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고민 해결 예능, 자극적 접근을 경계하라!
아이즈 ize 신윤재(칼럼니스트)

'솔루션 프로그램'이라는 형식은 유난히 우리나라 안방극장에서 각광을 받는다. 생활에서 생기는 문제를 전문적으로 해결해주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생길 만큼 '문제 해결'이라는 화두에 집착하는 대한민국의 사람들에게 TV가 전문가를 앞세워 시청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솔루션 프로그램은 인기 포맷 중 하나였다.
최근에도 많은 방식의 솔루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반려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강형욱 훈련사 등의 방송인들이 지명도가 있고, 개인적인 소비패턴의 문제를 볼 때는 송은이·김숙이 출연하는 '영수증'이 인기였다. MBC의 인기 예능 중 하나인 '구해줘! 홈즈'의 경우도 연예인들이 대신 발품을 팔아 집을 구해주는 일종의 솔루션 체제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육아다. 대한민국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따져도 그 열기를 넘어서는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지난 2015년 "한국의 교육열이 세계 1위이므로 2050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2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과거에 비해 출산율도 줄어 한 가구당 한 명을 초과한 자녀를 키우는 비율이 갈수록 줄어든다. 적어진 자녀는 그만큼 자녀 하나에 들이는 관심과 비용의 증가를 의미한다. 여러 형제가 있다면 기대와 관심도 분산되지만 한 명의 자녀가 정상적으로 크지 않는다는 의심이 들 때 부모의 스트레스는 더욱 높아진다.
그래서 한국의 TV는 육아에 몰두했고, 단순히 육아의 과정을 전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나오는 문제를 의뢰해 해결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과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식의 자녀 중심의 솔루션에서 최근 채널A에서 방송하고 있는 '금쪽같은 내 새끼'는 이 초점을 자녀보다는 부모 쪽으로 옮겨, 문제가 있는 부모의 밑에는 반드시 문제가 있는 자녀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명제를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솔루션은 그 문제점이 분명히 극명하게 드러날 때 효과가 있다. '이 아이가 이렇게나 문제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솔루션에 이입하는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차단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결국 솔루션 프로그램들은 초반에는 문제가 있는 아동의 생활을 보여주며 충격을 안기기도 한다.
한부모 가정에서의 육아를 다른 시선에서 보여주고 있는 JTBC '내가 키운다'에서 가수 출신 이지현의 가정이 공개됐다. 이지현은 모두가 알다시피 두 번의 이혼으로 호사가들의 입에 올랐다. 그런 그가 방송에 등장해 큰 딸과 작은 아들을 홀로 키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원래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한 부모의 육아를 객관적인 시선에서 보여준다는 것이었지만 이 가정에서 만큼 아이들의 행동이 심상치 않았다.

최근 방송분에서 이지현의 아들은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로 의심되는 모습을 보였다. 집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아이가 이지현에게 호소하는 것은 엄마가 생활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시간, 즉 엄마가 없는 시간을 쉽게 견디지 못하는 속내를 드러내며 부리는 응석이었다.
그러다 자극적인 말들이 방송을 탔다. 아이는 엄마에게 밖에 나가겠다는 말을 하다가 급기야 "엄마가 보는 앞에서 죽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이지현은 결국 아이의 날선 말에 무너져 내리고, 이 과정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일제히 육아 관찰예능보다는 육아 솔루션 프로그램의 출연을 권했다. 결국 '내가 키운다'는 시즌이 끝나 막을 내렸고, 이지현과 작은 아들은 오은영 박사가 메인 MC로 있는 '금쪽같은 내 새끼'에 출연했다.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원래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아직은 편견 속에 쌓여있는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제작진은 이들의 생활과 고충을 표현할 때 굉장히 섬세한 접근을 해야 한다. '내가 키운다'가 솔루션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의사 노규식 박사가 출연하며 개선의 가능성을 봤다. 하지만 결국 프로그램은 이 가정에 대한 걱정의 시선과 안타까움의 한 가운데에 모자를 놓고 있기만 했다.
육아 프로그램이 손쉽게 자극의 도구가 되는 모습은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도 비슷하게 관찰된다. 최근 부쩍 이 프로그램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알려진 자녀와 별개로 문제 부모들의 행동 역시 여과없이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방송에서는 솔루션이라는 미명 아래 해결을 도모하겠지만 부지불식간에 가정의 문제가 외부로 새어나간 이후 이 가정의 구성원이 마주하게 될 사회의 편견 어린 시선에서 이들을 구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방송의 과정에서 더욱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편집과 구성이 필요한 이유다.
TV 속 관찰 예능은 처음에는 차별화를 꾀하며 시작되지만 결국 비슷한 형태로 수렴된다. 이러한 육아 솔루션 역시 해결보다는 자극 쪽으로 옮겨가 처음의 취지를 잃을까 우려된다. 가정은 개인을 이루는 근본이다. TV가 이를 뿌리부터 흔들 자격은 애초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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