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응전? 포기? OK목장 앞에 서있는 윤석열과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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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보수의 승리에 꼭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윤석열 후보측이 안철수 후보의 여론조사에 따른 단일화 요구를 선뜻 받을 수 없는 이유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요구로 단일화 요구를 차단하려는 의도이거나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로 안철수의 포기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면 지루한 입씨름만 계속될 것이다.
윤석열 후보의 응전이냐? 안철수 후보의 포기냐? 현재로서는 시나리오가 이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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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도 安 vs 적합도 尹, 치열한 룰싸움
지루하고 느린 전개는 감동을 급감시킬 것
윤석열의 결단과 안철수의 포기만 남아
결투를 피할 경우, 둘 다 죽을 수도
윤석열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보수의 승리에 꼭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프로선수와 아마추어가 대결하면 누가 승리할지를 묻는 것이나 다름없다.
실력 좋은 아마추어의 승리 가능성을 제로라고 할 수 없지만 프로선수가 당연히 이긴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보수 후보의 분열은 분명히 악재다. 단일화 없어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무난히 승리한다는 주장은 자만일 뿐이다.
이준석 대표의 반대는 안철수 후보와의 개인적 악연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지만 정치공학적 입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3월9일 대선 이후 당내 지배주주를 원하는 이준석 대표로서는 불편한 안철수에게 소액주주의 자리도 넘겨주기 싫을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이준석 대표도 무작정 반대할 명분이 없다.
윤석열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오차범위내 치열한 양자대결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단일화는 필수조건이 됐다.
단일화했을 경우가 단일화되지 않았을 경우보다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 말대로 "10분 만에 가능한 일"은 아니다.
세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역대 가장 좋은 상황에서 단일화에 나섰다.
여론조사를 종합할 때, 후보 선호도에서 안철수 후보가 앞서고 적합도(경쟁력)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앞선다.
한국갤럽의 지난 8일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45.6%, 이재명 35.9%로 나왔고 윤석열 44.8%, 이재명 39.5%로 차이가 나타났다.
따라서, 후보 단일화 협상이 시작된다면 지난한 룰싸움이 예상된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 같은 국민여론조사 방식을 내세웠지만 윤석열 후보로서는 역선택을 우려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로서는 대선에 실패할 경우 이후 정치생명을 보장하기 어렵다. 총선참패 이후의 황교안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
보수 지지층은 '보수의 승리'를 희구하지만 윤석열 후보와 주변 이른바 윤핵관들은 '윤석열의 승리'를 원한다.
윤석열 후보측이 안철수 후보의 여론조사에 따른 단일화 요구를 선뜻 받을 수 없는 이유다.
안철수 후보 역시 네 번째 '철수정치'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자의든 타의든 이번에도 중도 포기할 경우 대중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기반을 완전 상실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지금 OK목장 앞 펜스 앞에서 대결장에 오를지 말지를 놓고 고심중이다.
1957년에 나온 영화 'OK목장의 결투'는 서부영화의 고전이지만 진짜 중요한 마지막 결투 장면은 총잡이 대결답지 않게 아슬아슬한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없다. 느리고 지루한 전개 탓이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요구로 단일화 요구를 차단하려는 의도이거나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로 안철수의 포기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면 지루한 입씨름만 계속될 것이다.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측이 지루한 신경전과 말풍선 쏘기만 거듭한다면 극적인 단일화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이 협상의 1차 데드라인이고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다음달 4일이 마지막 시한이다.
지금 OK목장 주변으로 구경꾼들이 모여들고 있다. 윤석열 후보의 응전이냐? 안철수 후보의 포기냐? 현재로서는 시나리오가 이것 뿐이다.
다만, 명심해야 할 것은 두 사람이 결투장에 오르지 않을 경우 영화 'OK목장의 결투' 해피엔딩과 달리 둘 다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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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규완 기자 kgw242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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