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미국 정부, '포스트 팬데믹' 전환 계획 검토 중"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선포된 지 2년을 앞둔 가운데 미국 정부가 '포스트 팬데믹'(팬데믹 이후)의 삶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 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CNN은 백악관을 인용해 미국이 현재의 코로나19 비상사태에서 벗어나 정상에 더 가까운 단계로 전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공식적인 입장은 '여전히 위기 상황'이라며 현재의 오미크론 확산에 최선을 다해 대처한다는 것입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포스트 팬데믹으로의 전환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한 지침이 나올지, 나온다면 언제가 될지에 대한 물음에 "지금 당장 우리의 초점은 오미크론(변이)과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언제쯤 코로나19가 더 이상 사람들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단계로 전환할지에 대해 "우리는 그걸 모른다는 점에 대해 전적으로 정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면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백신과 부스터샷(추가 접종) 접종, 검사, 마스크 착용 등의 현행 방역 조치를 통해 지역사회 전체에 일정 수준의 면역을 확보해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지 않는 국면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보건 전문가와 주지사들은 이런 전환의 밑그림을 조속히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종결'을 선언하고 방역 규제를 풀어도 되는 지역사회의 전염 수준이나 입원 환자 수 같은 수치나 방역 조치 해제의 우선순위 등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달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를 방역 규제 해제 시점을 결정할 기준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미국공중보건학회(APHA) 사무국장 조지스 벤저민은 "이 질병이 앞으로 흘러갈 가능성 있는 몇 가지 미래상을 그려본 뒤 이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전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예컨대 더 병독성이 강한 변이가 출현해 또다시 봉쇄 조치에 들어가는 시나리오, 코로나19가 더 이상 의료 체계를 압도하지 않는 계절성 질환인 엔데믹(토착병)으로 전환하는 시나리오 등입니다.
벤저민 사무국장은 이런 지침이 CDC보다 더 윗선, 즉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차원에서 내려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애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지난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주지사들 간 회의에서 미국이 팬데믹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과거의 정상으로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한 명료한 지침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일부 주지사는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거둬들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7일 코로나19 확진자의 감소와 백신 접종의 증가 등을 들어 학교·보육시설의 마스크 의무화를 3월 7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머피 주지사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정상으로의 복귀를 향한 큰 발걸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존 카니 델라웨어 주지사도 오는 11일 실내 마스크 의무화가, 다음달 31일 학교 마스크 의무화가 각각 만료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벤저민 사무국장은 "주지사들이 '엔드게임(포커·체스 등의 최종 국면)이 뭐냐'라고 묻기 시작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콧 고틀리브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6일 CBS에 나와 미국이 아직 팬데믹 종식에 가깝지는 않지만 주지사들이 방역 조치를 언제 접어야 할지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틀리브 전 국장은 "주지사들이 환기하려는 것은 이 사태의 진입로와 진출로가 무엇이냐, 이 방역 조치를 언제 접기 시작할 것이냐에 대한 분명한 골대(목표)"라며 "우리는 이를 측정할 합의된 용어나 수치 체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리애나 웬 조지워싱턴대학 방문교수도 바이든 행정부가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줄어든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규제를 풀기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웬 교수는 "나는 미국 전체에 대해 지금 당장 규제를 푸는 것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영구적인 비상사태 속에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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