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귀환.. 역대 빌리 13인 '홈커밍 데이'

“그러면 뭔가 타오르는 느낌이/ 내 몸 깊은 곳으로부터 터져 나오고/ 난 갑자기 하늘을 날기 시작해/ 전율이 흐르는 짜릿한 느낌/ 퍼지면서 난 자유를 찾죠~.”
3일 오후 2시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작곡 엘턴 존)의 삽입곡 ‘일렉트리시티(electricity)’가 파동처럼 공중으로 번졌다. 영국 로열발레학교 오디션에서 ‘춤출 때 어떤 기분이지’ 묻자 탄광촌 소년 빌리는 이 노래와 발레로 답한다. 그런데 이날 빌리는 10명이 넘어 보였고 소년과 어른이 뒤섞여 있었다.

오는 8일 이 공연장에서 특별한 커튼콜이 열린다. 이른바 ‘빌리 홈커밍 데이’. 2010년 1대 빌리 김세용·박준형·이지명·임선우·정진호, 2017년 2대 빌리 김현준·성지환·심현서·천우진, 요즘 3대 빌리로 공연 중인 김시훈·이우진·전강혁·주현준이 한 무대에 오른다. 전⋅현직 빌리 13명이 선보이는 ‘일렉트리시티’와 마이클 4명과 함께하는 ‘익스프레싱 유어셀프’를 한정판으로 감상할 기회. 빌리 동창회 소식에 ‘이모팬’이 지갑을 열었고 객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낮에는 학생, 밤에는 배우로 살던 1대 빌리들은 어느덧 성인이 됐다. 10여 년 만에 ‘빌리 엘리어트’로 돌아왔지만 몸은 동작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동 중인 임선우(23)는 “처음엔 막막했는데 음악을 듣자 전류가 흐르듯 자연스럽게 춤이 나왔다”며 “2~3대 빌리들은 다 친동생 같다. 같은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잘 통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빌리 엘리어트’ 주인공 빌리는 인생에 한 번밖에 할 수 없는 배역이다. 지원 조건부터 ‘만 8~12세, 키 150㎝ 이하, 변성기가 오지 않았고 춤에 재능이 있는 소년’이기 때문이다. 1년 동안 3차에 걸친 오디션과 빌리 스쿨을 통해 발레, 탭, 애크러배틱, 현대무용, 노래, 연기 등을 익히고 무대에 선다. “마라톤을 뛰면서 햄릿을 연기하기”(연출가 스티븐 돌드리)에 비유될 만큼 빌리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뮤지컬이다.

그동안 배출된 빌리는 14명. 2대 빌리 중 에릭 테일러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 이번엔 참여하지 못한다. 앵그리 댄스를 잘 추던 정진호(24)는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역대 빌리가 함께하는 무대는 처음이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진(14)은 “형들이 다 착하다. 이지명(25) 형이 ‘넌 어릴 적 나 같다’고 칭찬해 뿌듯했다”며 “형들과 ‘일렉트리시티’를 한다니 되게 떨리기도 하고 무대에 빨리 오르고 싶다”고 했다.
빌리의 꿈은 발레리노였지만 1대 빌리 5명 중에는 현재 임선우와 김세용(25)만 발레를 하고 있다. 임선우는 “저희도 팬들도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3월에는 유니버설발레단 ‘춘향’에서 방자로 춤출 테니 그 무대도 기대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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