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 없는 메타의 추락.. 'OS 강자' 구글은 날았다

임정환 기자 입력 2022. 2. 14. 11:30 수정 2022. 2. 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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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이코노미 - 빅테크社 작년 4분기 실적 희비

구글, 세계모바일 OS 70% 점유

모회사 ‘알파벳’ 순익 36% 증가

애플과도 검색엔진 등 상생관계

이용자·지역맞춤 광고하는 메타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에

광고수익 치명타… 순익 8%↓

구글은 흥했고, 메타(옛 페이스북)는 망했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실적 얘기다. 단순히 사업을 잘하고, 못해서만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발표가 구글과 메타의 ‘격(隔)’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테크도 같은 빅테크가 아니라는 얘기다. 흔히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를 미국 빅테크의 ‘빅4’로 칭하지만 사실 앞의 세 회사와 메타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 바로 자체적인 운영체제(OS)의 소유 여부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애플은 ‘iOS’,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라는 자체 OS를 갖추고 있지만 메타는 자체 OS가 없다. 태생적으로 남이 깔아놓은 판(OS) 위에서 사업을 벌이며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어느 때보다 그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뿐이다.

◇메타, OS가 없는 설움 = 하루 차이로 발표된 구글과 메타의 실적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1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순이익 206억4200만 달러(약 24조7000억 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2일 실적을 발표한 메타의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02억8500만 달러였다. 특히 광고 부문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알파벳은 광고 매출이 33% 증가했지만 메타는 20% 증가에 그쳤다. 올해 전망치는 더 벌어진다. 애널리스트들은 알파벳이 올해 1분기 광고 부문에서 23% 성장률을 보일 거라고 예상한 반면 메타에 대해서는 3∼11% 성장할 것으로 봤다. 두 회사는 매출 대부분을 광고(구글 80%, 메타 95%)에서 올리는 사실상 광고회사로 광고 부문의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메타의 광고 부진은 애플의 정책 변화 탓이 컸다. 애플은 지난해 4월 OS의 개인정보보호 설정을 크게 바꿨다. 이른바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의 도입이다. ATT 정책의 골자는 앱에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할 때 반드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미국 내 아이폰 사용자 10명 중 9명이 앱 추적을 막았다. 이 때문에 이용자·지역 맞춤형 광고를 하는 메타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데이브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경에 따른 매출 손실액이 100억 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메타 매출의 8%에 달하는 규모다. 이 발언이 나온 다음 날 메타 주가는 사상 최대폭인 26.4% 폭락했다. 하루 만에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1이 날아간 셈이다.

물론 메타 주가의 폭락이 단순히 실적 부진과 부진 전망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OS 운영사의 정책 변경에 따라 실적이 춤출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작용했다. 시장은 실적 부진보다 불확실성을 더 싫어한다.

CNBC는 “메타는 부진한 실적과 실적전망에 개인정보보호와 같은 여러 요소가 더해져 복합적인 요인의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강화에 따라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내 타기팅 광고 측정이 이전보다 어려워짐에 따라 실적 악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나의 힘 = 반면 구글은 메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 같은 불확실성에서 자유롭다. 안드로이드라는 강력한 OS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안드로이드의 모바일 OS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애플의 iOS는 30% 수준에 불과하다. iOS가 안드로이드를 앞서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 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없다. 탑재 기기도 안드로이드가 훨씬 많다. iOS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만 탑재되지만 안드로이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제품을 제외한 전 스마트폰에 사용된다.

모바일 사용자에게 광고를 보여주는 기술적 차이도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만큼 강력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자체 검색 엔진을 통해 사용자들이 관심 있는 것을 검색창에 입력할 때 이에 연관된 맞춤형 광고를 제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OS로부터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받는 메타의 방식과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구글의 검색 엔진도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지만 이 같은 차이 탓에 애플의 OS 정책에 흔들릴 여지가 적다. 미국 투자자문사 MKM파트너스가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의 정책 변화로 페이스북의 광고 점유율이 낮아지고 구글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분석한 이유다.

더욱이 구글은 자사 검색 엔진을 iOS에서 기본 검색엔진으로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애플에 매년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지난해 구글은 애플에 150억 달러(약 18조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색엔진이 사용자들에게 모바일 브라우저(사파리, 삼성인터넷, 크롬 등) 이용의 시작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애플도 구글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어 사실상 양사는 윈윈하는 관계로 평가된다.

◇구글과 애플이 장악한 시장 = OS가 모바일 소프트웨어(앱)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이처럼 막강하다 보니 다양한 기업의 도전이 있었다. 그러나 사실상 모두 실패했다. 개인용컴퓨터(PC) O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조차도 구글과 애플이 선점한 모바일 OS 시장 진출을 시도했으나 발을 붙이지 못했다. 그만큼 OS 생태계는 한 번 구축되면 바뀌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안드로이드와 iOS를 기반으로 설계된 수많은 앱이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은 다른 OS로 갈아탈 동인이 없다. 사용할 수 있는 앱이 적기 때문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사용자가 많은 안드로이드와 iOS를 버리고 다른 OS에 기반한 앱을 만들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메타가 구글과 애플이 구축한 OS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메타버스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해 판을 흔들겠다는 의도라는 의미다. CNBC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가상 세계로 풀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그가 원하는 건, 애플과 구글로부터 자유로워져서 메타만의 규칙을 세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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