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고객 혜택 축소하는 카드사들.. 이달 말 환율 1210원까지 상승 전망 [한강로 경제브리핑]

조희연 2022. 2. 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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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수료 인하 명목으로
'혜자 카드' 단종·부가혜택 변경
업계 "경영 상황·정부 규제 등 고려"
전문가 "환율 하락 일시적일 것"
파월 美연준의장, 금리 인상 예고
금융 공공기관 '임원·이사 현황' 분석 결과
5년간 친정부·친여당 성향 임원·이사 63명

세계일보 9일자 경제면은 카드사들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들어 고객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는 뉴스를 전했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190원대로 내려왔지만, 이달 말이면 1210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문재인정부 5년 동안 금융 공공기관에서 단행된 ‘낙하산 인사’가 63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역대급 실적에도…카드사들 고객 혜택 줄줄이 축소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카드사들이 올해 들어 카드상품의 부가혜택을 줄줄이 축소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및 카드론 수입 축소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혜택이 줄어드는 고객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8일 여신전문금융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카드사들이 카드를 단종하거나 관련 혜택을 변경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커피 가격 상승을 이유로 다음달부터 ‘디저트Pick(커피형)’ 서비스 이용료를 기존 5200원에서 5500원으로 인상한다. 이 서비스는 매월 원하는 디저트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들어 ‘빅 플러스(Big Plus) GS칼텍스 애경’, ‘2030 우체국멤버십’, ‘레이디(Lady) 교육사랑’, ‘레이디 우체국 멤버십’, ‘더모아(The More)’ 등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더모아 카드는 결제 금액에서 1000원 미만인 잔돈을 포인트로 월 한도와 횟수 제한 없이 적립해 주는 대표적인 ‘혜자 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로 꼽히는 상품이었다.

KB국민카드는 ‘내고장사랑카드 플래티늄’과 ‘내고장사랑카드 플래티늄S’ 카드의 발급을 올해 들어 중지했다. 국민카드는 지난달 28일 ‘해피포인트 플래티튬 S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오는 28일에는 ‘청춘대로 꿀쇼핑e카드’ 신규 및 추가, 교체 발급도 중지한다. 청춘대로 꿀쇼핑e카드는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에서 건당 2만원 이상 결제 시 1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우리카드는 다음달부터 코라아세븐에서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에서 현금 서비스 이용 때 기기 이용 수수료를 기존 800∼9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한다. 삼성카드는 신세계 제휴 알라딘 3% 청구할인 서비스를 다음달 말 종료한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2월 SK엠앤서비스를 종료했고 올해 들어 SKT·KT 제휴몰 제휴 계약도 끝냈다. LG전자 렌탈몰과의 제휴 계약도 지난달 27일부로 종료됐다.

NH농협카드는 올해 들어 ‘레이디다솜카드’, ‘NH올원카드’, ‘NH올원 하나로카드’, ‘올바른 포인트(Point)카드’의 갱신 발급을 중단했고, ‘NH올원 쇼핑(Shopping) & 11번가카드’, ‘행복건강체크카드’의 신규 발급도 중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불투명한 대내외 경영 상황과 정부의 규제, 제휴사의 사정 등을 고려해 카드 단종과 부가혜택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카드사들의 행보에 고객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신한카드 등 8개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만 2조2269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것으로 2020년 한 해의 전체 순익(2조607억원)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카드사들의 누적 순이익은 3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올해 대대적인 수익 감소가 예상돼 혜택 축소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지난달 말부터 영세·중소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3년간 적용되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0.1~0.3%포인트 인하됐다. 이에 따라 영세·중소 자영업자들은 매년 4700억원 규모의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됐지만, 카드사들은 그만큼 손해를 떠안게 됐다. 가계 부채 관리 강화로 올해부터 카드론이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되면서 카드사들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카드론도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카드사들의 이러한 볼멘소리에 대한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코로나19 장기화 와중에도 금융지주사들의 최대실적을 견인한 카드사의 역대급 실적은 서민의 카드론 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영세·중소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수수료 인하에 대한 부분을 중·대형 가맹점을 대상으로 전가하는 움직임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부분도 이러한 비판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한 손해분을 중·대형 가맹점에 전가하고 싶겠지만, 대기업이나 백화점을 대상으로 관철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카드 혜택 축소가 당분간 불가피한 만큼 최대 피해는 고객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명동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말 환율 1210원까지 상승 전망”

