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든 '영끌·빚투'..대선까지 아파트 거래 '절벽'

나원식 입력 2022. 2.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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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강남4구, 1년 8개월 만에 하락
금리인상·대선 불확실성에 거래 절벽
가계대출 사상 처음 2개월 연속 감소

끝없이 늘기만 하던 은행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줄었습니다. 한국은행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처음인데요. 돈을 빌려 부동산·주식에 투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급격하게 사그라든 모습입니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는 극심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거래가 없으니 대출을 받을 일도 없겠죠.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어지다 보니 가격 하락세도 뚜렷합니다. 송파구마저 집값이 떨어지면서 오랜 기간 이어진 '강남 불패'에도 금이 갔고요. 이런 흐름은 대선 이후 정책 불활실성이 사라질 때까지는 지속할 전망입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강남 인기 단지에서도 '하락 거래'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주간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첫째 주(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째 보합(0.0%)세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은 0.01%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수도권 집값도 -0.02%로 2주째 내렸고요.

눈에 띄는 점은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 '강남 4구' 집값이 떨어진 건데요. 강남 4구 아파트값이 내린 건 지난 2020년 6월 이후 1년 8개월 만입니다.

지난달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던 강동구에 이어 송파구 아파트 가격도 0.02% 떨어지면서 하락 반전했습니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지난주에 이어 보합세를 기록했고요. 오랜 기간 이어진 '강남 불패'마저 꺾이는 모습입니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01% 오른 중랑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 집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세에 머물렀습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한국부동산원은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전세 가격 하락, 거래량 급감 등 다양한 하방 압력으로 매수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호가를 유지하던 일부 강남권 인기 단지도 신고가 대비 낮은 금액으로 거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송파구의 경우 그간 상승폭이 높던 인기 단지에서 하락 거래 발생하는 등 강남 지역 전체가 하락 전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거래절벽에 가계대출도 감소…"대선까지 이어질 것"

최근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거래가 확연하게 줄었다는 겁니다. 말 그대로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말부터 크게 줄었습니다. 8월까지만 해도 4000건이 넘었던 거래가 9~10월에는 2000건대로 줄더니, 11월부터는 1000건 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12월에는 1125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2월(1523건)보다도 적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부동산 시장 거래가 끊긴 건 여러 이유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추가 금리 인상 우려에 대출 규제, 대선 불확실성 등인데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강화된 규제가 이어지며 매수심리가 크게 하락했다"며 "더불어 3월 대선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관망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흐름은 가계대출 증감 추이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2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4000억원 줄었습니다. 지난해 12월 2000억원이 줄어든 데 이어 두 달째 감소한 건데요. 이런 일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실제 아파트 매수 심리 위축 상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7을 기록했는데요. 지난 11월 15일 99.6으로 100 밑으로 떨어진 후 이번 주까지 13주 연속 공급보다 수요가 적은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중개업소 설문을 통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한 한 지표입니다.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크면 매수세가, 작으면 매도세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오는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거래절벽에 따른 집값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장기화된 거래절벽에 집값이 하락 전환된 지역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대출 이자와 세부담이 무거워지면서 심적 압박이 커진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낮춘 영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아직까지는 일단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우세하지만, 대선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보유세 기준일인 6월을 앞두고 세금 회피성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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