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보다 경쟁이 낫다, 수사권도 그러하다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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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우리가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혹은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욕구 때문이다'라고 하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개인이 공익을 외치는 사람들보다 더 자주 더 많이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킨다고 했다.
오랫동안 요구되던 것들이 왜 최근에 와서야 대거 성사되고 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과 검찰이 서로 경쟁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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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우리가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혹은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욕구 때문이다'라고 하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개인이 공익을 외치는 사람들보다 더 자주 더 많이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킨다고 했다.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경찰과 검찰의 경쟁에 깔린 의도는 소위 '밥그릇 싸움'이라고도 불리는 조직 이익의 추구에 머무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경쟁 속에 수사 현장에서 나타난 변화는 어느 때보다 국민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변화가 느껴지는 부분은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 대한 책임 소재에 따른 변화이다. 수사권 조정 이전의 경찰에게는 스스로가 수사의 보조자에 불과하다는 좋은 핑곗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수사와 송치 결정의 주체는 경찰임이 법률로써 명백해졌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미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찰관도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검찰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수사권 조정 이전의 검찰은 수사의 유일한 주체이면서도 수사의 적법성을 담보해야 했기에 자의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수사의 1차적 주체성을 경찰에 양보함으로써, 검찰은 공소권자이자 수사권의 견제자로서 본연의 역할에 보다 충실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수사의 적자(嫡子)를 자처하는 경찰과 검찰의 경쟁 또한 국민의 입장에선 나쁠 것이 없다. 불과 최근까지만 해도 변호인은 경찰과 검찰 조사 입회 시 메모조차 금지당했다. 그런데 수사권 조정이 논의되던 2018년부터 메모를 허용하는 것을 넘어 심지어 '자기변호노트(메모장)'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2020년 4월에 경찰이 변호인의 전자기기 사용을 전면 허용하자, 검찰도 이에 질세라 같은 해 8월 사무규칙을 개정하여 금지규정을 삭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경찰은 그동안 의뢰인에게만 통보해 오던 수사 결과를 변호인에게도 통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에 앞서 검찰은 영장이 청구, 발부, 기각되는 때에 변호인에게도 자동으로 통지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오랫동안 요구되던 것들이 왜 최근에 와서야 대거 성사되고 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과 검찰이 서로 경쟁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수사권 조정은 1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경찰은 수사의 책임자로서 사건 초기부터 사건관계인과 변호사의 견해를 꼼꼼히 검증하고, 검찰은 경찰 수사의 책임자가 아닌 견제자로서 좀 더 신중하게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으로도 경찰, 검찰 양 수사기관이 지금처럼 경쟁했으면 한다. 그러면 국민들은 마음껏 경찰과 검찰이 힘들게 서로 경쟁하면서 일궈내는 많은 이로움을 얻게 될 것이다.
김수진 법무법인 문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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