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자 10만 명 넘어..기초역학조사부터 간소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재택치료 환자가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오늘(4일) 0시 기준 재택치료 환자는 어제(9만7천136명)보다 7천721명 증가한 10만4천857명입니다.

경기 지역 재택치료자가 3만1천832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이 2만5천554명으로 뒤를 잇습니다.

정부는 확진자 증가로 의료체계 부담이 커지자 지난해 11월 말부터 확진자에 대해 입원치료가 아닌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한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재택치료자는 지난해 12월 1일 1만174명으로 처음 1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후 1월 말까지 1만∼3만 명대를 오르내리던 재택치료 환자 수는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되면서 급증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처음 5만 명을 넘은 지 일주일 만에 10만 명대가 됐습니다.

오늘 0시 기준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은 총 494곳, 이들 기관이 관리할 수 있는 재택치료자 최대 인원은 15만 명입니다.

의료기관 추가 확충으로 수치상으로는 어제보다 관리 의료기관이 33곳, 관리 가능한 최대 인원은 4만5천여 명, 의사 한 명당 볼 수 있는 환자 수도 100명에서 150명으로 늘었지만 급증하는 환자수에 비해 이들을 제대로 관리할 여력이 불충분한 것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합니다.

최종균 중수본 재택치료반장은 오늘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특성상 경증 환자들이 많아, 델타는 50대 중증화율이 1.4%인데 오미크론은 0%였다"며 "고위험군 비중과 중증화율이 낮아져 관리의료기관에서도 15만 명보다 좀 더 많은 환자를 볼 역량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료기관의 관리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건소 등에서 업무가 몰리면서 재택치료자들이 제때 지침이나 키트를 전달받지 못하는 문제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어제 6개 보건소장들과 함께 회의를 했다"며 "특히 기초역학조사 등의 행정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방역당국은 확진 이후 첫 단계인 기초역학조사를 간소화해 이후 격리 및 재택치료까지의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동 동선'이나 '감염추정 경로'를 필수로 조사하도록 했던 기존 조사를 동거가족 유무, 근무 장소, 연령대 등의 인적 정보를 확진자가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내주부터 전환할 방침입니다.

하루 재택치료 모니터링 횟수도 기존 2∼3회에서 1∼2회로 축소됐습니다.

이에 따라 60세 이상 환자, 기저질환자, 50대 백신 미접종자 등 고위험군은 종전 3회에서 2회, 일반환자는 2회에서 1회로 조정됐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언론 통화에서 "치명률이 독감보다 낮은 30대 이하 등의 연령군에서는 알아서 격리를 유지하고, 증상 악화 시 신고하는 형태로 관리 역량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라며 "이제 '스스로 방역' 시기가 온 것으로, 남은 역량은 고위험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확진자 증가 상황에 따라 무증상·경증 확진자는 별도 모니터링 없이 스스로 건강 상태를 관찰하는 '재택요양' 형태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어제부터는 동네 병·의원도 코로나19 진료 및 재택치료 관리에 참여하는 새로운 체계가 시작됐습니다.

이 통제관은 "어제부터 새롭게 동네 의원과 호흡기클리닉 등에서 진료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정착단계"라며 "진료에서부터 재택치료 관리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모형은 아직 많지 않아 계속 독려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동네 병·의원도 진료 및 재택관리에 참여하게 되면서 먹는 치료제 처방도 직접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도 7일부터는 50세 이상 고위험군과 기저질환자까지로 확대됩니다.

오미크론 유행 상황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확진자와 재택치료자는 계속 증가할 전망입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지난달 26일 내놓은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예측'에 따르면 확진자는 이달 말 하루 10만 명 이상 발생하면서 정점을 찍고 서서히 감소할 전망입니다.

특히 20세 미만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2월 말 이 연령대에서 하루 3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분석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