지난달 1206원까지 넘어서며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원·달러 환율이 1190원대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121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달러=1200원’을 위기징후로 보는 외환시장에서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달러 강세 속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16억달러 가까이 줄어들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1200.7원) 대비 3.0원 내린 119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198.0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1197.1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1206.4원까지 오르며 1년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12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하락세는 일시적일 뿐 환율이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월 금융시장 브리프’에서 원·달러 환율이 이달 말 121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금융시장 모니터’에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미국 달러 가치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현 0∼0.25%인 기준금리를 오는 3월 인상할 것으로 예고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그 수준이 한 단계(0.25%포인트)가 아닌 두 단계(0.50%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지표는 시장의 예상 수준을 상회했다. 실업률은 예상치(3.9%)보다 높은 4.0%로 집계됐고,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도 46만7000명 증가하며 예상치(15만명)를 크게 웃돌았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도 7%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이미 지난달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인상한 바 있어, 이달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달아 인상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하고 연준이 한 단계 인상할 경우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0.75∼1.00%포인트로 축소된다. 연준이 두 단계 인상을 단행한다면 그 차이는 0.50∼0.75%포인트로 줄어든다.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줄어들수록 외국인 자금 이탈 유인 커지고 환율은 오르게 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내 교역여건 악화도 원화 취약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1월 30억달러 흑자에서 12월 4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하더니 올 1월에는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인 48억9000만달러로 불어났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보유고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정부가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가 계속 개입할 수는 없다”면서 “방파제 역할을 하는 한미 통화 스와프도 지난해 말 종료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환율이 오를수록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게 되고, 환율은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할 위험도 내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文정부 5년 동안 금융 공공기관 ‘낙하산’ 63명

문재인정부 5년간 금융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낙하산 인사’가 63명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의원(국민의힘)이 금융 공공기관으로부터 ‘임원 및 이사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올해 1월 말까지 약 5년간 임명된 친정부·친여당 성향의 임원·이사는 63명으로 집계됐다.

강 의원은 △캠프(대선 캠프) 출신 △청와대 고위직 등 코드 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첫 글자를 딴, 속칭 ‘캠코더’ 인사를 대상으로 이같이 분류했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기관별 캠코더 낙하산 인사 수는 △예금보험공사 16명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9명 △신용보증기금 9명 △산업은행 9명 △한국주택금융공사 8명 △서민금융진흥원 6명 △중소기업은행 4명 △예탁결제원 2명이었다.

이들 63명은 각 금융기관의 기관장을 비롯해 감사, 상임이사, 비상임이사 등을 맡았고, 이 중 34명은 현직이다. 분석 대상 금융 공공기관 중 예보·캠코·신보·주금공·서금원은 준정부기관이고, 산은·중소기업은행·예탁결제원은 기타 공공기관에 해당한다.

이들이 기관장은 물론 이사회 등 선임 결정권을 가진 자리에 두루 포진한 만큼 낙하산 인사는 향후에도 지속할 공산이 큰 상황이다. 다만, 최근 국회에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이 통과됨에 따라 이러한 병폐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강 의원은 “문재인정부는 지난 5년간 대선 캠프 출신, 코드가 맞는 사람, 더불어민주당 인사를 공공기관에 골고루 내려주는 논공행상 잔치판을 벌였다”며 “출범 초기 부적격자의 낙하산·보은 인사는 없도록 하겠다는 공언을 허언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스1
◆기획재정부, 2021년 개정세법 시행규칙 발표…신한·우리금융 실적 발표

오늘 기재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2021년 개정세법과 관련한 후속 시행규칙을 발표한다. 이번 시행규칙을 통해 정부는 세제지원 강화 대상에 포함되는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의 세부적인 범위를 규정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에 이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2021년 실적을 발표한다. KB금융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4조원 클럽’에 진입한 가운데,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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