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피플] "연기·예능 다 잡을래요"..'픽고' 박은우, 성대모사 레전드 등극한 '웹드 스틸러'
노규민 2022. 2. 12. 10:01
웹드라마 '어톡행 시즌2'로 데뷔
귀신, AI 로봇, 픽고 여주인공까지
'픽고'서 주기자, 오일남 성대모사로 인기
"배우 오정세 영향..함게 호흡하고 싶어"
<웹드 스틸러>>
웹드라마를 통해 사랑받고 있는 예비스타를 집중 조명 합니다. 연기에 대한 열정, 자신만의 소신을 갖고 '꿈'을 향해 달리는 신인 배우를 소개합니다.
"저는 욕심쟁이입니다. 송지효 선배처럼 예능, 연기, 광고 모델까지 다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특히 예능에 욕심이 있어요. 그러나 저는 죽을 때까지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18살에 웹드라마 '어톡행 시즌2'로 데뷔해 '픽고' 부터 '아이돈케어', 그리고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대생, 소매치기, 귀신, AI 로봇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신예 박은우다.
박은우는 지난해 10월 방송된 인기 웹드라마 '픽고'의 '연인 사이에 자주 하는 거짓말 특징'에서 느닷없이 폭풍 성대모사를 선보여 '레전드 회차'를 탄생시켰다. 'SNL코리아2'의 인턴기자 '주기자'부터 '오징어 게임'의 '오일남' 할아버지까지 최근 화제를 모은 인물을 자연스럽게 따라 하며 자신의 끼를 발산했다.
큰 눈과 오뚝한 코 등 남다른 미모까지 겸비한 그는 인기 웹드라마 '픽고'에서 여주인공 박소현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100번에 가까운 오디션, 보조출연, 단역, 웹드라마 여주인공까지,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배우의 꿈'을 향해 쉼 없이 달린 그는 "앞으로도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다. 아무 장애물 없이 작품에만 올인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INTERVIEW-배우 박은우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대답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어릴 때 '보통 TV에 나오고 싶다' '스타가 되고 싶다' 이런 생각 한 번쯤은 하잖아요. 저도 막연하게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요?
사실 '배우의 꿈'이 뚜렷했다면 예고에 진학 했을 텐데 당시엔 '빨리 돈 벌고 싶다' '빨리 대학 가서 캠퍼스 생활을 누려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배우와는 전혀 상관없는 학교에 다녔고, 그러다 보니 뭔가 붕 떠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제야 빨리 살길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 '안 하면 후회할 일이 뭘까' 생각하게 됐죠. 그때 '연기'가 떠올랐어요. 18살 때 처음 연기학원엘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드라마, 영화에서 보조출연(엑스트라), 단역 등으로 출연했어요. 어떤 작품이 기억에 남나요?
OCN 드라마 '멜로홀릭'에 출연할 때 처음 대사가 있었어요. 바나나 우유에 빨대를 꽂아 좋아하는 오빠에게 주면서 "내 이름은 OOO이다. 사귀어 달라"고 고백하는 장면이었는데, 빨대 하나를 제대로 못 꽂아서 저 때문에 NG가 난 거예요. 당시 '또 오해영' '연모' 등을 연출한 송현욱 감독님이 제가 단역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스윗하게 대해 주셨어요.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나요. 제가 용기를 갖게 해주셨어요. 그날 이후 어디서든 '못하면 다시 하면 돼'라고 생각했죠.
송승헌, 이시언, 정수정(크리스탈) 등이 출연한 OCN '플레이어'에도 나왔죠?
정수정 언니를 쫓아다니며 소매치기를 하는 비행 청소년 역할로 출연했어요. 소매치기 장면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당시에 도망가고 납치당하고 역동적인 장면이 많았는데, 배울 게 많은 현장이었습니다.
프로필상에는 웹드라마 '어톡행2'가 데뷔작으로 되어 있네요?
18살 겨울 쯤 연기학원 관계자 소개로 출연했어요. 모모랜드 주이, 지금은 배우로 활동 중인 연우 언니 등과 찍었는데 다른 작품과 달리 제가 메인 등장인물에 포함돼 있거든요. 그래서 데뷔작으로 분류가 된 거 아닐까요? (웃음)
'어톡행2'에서 왕눈이 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쓰면 눈이 콩알만 해져요. 오디션 때 집에서처럼 안경을 쓰고 갔는데 감독님이 저를 보자마자 박장대소하시더라고요. 제가 드라마에 출연한 것도, 그게 먹히지 않았나 싶어요.
