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2/8) : 편파 판정에 여야 "분노"..한목소리 속 온도차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2. 2. 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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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날카롭게 대립하던 정치권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군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편파 판정에 대해서요. 어제(7일) 쇼트트랙 경기 중계방송을 보신 분들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분통해했는데요, 정치권도 여야 없이 분노를 쏟아냈죠. 대선 후보들의 반응부터 볼까요?

한밤에 "실망과 분노" 올린 이재명

대선 후보 중에 편파 판정에 대해 가장 먼저 반응을 내놓은 건 이재명 민주당 후보였죠. 한국 선수 경기가 끝난 어젯밤 이 후보 SNS에 글이 올라왔는데요,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우리 선수단이 진정한 승자다'라는 내용이에요.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력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단 여러분이 진정한 승자입니다.
 

윤석열 "선수들의 분노와 좌절에 공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견해를 밝혔는데요, 선수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반중국 정서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네요. 발언의 주요 부분 올려볼게요. 
"우리 선수들의 분노와 좌절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선수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올림픽 상황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공정이라는 문제에 대해 많이 실망하지 않았을까 걱정됩니다"

"그렇지만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맨십은 위대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반중국 정서 관련)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으로서 특정 국가에 대한 반대 감정을 언급할 순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국민들이 그런 마음을 갖고 계시는 것은 한중관계가 각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며 상호존중에 입각해 상대의 국익을 존중하며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우려됩니다"
 

안철수 "도둑맞았다"…심상정 "올림픽 정신 훼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SNS에 길게 글을 올렸는데요, "중국은 더티(dirty) 판정을 즉각 취소하고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돌려주어야 합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죠. 심판단의 '못된 짓'으로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는 등의 강한 표현으로 중국을 비판하고 있네요. 
 
쇼트트랙 편파 판정으로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을 도둑맞았습니다.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잘못된 판정입니다.
심판단의 못된 짓에 국민과 함께 분노합니다.
(..) 중국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스포츠인들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잘못된 판정을 바로 잡을 것을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서 강력히 촉구합니다. 
(..)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운 여러분(선수)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올림픽 정신 훼손과 우리 선수단 응원의 내용을 SNS에 올렸죠.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올림픽 정신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재난 속에서 세계 각국의 많은 시민들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보며 희망을 찾고 있습니다. 그 어느 올림픽보다 공명정대한 올림픽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선수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진정한 승자가 누군지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민주당 "도 넘은 편파판정…스포츠 정신 훼손"

여야 선대위 차원의 논평도 나왔는데요, 조금 더 정돈된 입장이죠. 모두 비판의 내용을 담았는데요, 민주당은 스포츠 정신과 공정 훼손에, 국민의힘은 중국 때리기에 방점이 있다는 게 차이점으로 보이네요.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 브리핑부터 볼까요?  
■ 쇼트트랙 편파 판정,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고 올림픽의 의의마저 훼손했습니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준결승에서 도 넘는 편파 판정이 있었습니다.
(..) 스포츠를 통해 하나 되는 인류, 인류 보편의 영광과 승리의 기쁨은커녕, 공정을 훼손되고 스포츠맨십을 파괴하는 참담한 현장을 봐야 했습니다.
(..) 마치 ‘프루크루테스의 침대’처럼 심판의 기준은 상황에 따라 달랐습니다.
(..) 납득할 수 없는 편파 판정은 반드시 바로잡혀야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불명예 올림픽으로 남을 것입니다. 

여기에 '프루크루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나오는군요. 위키백과를 보니 프루크루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강도이자 살인마인데요, 행인을 붙잡아 자기 침대에 누이고 침대보다 키가 크면 잘라 내서 살해하고 침대보다 작으면 늘여서 살해한 악당이라고 설명돼 있군요. 그래서 '프루크루테스의 침대'는 자기 기준대로 세상 일을 판단하고 처리하거나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신의 주장을 우기는 잘못된 행태를 풍자하는 말이 됐고요. 민주당 논평은 편파 판정이 도 넘었다는 걸 강조하려고 이 표현을 쓴 거죠.

국민의힘 "중국이 중국했다"…중국 때리기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 대변인 논평은 제목부터 볼까요? <“중국이 중국했다” 전 세계의 조롱이 들리는가…중국은 부끄러워해야>인데요, 제목부터 중국을 저격하고 있죠. 
■ “중국이 중국했다” 전 세계의 조롱이 들리는가..중국은 부끄러워해야
(..) 중국 선수단에 메달을 몰아주기 위한 노골적이고 명백한 편파 판정이다.
(..) 전 세계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공통적 반응은 “올림픽이 아니라 중국 동계체전이냐” “이럴 거면 중국인들끼리 모여서 동네 체육 대회 열어라”는 비난 일색이다.
(..) 중국의 행태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은 “중국이 중국했다”는 조롱일 것이다.
(..) 우리 정부 여당에도 촉구한다.
지난 5년 중국에 기대고 구애해온 친중정책의 대가가 무엇인지 성찰하기 바란다.

동계 올림픽 개막식의 한복 논란을 시작으로 반중국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선대위 논평은 이런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거죠.    

여야, '반중국 정서' 온도차 

여야가 편파 판정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하는 건 국민적 분노 지수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는 사안이죠. 그런데 편파 판정은 반중국 정서와 연결돼 있기도 하죠. 이 지점에서 여야 입장에 미묘한 온도차가 있어 보이네요. 사드 추가 배치를 주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윤석열 후보 측이 반중국 정서에 올라타는 분위기가 읽히네요. 

오늘의 한 컷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최고인민회의 사진이에요.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보면 그제(6일)와 어제 이틀 동안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불참한 것으로 돼 있네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개회사와 폐회사를 맡았고요. 김정일 80번째 생일인 이달 16일 또는 김일성 110번째 생일인 4월 15일을 계기로 열병식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요, 이때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할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죠.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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