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를 고(告)하다] 1980년대 그 밤들, 우릴 취하게 한 닭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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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명동시절을 기억하는 인사들은 "당시 닭갈비는 뼈가 대부분이고 살은 많지 않아 발골(拔骨)수준의 공을 들여야했다"고 추억하기도 한다.
춘천의 한 닭갈비점 대표는 "춘천닭갈비 1세대는 거의 안계신 상황"이라며 "모두 다 섞이다 보니 춘천닭갈비는 사라지고 퓨전닭갈비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춘천닭갈비가 전국화되는 과정은 맛의 보편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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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춘천 명동뒷골목 밤은 늘 취해있었다. 당시 닭갈비 1대에 300~500원. 싼 맛에 서민의 술안주로 자리잡았다. 학생들은 산골과 복천, 황실닭갈비로, 직장인들은 우미, 명동닭갈비같은 곳으로 흩어져 술을 마시던 시절이었다.
당시 작가 한수산은 “알을 내고 폐품이 되다시피한 닭들이 싼값에 공급되면서 골목에 닭갈비라는 술안주들이 생겨났다”(안개시정거리)고 했다. 사실 춘천에서 닭갈비 원조를 밝히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이미 60년대 후반부터 춘천 중앙시장과 동부시장, 명동 인근에서는 폐닭을 5~7등분해 양념과 야채를 섞어 값싸게 술안주로 제공해왔다. 명동시절을 기억하는 인사들은 “당시 닭갈비는 뼈가 대부분이고 살은 많지 않아 발골(拔骨)수준의 공을 들여야했다”고 추억하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춘천사람들은 닭갈비를 먹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었다.
90년대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춘천 후평3동 주공4단지아파트 인근에 1.5닭갈비와 우성닭갈비, 온의동 일대에 유림닭갈비와 호반닭갈비, 신북읍에 통나무집닭갈비 등이 속속 들어서며 탈명동이 본격화됐다. 1.5닭갈비는 명동의 좁은 열평식당을 넘어 1.5배 넓은 규모의 닭갈비시대를 열었다.
동시에 이용이 불편했던 뼈있는 닭갈비는 닭다리살 중심의 뼈없는 닭갈비로 급격하게 대체됐다. 야채는 더욱 풍성해졌고 떡과 우동사리, 볶음밥, 막국수까지 곁들인 세트메뉴가 완성됐다. 간장과 고춧가루로 버무린 닭갈비 양념도 커리를 넣으면서 대중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참고로 현재 춘천에서는 250곳 정도(지난 1월말 기준, 행정안전부)가 영업 중이다.
춘천닭갈비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주문판매로 연간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곳도 있고 프랜차이즈 형태로 영업범위도 확산되고 있다. 철판의 분주함을 넘어 매운 맛을 없앤 숯불구이부터 한정식 스타일의 고급점까지. 춘천의 한 닭갈비점 대표는 “춘천닭갈비 1세대는 거의 안계신 상황”이라며 “모두 다 섞이다 보니 춘천닭갈비는 사라지고 퓨전닭갈비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춘천닭갈비가 전국화되는 과정은 맛의 보편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맛의 평준화가 이뤄낸 한 음식의 위상이기도 하다. 맛칼럼리스트로 알려진 황교익씨가 한 방송에서 “적어도 갈비는 먹었다는 위안을 얻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 수사는 사실은 아니어도 또 그 자체로 믿고 싶기도 하다.
그래도 철판을 연실 들어올리며 사라지는 안주와 꺼져가는 연탄불을 원망하던, 닭갈비 한두대를 놓고 취하던 그 시절이 그립다면…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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