'픽고'엔 어떻게 합류했나요?
작년 5월쯤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만 해도 이렇게 길게 출연할 줄 몰랐습니다.(웃음) 오디션 때 제 단점을 물어봐서 '결정 장애'가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음식 메뉴를 고르는 즉흥 연기를 보여 드렸죠. PD님들이 그게 마음에 드셨나 봐요. 실제로 다음 회인 '착한데 질리는 스타일'에 제가 즉흥 연기 때 했던 대사가 들어갔더라고요. 제 오디션 영상을 돌려보며 대사를 쓰셨다고 해서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했어요.
평소에도 댓글을 확인하나요?
자주 봅니다. 하하. 특히 '픽고'가 댓글이 많이 달려요. 보통 토요일에 새로운 회차가 공개되고, 일요일에 또 촬영해요. 제가 바빠서 댓글을 놓친 PD님들 몫까지 대신해 보고 있습니다. 많이 써 주세요.
간혹 부정적인 댓글도 있을 텐데 그런 걸 볼 땐 괜찮나요?
욕도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상처를 잘 받지만 이겨내는 편이에요. 아직은 좋은 댓글이 많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픽고' 뿐만 아니라 '아이 돈 케어'부터 '유 앤 잇'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어요. '유 앤 잇'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거로 알고 있는데 살짝 귀띔해준다면?
뮤지컬을 원작으로 만든 웹드라마예요. 제가 AI 로봇으로 등장합니다. 죽었다가 로봇으로 돌아오죠. (웃음) 처음에 '로봇'이라는 말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이 많았어요. 자신이 로봇이란 걸 모르는데 알고 난 뒤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거든요. 지금까지 연기 했던 작품 중에 가장 깊은 감정이 필요했어요. 딥한 연기 기대해주세요.
웹드라마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해요?
시청자 입장에선 접근성이라고 생각해요. 원하는 시간에 짬 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니까요. 배우인 저로서는 다작할 수 있고, 다작을 통해 여러 캐릭터를 만날 수 있어서 좋죠.
지난해 개봉한 영화 '기억의 시간'에서 조연으로 출연했죠?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기억의 시간'에서도 죽었어요. 극 중 정우진(이성열)의 첫사랑이자 트라우마인 지정연 역할을 맡았어요. 이 영화에선 귀신으로 등장합니다. 피분장을 처음 해 봤어요. 사고 장면을 찍을 때 한여름에 콘크리트 바닥에 한 시간 넘게 누워 있었는데 나중엔 결국 혼자 힘으로 못 일어났죠.
인피니트 성열, 오마이걸 비니(배유빈) 등과 함께 제작발표회 무대에도 섰는데 어땠어요?
찍을 땐 아무 생각이 없었죠. 제작발표회와 시사회에 가면서 '진짜'구나 싶었어요. 생전 처음 느끼는 설레임과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배우가 있나요?
최근에 생겼어요. 오정세 배우 입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에피소드를 전해 들었는데 제게 임팩트 있게 다가 왔죠.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시청자가 극 중 문상태를 보고 같이 놀아주고 싶다고 했대요. 그 분의 동생이 오정세 선배 측에 부탁을 했고, 선배가 문상태 분장을 하고 시청자와 놀이공원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너무 대단하지 않나요? 연기에도 감탄했지만 카메라 밖에서의 따뜻함에 감동 받았어요. 오정세 선배와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습니다. 스치기라도 하면 좋겠어요.
가장 좋아하는 연출자가 있다면?
봉준호 감독님? 하하하. 꿈은 크게 가져야죠! 함께 하는 그 날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배우를 위해 평소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 취미이자 습관이기도 한데 평소에 사람 관찰하는 걸 좋아해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특별한 분들이 계시면 눈 여겨 보죠. 제가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런 사소한 노력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나요?
진짜 시니컬한 인물이요. 제 목소리가 낮고 허스키한 편인데 그 부분을 제대로 살려 보고 싶어요. 머리카락도 커트치고 아주 센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습니다. 반대로 극강의 밝은 캐릭터도 연기해 보고 싶고요.
성대모사 실력이 남다른데, 예능에도 욕심이 있나요?
저는 욕심쟁이예요. 당연히 있죠. 하지만 세상엔 너무 재미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송지효 선배처럼 연기, 예능, 광고까지 다 잘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예능에 욕심이 있지만 전 배우이고 싶습니다.
