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출산과 남자 나이는 상관없다고?

에디터 2022. 2. 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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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일의 생명여행] 남성과 건강한 임신

지난주 '아기 낳기 가장 좋은 엄마 나이' 칼럼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 많은 독자들의 댓글을 통해 우리나라 여성이 여러 사회 현상 때문에 일찍 결혼하기 어렵고 또한 결혼 후 임신계획 세우기는 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뼛속깊이 실감했다. 평소 고위험 임신 환자를 진료하며 결혼, 임신, 육아, 직장과 가정의 양립사이에서 고통 받는 많은 젊은이들, 특히 여성들의 애타는 고충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에, 다시금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부부 중에서 임신 후 출산하는 어려움까지 감당하는 측은 물론 엄마이다. 그러나 엄마의 자궁 속에 착상하는 수정란의 반은 아빠로부터 온 것이므로 임신에서 아빠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번에는 임신에 적합한 아빠의 나이에 대해 다룰까 한다. 남성이 건강한 아기를 갖고 싶다면 다음 세 가지 문제에 대해 알아야 한다.

첫째, '아빠의 나이는 생식능력, 즉 임신 가능성과 관련이 있는가?'이다. 여성에게선 임신해서 건강한 아기를 가질 수 있는 기회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단일요인이 나이인데, 여성의 가임력은 30대 초반에 줄기 시작하고 35세 이후에는 더욱 가파르게 감소한다.

남성의 생식능력도 나이가 많아질수록 감소하며, 따라서 전반적인 임신가능성이 줄어들고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도 증가한다. 또한 고령엔 특정한 약물 사용이 생식능력을 방해할 수도 있다. 부부에서 불임의 구체적 원인을 분류해보면 여성이 약 40~50%, 남성이 30~40% 정도이며,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불임도 10~15% 정도를 차지하므로 전체적으로 남녀의 비율은 근접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남성도 자신의 가임능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아빠의 나이는 임신결과와 아기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이다. 연구에 따르면 아빠 연령이 높을수록 부정적인 임신결과와 아기건강에 대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자연유산 및 사산의 위험이 약간 증가하며, 조산은 물론 저체중아가 많으며, 신생아에서는 두개골, 팔다리 및 심장의 선천적 결함, 그리고 자폐아빈도도 약간 증가한다. 임부에서 임신성당뇨병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셋째, '그렇다면 고령아빠는 몇 세를 기준으로 하는가?'이다. 이에 대한 의학적 기준은 확실히 아직 설정되지 않았으나 학계에서는 40세 이상을 고령아빠로 간주하자는 의견이 많다. 그 배경은 유전학적 연구결과에서 나왔다. 아빠 연령의 증가는 아기의 새로운 돌연변이 발생위험과 관련이 있는데 40세 이후 나이증가에 따라 서서히 선형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기네스 세계기록에 의하면 아이를 가진, 가장 나이 많은 남자는 놀랍게도 92세였다.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믹 재거(Mick Jagger)에서 김용건까지 같은 유명 인사들도 황혼기에 건강한 아기를 낳았다. 하지만 의학적 팩트는 정자의 질은 나이가 들면서 안 좋아진다는 사실이다. 건강한 정자의 수 감소와 함께, 손상된 정자가 많아지며 정자 운동성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부부의 나이가 모두 많다면 임신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으며 임신결과도 젊은 부부에서보다 양호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요약해 보면 생식능력과 임신결과와 관련하여 우리는 오랫동안 고령은 여성에게만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남성의 나이도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고령아빠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방법이 있다. 우선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 둘째 담배를 끊는다, 셋째 술을 줄여야 한다. 넷째 사타구니를 시원하게 유지하면 정자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다섯째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렇게만 해도 어느 정도 문제점들은 개선될 수 있다. 현재 의학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 예를 들면 돌연변이 발생들에 대한 것들도 향후 의학발전에 따라 해결될 여지가 있고 산부인과 의사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 고령이라고 해서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고령임신부들도 바른 섭생 노력과 함께 산전관리를 잘 하면 충분히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 할 수 없이 여러 여건 때문에 고령아빠, 고령임신부가 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현실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뒤늦게 아기를 가지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애태우는 이들의 절절함은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우리나라 다음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부디 대선주자들도 이런 주장을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에디터 코메디닷컴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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