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한복판서 터진 文대통령의 분노..선거판 뒤흔드나

입력 2022. 2. 10. 11:38 수정 2022. 2. 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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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적폐수사" 발언 대선정국 강타
"검찰총장땐 적폐 못본척 했나" 강경어조
檢 수사 중 서거 盧 전 대통령 대선판 소환
野 "적폐수사가 정치보복?..자해공갈 수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뉴스통신사 교류협력체 ‘아태뉴스통신사기구(OANA)’의 의장사인 연합뉴스 및 세계 7대 통신사와 서면인터뷰를 한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문재인 정부 적폐 청산 수사를 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정 안건에 대해서가 아니라 현 정부에 대해 총론적으로 ‘적폐’라고 지목한 것이 사실상 ‘정치보복’을 공언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에선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흩어진 집토끼’ 유권자들의 재결집 촉매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참모회의에서 “(윤석열 후보는)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재직할 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이냐.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인지 대답해야 한다”며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수사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윤 후보는 전날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집권 시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거냐’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 돼”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말에도 “여기(문재인 정부)는 겁이 없다. 대통령 임기 5년이 뭐가 대단하다고. 하는 거 보면 너무 겁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윤 후보가 임기가 끝나지도 않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적폐수사를 하겠다고 인터뷰를 통해 공언하자 여권은 발칵 뒤집혔다.

서영교 민주당 선대위 총괄상황실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대통령은 갈등을 조정하고 포용해서 국정을 운영해나갈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집권도 하기 전에 현직 대통령을 퇴임 후에 수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서슬 퍼런 공포정치를 예고한 것”이라며 “윤 후보의 본성이 ‘문재인 수사’ 발언을 계기로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 분노에 차 있고 남을 해하면서 자란 검사 특유의 인간성이 발언으로 드러난 것”이라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여권 측은 윤 후보의 이번 발언을 ‘정권교체=문재인 수사’로 규정하고 당력을 집중해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문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은 상황에서 야당 유력 후보가 ‘문재인 수사’를 언급한 것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나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소위 ‘무투표층’이 투표장에 나가게 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선대위 사령탑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 시점과 윤 후보의 발언이 맞물리면서 민주당은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있는 일부 친문(친문재인)과 호남 부동층의 결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복안이다. 전북 지역의 정치거물 정세균 전 총리도 선대위 전면 등판이 임박한 상태다.

검찰 수사 도중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선판에 등장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참담한 일을 막는 대선이 돼 버렸다. 다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를 외치는 그런 시대를 맞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국민의힘 측도 윤 후보의 발언에 긴장하는 기색이다. 지지율이 앞서고 있으나 ‘여권 지지층 결집’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이 어쨌든 ‘정치보복’으로 받아들여 결집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면서도 “문재인 정부에 있었던 수많은 모순적인 정책이라든지, 아니면 또 부패로 점철된 부분 같은 것들을 일거에 일소할 수 있는 적임자로서 우리 후보가 선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여당이 적폐수사라는 말을 가지고 정치보복한다고 하는 것을 보니 스스로 자해공갈 수준이 아닌가”라면서도 “문 대통령에 대한 강한 애정이 있는 분들, 지지자 중 상당수가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 이 후보가 그나마 우리 편이라는 걸 활용하기 위해서 이해찬 전 대표 같은 분들이 이제 스스로 오버해서 강하게 이걸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희·최은지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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