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러, 우크라 침공 핵심 목표는 쿠데타로 친러 정권 수립"

정원식 기자 2022. 2. 1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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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무부 분석 보도..중 "미, 이득 위해 위기 과장" 주장

[경향신문]

우크라이나 위기가 일촉즉발의 긴장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쿠데타를 일으켜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군사 목표물들을 타격한 뒤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들을 포위한 상태에서 러 연방보안국(FSB)을 통해 친러 정권을 수립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은 정권 교체를 겨냥한 이 같은 2단계 계획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나리오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많은 인명 피해와 위험이 따르는 시가전을 피할 수 있는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2일 영국 외무부는 우크라이나 전직 관료 5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러시아가 이들 친러 성향 정치인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정권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현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 전복을 위한 쿠데타를 모의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권 전복 임무는 FSB 내에서 옛 소련에서의 첩보 작전을 담당하는 FSB 제5국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5국 책임자인 세르게이 베세다 장군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동부 지역 친러 반군의 공격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앞서 2014년 2월22일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로마이단 혁명으로 축출되자 표식 없는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같은 달 27일 크림 자치공화국 심페로폴에 있는 주의회 건물을 장악하고 러시아 국기를 걸었다. 이어 세르게이 악쇼노프라는 사업가 출신 무명 정치인이 투표를 통해 총리로 선출됐다. 크림 자치공화국은 3월16일 주민투표를 실시해 러시아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5년 ‘리틀 그린맨’으로 불렸던 이 군인들이 러시아 특수부대원이라고 시인한 바 있다.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정치·경제·정보·기타 비군사적 조치를 통한 군사 행동)을 개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 경제 타격, 폭발물 위협 등을 포함한 교란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4일 우크라이나 외교부 등 7개 정부 부처와 국가응급서비스 웹사이트 등이 해킹돼 몇 시간 동안 마비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우방인 벨라루스 정보국과 연결된 해커 집단을 배후로 지목했다. 러시아가 이달 들어 흑해와 아조프해에서 해군 군사 훈련을 실시하면서 우크라이나 남쪽 항만을 통한 교역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한편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을 놓고 미국이 전략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위기 상황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4일 유럽 내 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고,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미국으로의 자본 이탈을 유도하는 등 다목적 포석으로 미국이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를 과장하고 있다는 중국 내 외교 전문가들의 견해를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와 달리 자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라고 권고하지 않은 채 주의만 당부하고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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