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병원과 통화됐는데.."비대면 진료 안합니다" [셀프치료 첫날]
어린이집·노인시설 216만명에
21일부터 주 1~2회 키트 배포
지정병원 1900곳으로 늘었지만
지역별 편차 심하고 혼란 여전
일반 관리군은 치료알약 못사
전화상담·처방에만 의존해야
◆ 오미크론 확산 ◆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셀프 재택치료'를 시작한 10일 서울 은평구 A약국. 이날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 환자는 정기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되고 재택치료 키트도 제공되지 않으면서 제대로 지침을 받지 못한 환자들의 문의로 혼선이 빚어졌다. 특히 일반관리군은 집에서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고 증상이 악화되면 인근 병·의원에 전화를 걸어 무료로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는 방역지침이 내려왔지만 현장에서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막상 전화를 걸어보면 비대면 진료를 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와 낭패를 보는 일도 많았다.
혼선이 이어지자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기준 전국에서 전화 상담·처방이 가능한 의료기관 2394곳과 지정 약국 472곳 명단을 추려 공개했다. 전화 상담·처방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 중 동네 병·의원은 1900곳으로 집계됐다.
처방을 받고 수령하기까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재택치료 환자들이 제때 처방약을 구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일반관리군 환자가 치료약을 구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전화로 상담·처방을 받은 뒤 지정 약국에 처방전을 보내고 동거인이나 퀵을 통해 조제된 약을 수령해야 한다. 또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집중관리군 환자에게만 처방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관리군 환자들은 해열제 등 증상을 치료하는 약만 받게 된다.
국내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열제 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또 일반관리군에 대한 동네 병원 전화 진료는 모두 무료로 이뤄진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이를 두고 '같은 날 두 번째 전화' 때 진료비를 청구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모두 무료'로 번복하는 등 연일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반관리군은 72시간 넘게 37.8도 이상 발열이 지속되거나 호흡 곤란이 발생하면 단기 외래진료센터 진료 또는 동네 병원을 통한 병상 배정(입원)이 권장된다. 집중관리군은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94% 밑으로 떨어지거나 호흡이 분당 30회 이상일 때 수축기 혈압이 90㎜Hg 이하로 내려가는 증상이 나타나면 입원할 필요가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4122명으로 처음 5만명을 넘었다. 위중증 환자는 282명을 기록해 13일째 200명대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약국에서는 진단키트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13일부터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향후 일반 소비자들은 약국 및 편의점 등에서만 키트 구매가 가능하다. 정부는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이 참석하는 '신속항원검사 키트 수급 대응 TF' 회의를 개최하고 21일부터 감염에 취약한 어린이집(원생 및 종사자), 노인복지시설 등 약 216만명에게 주당 1~2회분의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무상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시도 교육감과의 협의를 거쳐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또 3월부터는 임신부, 기타 방역 취약계층 등에 대해서도 신속항원검사 키트 무상 배포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바백스 백신은 14일부터 국내 접종이 시작된다. 18세 이상 미접종자(1·2차 접종)와 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이 접종 대상이다.
[문가영 기자 / 한재범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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