몸매관리를 따로 해요?
운동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예요. 제가 출연한 웹드라마를 보다가 통통한 얼굴이 보이면 '큰일났다' 하면서도 운동 대신 어쩔 수 없이 먹는 걸 줄이죠. 하지만 저는 맛있는 걸 너무 좋아합니다. 갑자기 배가 고프네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박은우'로 보이기보다 제가 연기하는 역할로 보이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가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어요.
배우의 길을 걷게 되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은 없을 거예요. 배우로서 '힘듦'을 느낄 때 '다른 직업을 생각해봐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너무 싫더라고요. 오로지 연기에만 올인해서 잘 하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힘듦'을 극복하는 방법은?
나를 힘들게 했던 걸 생각해 보고 해결책을 찾아봐요. 그러면서 '잘했네 잘했어' 라고 스스로 칭찬하죠. 긍정적으로 넘기다 보면 어느새 힘듦이 끝나있더라고요. 이 방법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경제적인 것부터 여러 가지로 장애물이 있는 것 같아요. 오롯이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박은우에게 연기란?
친해지고 싶은 친구. 베프 먹고 싶어요. 더 가까워지면 좋겠습니다.
내가 쓰는 PROFILE-인간 박은우에 대한 사적인 질문과 대답
생년월일은?
2000년생 6월 30일. 상반기 결산입니다.
누구랑 살고 있어요?
엄마랑 오빠랑 같이 살고 있습니다.
혈액형은?
B형입니다. 보통 B형이 다혈질이라고 하는데, O형처럼 순둥한 B형이에요.
무슨띠예요?
용띠입니다. 저는 용띠가 참 멋있다고 생각해요. 비가 오면 승천한다고 하는데, 제가 또 장마철에 태어났습니다.
취미는?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집에서 보는 것 보다 영화관에서 보는것 좋아하죠. 영화관 특유의 공기가 좋아요.
특기는?
프로필에 치어리딩이라고 적어 놨는데 사실 고등학교 때 해 보고 다 까먹었어요.
좋아하는 음식은?
제가 결정장애가 있습니다. 지금 먹고 싶은 건 곱창?
싫어하는 음식은?
다 잘 먹는데 키위 알레르기 있어요. 주변에서 특이하다고 하더라고요.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이요. 가을이 점점 짧아져서 슬퍼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색깔은?
보라색입니다.
좋아하는 노래는?
친오빠가 직접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예요. 오빠 노래가 제일 좋다고 말하고 싶어요. 푸른날 프로젝트 검색하면 노래 나와 있습니다. 많이 들어줏세요.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말은?
칭찬을 좋아해요. 뭐든 '잘한다'라고 말 해주면 좋아합니다.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한가지는?
낯가리는 사람중에 가장 뻔뻔한 것 같아요. 더 번뻔해지고 싶습니다. 뻔뻔한 제가 좋아요.
롤모델은?
최근에 사람들이 웃기다고 말해줘서 진짜 웃긴줄 알고 있어요. 예능 진출에 욕심내고 있습니다다. 송지효 선배처럼 연기도 하고 예능도 하고 광고도 하고 싶어요.
이상형은?
조금 식상한데 웃는게 이쁜사람? 저만 보면 좋아서 웃는 사람이 좋아요.
MBTI는?
ENFP 입니다.
흑역사는?
매순간이 흑역사인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왜 저랬지' 싶을 때가 많아요
자신의 매력 포인트는?
뚝딱거림? 잘 삐걱거리고 제스처가 많습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최애 물건은?
지금은 렌즈를 꼈는데 눈이 나빠서 늘 안경을 가지고 다녀요. 안구건조증이 심해서 렌즈를 오래 착용하면 지치고 눈이 아프고 힘들더라고요.
현재 덕질하고 있는 것은?
샘 해밍턴 선배 아들 윌리엄과 벤틀리요. 너무 좋아해서 '슈돌'을 빠짐없이 봤는데 하차해서 너무 슬퍼요. 또 있어요. 몽자라고 유튜브서 볼 수 있는 푸들이에요. 진짜 귀엽습니다.
나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낯가리는 뚝딱이
10년 후 나에게 영상편지를 남긴다면?
