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빙질 · 판정 논란에 날씨까지..베이징 올림픽 '삼중고'
한국 선수 잇따라 넘어져…빙판 관리 능력 도마에
쇼트트랙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이미 두 명이나 미끄러졌습니다. 지난 5일 혼성 계주 2,000m 예선에서 박장혁이, 7일 여자 500m 예선에서 최민정이 넘어졌습니다. 다른 선수들과 충돌 없이 곡선주로에서 미끄러졌습니다. 한국 선수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선수들도 미끄러졌습니다. 스케이트 날에 이물질이 자주 묻는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공식 훈련 도중 넘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남자 단거리의 김현영은 4일, 여자 매스스타트의 김보름은 5일 훈련 도중 코너를 돌다 넘어졌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 때 넘어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생소한 빙판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대륙성 기후에서 열리는 첫 올림픽…전례 없는 도전"
13일 베이징에는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도시 전역에 대설·폭설 경보가 내려졌고, 5~12cm의 눈이 쌓였습니다. 중국은 대체적으로 환영한다는 반응입니다. 새해 처음 내린 '상서로운 눈(瑞雪)'이라는 겁니다. 중국 SNS에는 "중국에는 폭설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다"며 "올림픽 선수들이 좋은 수확을 거두기를 바란다"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중국이 눈을 반기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동계올림픽인데도 그동안 눈이 내리지 않아 '인공 눈'으로 대회를 운영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100% 인공 눈으로만 올림픽을 치르는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공개한 위성 사진을 보면, 주변에는 눈이 없고 베이징 동계올림픽 경기장에만 눈이 쌓인 모습이 선명합니다. 모두 인공 눈입니다. 인공 눈은 자연 눈보다 입자가 작아 더 단단하게 뭉치는 탓에, 익숙치 못한 선수들의 실격과 부상이 잇따랐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인공 눈을 만드는데 1억 명의 인구가 하루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의 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 문제 논란까지 불거졌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중국이 눈을 반기는 것도 아닙니다. 기습적인 폭설로 스키 종목 3경기를 연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13일 연기된 종목은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슬로프스타일 예선, 여자 에어리얼 예선, 남자 슬로프스타일 예선입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눈이 오면 스키 코스와 선수들의 경기에 영향을 줍니다. 선수는 스키와 스노보드 왁싱의 종류와 양을 조정해야 하며, 눈은 마찰을 증가시켜 선수들의 경기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상안전팀장 왕겅천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이번 대회는 대륙성 기후 지역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이라며 "기상 안전이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륙성 기후는 해양성 기후와 대비되는 말로, 대륙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후를 말합니다.
중국 "세계新 2개·올림픽新 13개 나와…최상의 상태"
이번 대회의 판정 논란은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런 논란들을 의식한 듯 13일 기자회견에서 "대회 절반을 치른 현재 이번 대회에서 2개의 세계 신기록과 13개의 올림픽 신기록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최고의 기술과 장비를 동원해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찬했습니다.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의 신기록 수를 살펴봤습니다. 세계 신기록 3개와 올림픽 신기록 25개가 나왔습니다. 중국이 기록 수를 마냥 선전할 일은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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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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