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비결]"인테리어 완성은 '수납'..고객 목소리에 답 있다"

함지현 2022. 2. 1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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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 한샘 디자인실 본부장 인터뷰
"결국 물건 채워져야 생활 가능..시대 따라 수납도 진화"
30년 쌓인 데이터 통해 '한국인 맞춤형'으로 차별화
향후 개인 맞춤·스마트 수납 및 재택 위한 '서재' 주목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집은 결국 사람의 물건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하거나 비싼 가구를 구매해도 수납을 고려하지 않으면 지저분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11일 만난 김윤희 한샘 디자인실 본부장은 “인테리어의 완성은 수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한샘의 리하우스와 키친앤바스, 인테리어, 온라인 사업부 등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사업부문 디자인을 총괄한다.

김윤희 한샘 디자인실 본부장(사진=이영훈 기자)
30년 쌓인 노하우, 1등 비결…“고객 반응에 힘 얻죠”

김 본부장은 수납이 단순히 물건을 넣어두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문화나 라이프스타일, 생애주기, 시대 변화 등에 따라 진화한다고 본다. 그는 “수납은 굉장히 광범위한데 현관과 거실, 침실 등 각각 수납의 목적이 다르다”며 “맞벌이 부부를 위해 각자 데일리 장이 필요할 수도 있고, 장을 한번에 보다 보니 이를 수납하는 팬트리 공간이 별도로 필요하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팬트리는 음료, 음식, 일부 접시 종류, 청소용 약품, 식재료 등을 보관하는 장소를 뜻한다.

이어 “과거와 달리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하면서 아이템들도 압축화하고 있다. 단독형 화장대를 두는 대신 옷장 속 빌트인 화장대를 원하는 식”이라며 “주방 역시 예전에는 조리 공간이 넓었지만 이제는 수납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형태로 변화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최근 집 전체를 리모델링 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됐다”며 “붙박이장 하나, 팬트리 하나가 아니라 집 전체 곳곳에 수납을 만들어주는 부분에 주목하고 어떤 장과 어떤 사양이 필요한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은 1970년대부터 부엌 가구와 수납장을 판매해 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인테리어 사업을 실시하면서 붙박이장을 도입했다. 이후 30년 동안 한샘은 수납 분야에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붙박이장, 드레스룸, 옷장, 서랍장 전체를 더한 수납 상품 시장 점유율은 32% 수준이다. 30년 동안 누적된 데이터가 바로 ‘한국인 맞춤형’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김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계절마다 바꿔줘야 하는 아이템들이 있다. 이것들의 수납이 해결되지 않으면 집을 아름답게 유지할 수 없다”며 “과거에는 좌식생활을 했으므로 침대 안방에 깔던 요를 수납해야 했고, 최근에는 침대 생활로 변화하면서 계절 이불을 넣어둘 수 있도록 아이템들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반응 역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그는 “수납장은 닫아두면 눈에 보이는 면적이 커서 도어 디자인이 중요하다”며 “디자인에 대한 연구를 하고 제시했을 때 고객 반응을 살피고, 고객이 많이 찾는 부분은 더 다양하게 제공하는 노하우가 쌓여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보람도 느꼈다고 한다. 김 본부장은 “이전까지 주방은 벽 쪽에서 조리하는 구조라 주부가 일할 때 거실을 등져야 했는데, 아일랜드를 통해 거실을 바라보면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했다”며 “실제로 사용해 본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을 때 집을 어떻게 꾸미고 설계하느냐에 따라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더욱이 1위 상품인 만큼 판매량도 많아 제품의 원가율도 낮아져 결국 합리적 가격에 좋은 품질의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선순환도 이뤄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윤희 한샘 디자인실 본부장(사진=이영훈 기자)
“개인 맞춤형 수납 주목…‘서재 공간’도 고민해야”

김 본부장은 지금까지의 획일적인 수납을 넘어 맞춤형 수납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합리적인 수납을 하면서도 개성과 집 인테리어에 맞게 고르고 싶어하는 소비자 요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제조의 관점에서는 몇 가지 상품을 정해두고 많이 생산해야 효율이 나지만 요즘에는 각자의 집에 맞는 가구를 원하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며 “크기와 내부 구성, 색상 등을 맞춤형으로 할 수 있도록, 비규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스마트 수납도 검토 중이다. 그는 “당장 생산계획은 아니지만, 물건을 넣어두고 잊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스마트 수납을 미래과제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만큼 아직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서재 공간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보통 우리나라 가정에서 안방과 자녀방 이외 나머지 방은 옷방이나 수납으로 쓰다보니 서재가 없는 편”이라며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수도 있고, 영화 시청이나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서재에 대한 공간을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샘도 좁은 공간에서 서재의 역할을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샘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수납 가구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단품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현실(VR)기술을 활용한 3차원(3D) 시뮬레이션 상담 프로그램 ‘홈플래너2.0’으로 집에 맞는 수납 모듈을 구성할 수 있다.

수납 관련 매출도 증가세다. 지난해 온라인 옷장수납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4% 증가했다. 오프라인에서도 붙박이장과 드레스룸이 각각 12%씩 신장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공간을 깔끔하게 유지하기 위해 정리, 수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함지현 (ham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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