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영세 출판사 규모 키워 동반성장 이끌 것"

최승희 기자 2022. 2. 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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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BPCIA)가 최근 출범했다.

협회 초대회장을 맡은 장현정 호밀밭출판사 대표를 만나 지역 출판업계의 현실과 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의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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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정 부산출판산업협회장

- 위기 극복 위해 30여 곳 뜻 모아
- 매뉴얼 작성·노하우 공유 계획도

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BPCIA)가 최근 출범했다. 수도권 중심의 국내 출판산업에 대항하는 한편 열악한 지역 출판 현실을 연대로 이겨내자는 취지다. 20년 넘게 지역 출판계를 지킨 ‘전망’과 대형출판사 ‘산지니’ ‘호밀밭출판사’ 등 부산 출판사 30여 곳이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 협회 초대회장을 맡은 장현정 호밀밭출판사 대표를 만나 지역 출판업계의 현실과 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의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부산출판문화산업협회 장현정 회장이 지역 출판계의 현실을 설명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매체 환경이 콘텐츠 중심으로 다양해지면서 출판은 보수적이고 오래된 매체로 인식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좋은 책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은 여전히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이죠. 최근엔 SNS 등을 통해 글을 쓰는 사람이 많이 늘면서 출판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어요. 누구나 평생에 한 권의 책을 내는 ‘1인 1책’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회는 이러한 출판의 기능을 지역에서 잘 수행하고 출판사 간 상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지역 출판의 어려운 현실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규모가 있는 지역 출판사 두세 곳을 제외하고는 출판업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영세하고, 수년째 책을 내지 못하는 출판사도 더러 있다. 협회 조직에 늦은 감이 드는 이유다.

“연대의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했지만 누구 하나 차고 나가질 못했습니다. 회사마다 생존을 걸고 일하다 보니 한자리에 모일 여유조차 없었던 거죠. 2019년 부산시 지역출판조례 제정을 계기로 ‘더는 늦어져선 안되겠다’는 절박함에 뜻을 모으게 됐습니다. 당시 제가 주도한 출판연구 소모임이 조례 제정으로 이어지면서 많은 분들이 저를 회장으로 추대해주셨어요. 제가 출판뿐만 아니라 문화기획도 했기 때문에 익숙한 일이긴 하지만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보공개를 투명하게 하고 충분한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정도의 원칙만 세우고 있는데, 앞으로 협회의 틀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장 회장은 지역 출판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영세함’이라고 진단했다. 출판을 하려면 자금과 인력이 필요한데, 규모가 작은 출판사들은 현실에 갇혀 담대한 기획을 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출판사가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여러 노하우를 공유하는 허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판은 책만 제작하는 게 아닙니다. 전국 서점과 교섭을 하고 마케팅과 유통 등 60개 정도의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지역 출판사는 이러한 여건이 못 됩니다. 협회 차원에서 매뉴얼을 만들고 지역 출판사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저희 출판사뿐만 아니라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게 만들 생각입니다.”

지역에서 ‘잘나가는’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다른 출판사들을 위해 발벗고 나선 이유를 물었다. “1990년대 말 인디밴드 ‘앤’으로 활동했어요. 그때 ‘로커는 27살에 죽어야 한다, 그 이후는 덤으로 사는 것이다’는 말을 했는데, 1인 출판사로 시작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니 주변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덤으로 사는 삶이라 여기고 지역 출판업계가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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