10년 후이면 33살인데. 뭘 하고 있을까요? 뭘 하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돈을 많이 벌면 좋겠어요. 또 어린아이 티 벗고, 지금보다 더 세련된 모습이길 바랍니다. 열심히 해보렴 응원한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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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AI 로봇, 픽고 여주인공까지
'픽고'서 주기자, 오일남 성대모사로 인기
"배우 오정세 영향..함게 호흡하고 싶어"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웹드 스틸러>>
웹드라마를 통해 사랑받고 있는 예비스타를 집중 조명 합니다. 연기에 대한 열정, 자신만의 소신을 갖고 '꿈'을 향해 달리는 신인 배우를 소개합니다.
"저는 욕심쟁이입니다. 송지효 선배처럼 예능, 연기, 광고 모델까지 다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특히 예능에 욕심이 있어요. 그러나 저는 죽을 때까지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18살에 웹드라마 '어톡행 시즌2'로 데뷔해 '픽고' 부터 '아이돈케어', 그리고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대생, 소매치기, 귀신, AI 로봇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신예 박은우다.
박은우는 지난해 10월 방송된 인기 웹드라마 '픽고'의 '연인 사이에 자주 하는 거짓말 특징'에서 느닷없이 폭풍 성대모사를 선보여 '레전드 회차'를 탄생시켰다. 'SNL코리아2'의 인턴기자 '주기자'부터 '오징어 게임'의 '오일남' 할아버지까지 최근 화제를 모은 인물을 자연스럽게 따라 하며 자신의 끼를 발산했다.
큰 눈과 오뚝한 코 등 남다른 미모까지 겸비한 그는 인기 웹드라마 '픽고'에서 여주인공 박소현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100번에 가까운 오디션, 보조출연, 단역, 웹드라마 여주인공까지,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배우의 꿈'을 향해 쉼 없이 달린 그는 "앞으로도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다. 아무 장애물 없이 작품에만 올인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INTERVIEW-배우 박은우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대답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어릴 때 '보통 TV에 나오고 싶다' '스타가 되고 싶다' 이런 생각 한 번쯤은 하잖아요. 저도 막연하게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요?
사실 '배우의 꿈'이 뚜렷했다면 예고에 진학 했을 텐데 당시엔 '빨리 돈 벌고 싶다' '빨리 대학 가서 캠퍼스 생활을 누려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배우와는 전혀 상관없는 학교에 다녔고, 그러다 보니 뭔가 붕 떠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제야 빨리 살길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 '안 하면 후회할 일이 뭘까' 생각하게 됐죠. 그때 '연기'가 떠올랐어요. 18살 때 처음 연기학원엘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드라마, 영화에서 보조출연(엑스트라), 단역 등으로 출연했어요. 어떤 작품이 기억에 남나요?
OCN 드라마 '멜로홀릭'에 출연할 때 처음 대사가 있었어요. 바나나 우유에 빨대를 꽂아 좋아하는 오빠에게 주면서 "내 이름은 OOO이다. 사귀어 달라"고 고백하는 장면이었는데, 빨대 하나를 제대로 못 꽂아서 저 때문에 NG가 난 거예요. 당시 '또 오해영' '연모' 등을 연출한 송현욱 감독님이 제가 단역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스윗하게 대해 주셨어요.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나요. 제가 용기를 갖게 해주셨어요. 그날 이후 어디서든 '못하면 다시 하면 돼'라고 생각했죠.
송승헌, 이시언, 정수정(크리스탈) 등이 출연한 OCN '플레이어'에도 나왔죠?
정수정 언니를 쫓아다니며 소매치기를 하는 비행 청소년 역할로 출연했어요. 소매치기 장면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당시에 도망가고 납치당하고 역동적인 장면이 많았는데, 배울 게 많은 현장이었습니다.
프로필상에는 웹드라마 '어톡행2'가 데뷔작으로 되어 있네요?
18살 겨울 쯤 연기학원 관계자 소개로 출연했어요. 모모랜드 주이, 지금은 배우로 활동 중인 연우 언니 등과 찍었는데 다른 작품과 달리 제가 메인 등장인물에 포함돼 있거든요. 그래서 데뷔작으로 분류가 된 거 아닐까요? (웃음)
'어톡행2'에서 왕눈이 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쓰면 눈이 콩알만 해져요. 오디션 때 집에서처럼 안경을 쓰고 갔는데 감독님이 저를 보자마자 박장대소하시더라고요. 제가 드라마에 출연한 것도, 그게 먹히지 않았나 싶어요.
