권 전략이 아닌가 싶습니다.
◇ 이현웅: 독특허지 기특허지,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특허청 손은정 사무관과 함께 했습니다.
YTN 김우성 (wskim@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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