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 송하호작도(松下虎鵲圖)

류승훈 부산박물관 교육홍보팀장 2022. 2. 1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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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壬寅年) 올해는 호랑이 띠의 해이다.

호랑이 기운을 힘껏 받아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를 멀리 내쫓고자 하는 마음에서 '송하호작도(松下虎鵲圖)'를 소개하고자 한다.

'송하호작도'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민화로, 흔히 '까치호랑이도'라고도 한다.

호랑이는 귀신을 물리칠 정도로 무섭지만, 까치와 함께 있으면 웃음을 주는 해학적 동물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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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짓게 그렸지만.. 대문에 걸려 액운 막던 호랑이

임인년(壬寅年) 올해는 호랑이 띠의 해이다. 호랑이 기운을 힘껏 받아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를 멀리 내쫓고자 하는 마음에서 ‘송하호작도(松下虎鵲圖)’를 소개하고자 한다. ‘송하호작도’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민화로, 흔히 ‘까치호랑이도’라고도 한다. 호랑이는 귀신을 물리칠 정도로 무섭지만, 까치와 함께 있으면 웃음을 주는 해학적 동물로 변신한다.

송하호작도(松下虎鵲圖·조선 19세기) 부산박물관 제공


부산박물관에서는 호랑이 그림을 여럿 소장하고 있다. 그 중 ‘송하호작도’는 상당히 독특하다. 19세기에 제작된 이 그림은 소나무를 배경으로 날카로운 이빨을 내민 호랑이와 지저귀는 까치를 배치했다. 호랑이 털과 솔잎까지 세밀히 묘사하여 회화적 가치가 높거니와 둥그렇게 감긴 꼬리가 다리 사이로 통과하여 올린 모습도 흥미롭다. 호랑이 아래에는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영지가 자라고, 소나무 가지 사이로는 붉은 해가 얼핏 보인다. 벽사와 함께 길상까지 상징하는 그림인 것이다.

산악 지형인 조선은 ‘호랑이 나라’라고 할 만큼 호랑이가 많이 서식했다. 호랑이는 신출귀몰한 맹수이면서 마을의 수호신인 산신(山神)으로 여겨지는 영물이었다. 구비 문학에서 호랑이는 풍자와 해학의 대상이다. 은혜를 갚거나 곤경에 빠지는 역할을 통해 사람에게 교훈을 준다. 그림이나 부적 속 호랑이는 액과 악귀를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부산에서도 사람과 호랑이의 만남, 갈등이 잦았으니 부산 문화에서도 호랑이가 자주 출현한다. 부산 호랑이는 북동쪽 고산지대는 말할 것도 없고 수정산 자락까지 으르렁거리며 나타났다. 동구의 범내골 범천동 등은 호랑이가 자주 출몰했기에 생긴 지명이다. 부산 호랑이는 수정산과 구봉산을 넘어 야산까지 누비고 다녔다. 실제로 부산 호랑이는 용두산 주변의 일본인 마을이었던 초량왜관까지 들어가 개를 잡아먹곤 하였다.

그림 왼쪽에는 ‘소나무는 한 겨울을 이기고 호랑이는 사악한 기운을 쫓는다(松有凌霜節 虎將逐邪感)’라는 화제가 있다. ‘송하호작도’는 새해를 맞아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세화의 기능을 했다. 사악한 기운을 내쫓는 벽사의 기능을 한 세화는 정초 대문 앞에 걸어뒀다. 그림 속 호랑이는 문을 지키며 집안의 안녕과 평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지 않는 2022년 오늘, 사라진 호랑이가 벽사의 대상으로 다시 소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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