'픽고'엔 어떻게 합류했나요?
작년 5월쯤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만 해도 이렇게 길게 출연할 줄 몰랐습니다.(웃음) 오디션 때 제 단점을 물어봐서 '결정 장애'가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음식 메뉴를 고르는 즉흥 연기를 보여 드렸죠. PD님들이 그게 마음에 드셨나 봐요. 실제로 다음 회인 '착한데 질리는 스타일'에 제가 즉흥 연기 때 했던 대사가 들어갔더라고요. 제 오디션 영상을 돌려보며 대사를 쓰셨다고 해서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했어요.
평소에도 댓글을 확인하나요?
자주 봅니다. 하하. 특히 '픽고'가 댓글이 많이 달려요. 보통 토요일에 새로운 회차가 공개되고, 일요일에 또 촬영해요. 제가 바빠서 댓글을 놓친 PD님들 몫까지 대신해 보고 있습니다. 많이 써 주세요.
간혹 부정적인 댓글도 있을 텐데 그런 걸 볼 땐 괜찮나요?
욕도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상처를 잘 받지만 이겨내는 편이에요. 아직은 좋은 댓글이 많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픽고' 뿐만 아니라 '아이 돈 케어'부터 '유 앤 잇'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어요. '유 앤 잇'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거로 알고 있는데 살짝 귀띔해준다면?
뮤지컬을 원작으로 만든 웹드라마예요. 제가 AI 로봇으로 등장합니다. 죽었다가 로봇으로 돌아오죠. (웃음) 처음에 '로봇'이라는 말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이 많았어요. 자신이 로봇이란 걸 모르는데 알고 난 뒤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거든요. 지금까지 연기 했던 작품 중에 가장 깊은 감정이 필요했어요. 딥한 연기 기대해주세요.
웹드라마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해요?
시청자 입장에선 접근성이라고 생각해요. 원하는 시간에 짬 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니까요. 배우인 저로서는 다작할 수 있고, 다작을 통해 여러 캐릭터를 만날 수 있어서 좋죠.
지난해 개봉한 영화 '기억의 시간'에서 조연으로 출연했죠?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기억의 시간'에서도 죽었어요. 극 중 정우진(이성열)의 첫사랑이자 트라우마인 지정연 역할을 맡았어요. 이 영화에선 귀신으로 등장합니다. 피분장을 처음 해 봤어요. 사고 장면을 찍을 때 한여름에 콘크리트 바닥에 한 시간 넘게 누워 있었는데 나중엔 결국 혼자 힘으로 못 일어났죠.
인피니트 성열, 오마이걸 비니(배유빈) 등과 함께 제작발표회 무대에도 섰는데 어땠어요?
찍을 땐 아무 생각이 없었죠. 제작발표회와 시사회에 가면서 '진짜'구나 싶었어요. 생전 처음 느끼는 설레임과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배우가 있나요?
최근에 생겼어요. 오정세 배우 입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에피소드를 전해 들었는데 제게 임팩트 있게 다가 왔죠.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시청자가 극 중 문상태를 보고 같이 놀아주고 싶다고 했대요. 그 분의 동생이 오정세 선배 측에 부탁을 했고, 선배가 문상태 분장을 하고 시청자와 놀이공원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너무 대단하지 않나요? 연기에도 감탄했지만 카메라 밖에서의 따뜻함에 감동 받았어요. 오정세 선배와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습니다. 스치기라도 하면 좋겠어요.
가장 좋아하는 연출자가 있다면?
봉준호 감독님? 하하하. 꿈은 크게 가져야죠! 함께 하는 그 날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배우를 위해 평소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 취미이자 습관이기도 한데 평소에 사람 관찰하는 걸 좋아해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특별한 분들이 계시면 눈 여겨 보죠. 제가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런 사소한 노력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나요?
진짜 시니컬한 인물이요. 제 목소리가 낮고 허스키한 편인데 그 부분을 제대로 살려 보고 싶어요. 머리카락도 커트치고 아주 센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습니다. 반대로 극강의 밝은 캐릭터도 연기해 보고 싶고요.
성대모사 실력이 남다른데, 예능에도 욕심이 있나요?
저는 욕심쟁이예요. 당연히 있죠. 하지만 세상엔 너무 재미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송지효 선배처럼 연기, 예능, 광고까지 다 잘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예능에 욕심이 있지만 전 배우이고 싶습니다.
몸매관리를 따로 해요?
