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새 대통령에게 놓인 '北·美 교착'
美 '조건없는 대화' 앵무새 답변만
文대통령 제안 '종전선언' 갈 곳 잃어
꽁꽁 막힌 한반도 문제 풀 복안 절실
“종전선언 절대 반대! 원 모어 타임! 종전선언 절대 반대!”
집회에 미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한국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영상 축사를 보냈다. 크루즈 상원의원은 축사에서 “북한은 전 우주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국 야권 정치인들은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과 종전선언 추진을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종전선언을 둘러싼 지난 몇 달간의 논란과 새해 들어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까지 복잡한 한반도 상황과 다소 생소한 집회현장이 겹쳐 보였다.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중략) 핵 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7월4일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한 발언이다. 북한은 2017년 5월9일 문재인정부 출범 나흘 뒤인 5월14일 탄도미사일 발사로 첫 도발을 시작해 문재인정부 초반 줄기차게 도발을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정부가 임명한 안보실장,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부랴부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야 했다. 북한은 그해 9월에는 핵실험까지 강행하며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문재인정부 임기 5년이 끝나가는 올해 초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 도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잇달아 성사되면서 평화 분위기가 고조됐던 것이 새삼스러울 정도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주장하며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것도 똑같다. 차이점이라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5년 전보다 고도화됐다는 점이다. 임기 말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은 갈 곳을 잃었다.
“우리는 대북 적대적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외교를 열어놨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취임 후 1년 동안 북한에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는 중이다. 국무부는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복사 붙여넣기’ 수준의 똑같은 답을 내놓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를 통한 실용적 접근이라는 모호한 대북 정책 기조 아래 북한과의 ‘조건없는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반복 중이다. 북한이 미국의 제안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미국의 대화 요청은 공허할 뿐이다.
최근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자 미국 내에서도 미국의 대북 정책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CNN방송도 미국이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관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국과의 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와 서방 국가와의 동맹 강화 등의 현안과 비교하면 북한 문제가 후순위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최근 기자와 만나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 한국 대선까지 겹치면서 북한과 미국의 교착상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선 이후 새로 취임할 대통령이 맞닥뜨릴 한반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 북한의 도발을 멈추고, 바이든 행정부의 시선을 한반도로 돌려 교착상태를 풀어낼 복안이 절실하다.
박영준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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