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따라 물량 편차 '키트 숨바꼭질'.."시간 지나면 해소될 것"
[경향신문]
“점심시간 지나면 소진돼”
직장인 많은 곳 ‘품귀’ 여전
“마스크 대란 때보다 나아”
일부 편의점 “아직 안 받아”
식약처, 개당 6000원 지정
서울 광화문역 인근 약국에 14일 오전 11시쯤 5명이 줄을 섰다. 모두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검사키트)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이곳에서 파는 검사키트의 가격은 2개에 1만5000원. 약사 성모씨(37)는 “보통 점심시간만 지나면 품절이다. 여기가 직장인 상권이라서 더 빠르게 소진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약국의 검사키트 재고량 125개는 이날 개점 2시간30분 만에 동났다. 광화문역 인근 다른 약국도 사정은 같았다. 약국을 운영하는 이모씨(61), 고모씨(36) 모두 “입고되면 대체로 오후를 안 넘기고 판매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부터 3주간 ‘자가검사키트 유통개선 조치’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일선에선 구입난이 여전하다. 검사키트를 구매하지 못해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이날 정오쯤 서울시청 임시선별검사소 대기열에서 만난 강모씨(28)는 “밀접접촉자는 아니지만 노파심에 (선제)검사를 받으려 했다”며 “지난주부터 키트를 구매하지 못해서 결국 선별검사소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강씨는 전날 ‘한 사람당 키트를 최대 5개씩 살 수 있다’는 정부의 발표를 보고 집 근처 약국 세 곳을 돌았지만 헛걸음쳤다고 말했다.
검사키트 수급 상황은 서울 내에서도 약국 위치에 따라 편차가 있었다. 서울 종로구의 약사 유모씨(33)는 “아직 주문한 물량조차 오지 않은 상태”라며 “오늘도 몇 분이 다녀가셨는데, 저희가 할 수 있는 말은 ‘물량이 없다’ ‘언제 올지 모른다’뿐이었다”고 했다. 서울 구로구의 약사 민모씨(62)도 “도매상을 통해 검사키트를 지급받고 있는데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과거 마스크 대란처럼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영등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박모씨(58)는 “우리 약국은 보건소 맞은편이라 (검사키트) 판매량이 많은 편인데, 마스크를 판매하던 때만큼 빠르게 동나지는 않았다”며 “특히 어제 소분 판매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빈손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마포구 소재 편의점 다섯 곳을 둘러봤다. “아직 검사키트가 보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식약처는 1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대용량 포장으로 공급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약국·편의점에서 낱개로 나눠 판매하는 경우 개당 6000원에 판매하도록 가격을 지정했다고 이날 14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13일부터 약국·편의점에 대용량 포장 단위(20개 이상)로 공급돼 낱개로 판매하는 제품에 한한 것으로, 제조업체에서 소량 포장(1개, 2개, 5개)으로 공급한 제품은 이번 판매 가격 지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강연주·민서영 기자 pla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문가들 “위중증 V자 반등 조짐…거리 두기 완화 안 돼”
- 유·초·중·고 학생과 교직원, 자가검사 후 등교
- 면역저하자·요양병원 입소자 ‘4차 접종’ 시작
- “일 못 하면 교체” 이재명 발언 비판에…김민석 “한동훈, 일반론을 탄핵론으로 왜곡”
- 불꽃축제에 열광한 ‘불꽃 민폐’···주거지 침입에 불법 주·정차까지
- [스경X이슈] 팬미팅 앞둔 지연-준PO 한창인 황재균, 스타커플 최악의 ‘이혼 아웃팅’
- [단독] ‘김건희 논문 의혹’ 증인들, 국감 앞서 출국…요양·가정사 이유 불출석도
- 팔 스쳤다고···4세 아이 얼굴 ‘퍽’, 할머니 팔 깨물었다
- 이 녀석 죽이려고 63억 썼는데···“이런 지독한 놈은 처음”
- “5만원에 성매매 기록 알려줄게”…유흥탐정 집행유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