운동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예요. 제가 출연한 웹드라마를 보다가 통통한 얼굴이 보이면 '큰일났다' 하면서도 운동 대신 어쩔 수 없이 먹는 걸 줄이죠. 하지만 저는 맛있는 걸 너무 좋아합니다. 갑자기 배가 고프네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박은우'로 보이기보다 제가 연기하는 역할로 보이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가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어요.
배우의 길을 걷게 되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은 없을 거예요. 배우로서 '힘듦'을 느낄 때 '다른 직업을 생각해봐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너무 싫더라고요. 오로지 연기에만 올인해서 잘 하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힘듦'을 극복하는 방법은?
나를 힘들게 했던 걸 생각해 보고 해결책을 찾아봐요. 그러면서 '잘했네 잘했어' 라고 스스로 칭찬하죠. 긍정적으로 넘기다 보면 어느새 힘듦이 끝나있더라고요. 이 방법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경제적인 것부터 여러 가지로 장애물이 있는 것 같아요. 오롯이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박은우에게 연기란?
친해지고 싶은 친구. 베프 먹고 싶어요. 더 가까워지면 좋겠습니다.
내가 쓰는 PROFILE-인간 박은우에 대한 사적인 질문과 대답
생년월일은?
2000년생 6월 30일. 상반기 결산입니다.
누구랑 살고 있어요?
엄마랑 오빠랑 같이 살고 있습니다.
혈액형은?
B형입니다. 보통 B형이 다혈질이라고 하는데, O형처럼 순둥한 B형이에요.
무슨띠예요?
용띠입니다. 저는 용띠가 참 멋있다고 생각해요. 비가 오면 승천한다고 하는데, 제가 또 장마철에 태어났습니다.
취미는?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집에서 보는 것 보다 영화관에서 보는것 좋아하죠. 영화관 특유의 공기가 좋아요.
특기는?
프로필에 치어리딩이라고 적어 놨는데 사실 고등학교 때 해 보고 다 까먹었어요.
좋아하는 음식은?
제가 결정장애가 있습니다. 지금 먹고 싶은 건 곱창?
싫어하는 음식은?
다 잘 먹는데 키위 알레르기 있어요. 주변에서 특이하다고 하더라고요.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이요. 가을이 점점 짧아져서 슬퍼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색깔은?
보라색입니다.
좋아하는 노래는?
친오빠가 직접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예요. 오빠 노래가 제일 좋다고 말하고 싶어요. 푸른날 프로젝트 검색하면 노래 나와 있습니다. 많이 들어줏세요.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말은?
칭찬을 좋아해요. 뭐든 '잘한다'라고 말 해주면 좋아합니다.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한가지는?
낯가리는 사람중에 가장 뻔뻔한 것 같아요. 더 번뻔해지고 싶습니다. 뻔뻔한 제가 좋아요.
롤모델은?
최근에 사람들이 웃기다고 말해줘서 진짜 웃긴줄 알고 있어요. 예능 진출에 욕심내고 있습니다다. 송지효 선배처럼 연기도 하고 예능도 하고 광고도 하고 싶어요.
이상형은?
조금 식상한데 웃는게 이쁜사람? 저만 보면 좋아서 웃는 사람이 좋아요.
MBTI는?
ENFP 입니다.
흑역사는?
매순간이 흑역사인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왜 저랬지' 싶을 때가 많아요
자신의 매력 포인트는?
뚝딱거림? 잘 삐걱거리고 제스처가 많습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최애 물건은?
지금은 렌즈를 꼈는데 눈이 나빠서 늘 안경을 가지고 다녀요. 안구건조증이 심해서 렌즈를 오래 착용하면 지치고 눈이 아프고 힘들더라고요.
현재 덕질하고 있는 것은?
샘 해밍턴 선배 아들 윌리엄과 벤틀리요. 너무 좋아해서 '슈돌'을 빠짐없이 봤는데 하차해서 너무 슬퍼요. 또 있어요. 몽자라고 유튜브서 볼 수 있는 푸들이에요. 진짜 귀엽습니다.
나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낯가리는 뚝딱이
10년 후 나에게 영상편지를 남긴다면?
10년 후이면 33살인데. 뭘 하고 있을까요? 뭘 하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돈을 많이 벌면 좋겠어요. 또 어린아이 티 벗고, 지금보다 더 세련된 모습이길 바랍니다. 열심히 해보렴 응원한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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