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과 박원장' 이서진 "대머리 분장 인센티브 주면 매일 할 것"

이현아 2022. 2. 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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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제공

“저는 돈 버는 일은 열심히 해요, 자본주의자예요. 대머리 분장 인센티브 주면 매일 쓰죠.”

배우 이서진이 자본주의론을 설파했다. 이서진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내과 박원장’에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대머리 분장, 여장 등 망가짐을 불사하는 코믹 연기로 5060 시청자들의 티빙 가입 유입을 이끌었다.

‘내과 박원장’은 초짜 개원의 박원장(이서진 분)의 ‘웃픈’ 현실을 그려낸 메디컬 코미디다. 진료실에서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하는 박원장의 적자탈출 생존기를 웃음으로 버무려 보여주고 있다.

‘내과 박원장’은 무엇보다 이서진이 두피가 휑한 탈모인으로 등장한 티저 포스터부터 제대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머리가 너무 잘 어울리더라. 웃겨야 하는데 이렇게 잘 어울리면 어떻게 하지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라며 웃음을 터트린 이서진은 “웹툰 원작은 계속 대머리인데, 대본에는 없었다. 박원장의 상징이 대머리인데 감독이 미팅에서 대머리를 안해도 된다고 하길래 내가 하자고 했다. 포스터도 제안했더니 감독이 신나서 대본을 수정하고 대머리 장면을 계속 넣더라”고 말했다.

'내과 박원장'

대머리 변신에 이어 최근에는 양 갈래 머리의 여장도 시도했다. 냉정하고 차갑고 툴툴대는 이미지의 이서진이 무엇 때문에 이리 과감하게 변신한 걸까.

“여장까지는 생각 못 했다”는 이서진은 “더 웃기게 나왔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덜 웃긴 것 같다”면서 “평소 현타(현실자각타임의 준말)를 맞는 성격이 아닌데 여장할 때는 조금 짜증이 났다. 20대나 30대에 했으면 봐줄만 했을 텐데 지금 하니 꼴뵈기가 싫더라. 그런데 분장팀이 신나 아이섀도와 립스틱을 더 칠하겠다고 해서…”라며 아닌 척했지만 꽤 진심인 태도를 보였다.

이서진의 변신에 절친 나영석 PD도 반응할 정도였다. 나 PD는 ‘내과 박원장’ 공개 전 ‘채널 십오야’ 촬영차 현장을 방문했다. 이서진의 특수분장을 보고는 까무러칠 정도로 좋아했단다. 이서진은 “(내가) 망가지는 걸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이서진은 새로운 시도나 작품, 역할에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서진은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알아주니 감사하다. 들어오지 않았던 대본을 볼 때 재미있으면 한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사진=티빙 제공

이서진은 극 중 박원장의 짠내에 주목했다. 개원 후 환자가 들지 않아 돈에 쪼들려 근근한 모습에 공감했다. 이서진은 “삶이 힘든 중년 남성의 모습이 짠하더라. 의사 선생도 고충이 있는지 몰랐다. 의사도 사람이구나, 사는 방식은 달라도 누구나 어려움이 있고, 중년으로 살아가는 남자로 공감이 많이 됐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만약에 나도 부양하는 가족이 있다면 짠내나는 사람이 됐을 거다. 지금도 월세에 굉장히 민감하다”고 했다.

지난 연말 2PM 이준호가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을 연기하며 이서진의 전작 ‘이산’도 덩달아 언급됐다. 역대 정조를 연기한 배우에 소환되고 드라마적 차이 등이 비교가 됐다. 이에 대해 이서진은 “이준호가 정조를 연기한 유일한 배우다”고 치켜세우며 “내가 ‘이산’을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생각도 안 난다. 드라마를 챙겨보지 않았지만 (이)준호가 훌륭하게 소화해서 이제는 이산하면 준호다. 나는 그냥 박원장”이라고 겸손해했다.

‘내과 박원장’은 TV 공개와 달리 OTT에서 한정된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PPL(간접광고)이나 욕설 등에서 조금 자유롭다. ‘내과 박원장’에는 매회 PPL의 향연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제품의 광고가 보란 듯 노출이 된다.

이서진은 “이렇게 PPL을 시원하게 하는 작품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자신있게 하게 됐다. 욕도 더 많이 했는데 편집됐다. OTT 작품이 다른 드라마와 특별히 다르지는 않은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사진=티빙 제공

이서진은 작품을 선택할 때 새롭거나 재미를 최우선으로 둔다. 장르물을 선호해 ‘내과 박원장’도 그 연속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이서진은 “고정적 이미지를 갖고 싶지 않다. 새로운 장르나 역할을 계속해보고 싶다. 선한 탈을 쓴 악마 같은 역할도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대신 피하는 역할이 있다. 가정이 있는 역이나 뜨거운 부성애 역할, 홈드라마는 미혼이라 피하려 한다”고 했다.

한때 ‘멜로킹’이었던 이서진이 이제는 멜로 장르를 기피하고 있다. “나이가 있다 보니 멜로를 하면 역겨워할까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극 중 몇 올 안남은 박원장과는 달리 이서진은 나이에 비해 풍성한 숱과 얼굴에 주름도 거의 없이 자기관리가 철저했다.

이서진은 “모발은 타고 나서 숱이 많다. 모발이나 피부가 좋은 거는 부양가족이 없다 보니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다”고 하면서도 “그런데 50대의 신체 변화는 있다. 왜 여기가 아픈지 모를 곳들이 아파 병원을 자주 찾는다. 나이가 들면 꼰대가 된다는데 건강을 잃어서 자기 생각만 해 그런듯하다. 걱정이다”고 낯빛이 어두워졌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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