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대구의 현주소]② 명맥 단절 부추기는 대구시 조례
[KBS 대구] [앵커]
무형문화재 연속기획 두 번째 순서입니다.
대구시는 시 무형문화재가 국가문화재로 승격하면 시 무형문화재 자격을 해제하도록 조례를 지정했습니다.
이 조례가 시 무형문화재의 명맥 단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도에 윤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화재청은 시.도 무형문화재 가운데 중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대구에서는 지난 2014년 소목장, 2017년에는 상감입사장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승격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승격되면 대구시 조례에 따라 시 무형문화재는 자동 취소된다는 겁니다.
기능보유자뿐만 아니라 밑에서 배우던 전수교육조교와 이수자의 자격까지 함께 해제됩니다.
[엄태조/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보유자/전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10호 : "그분(조교, 이수자)들이야 내보다 열 배 더 (속상)하겠죠. 왜냐하면 최소한 5년씩 7년씩 내 밑에서 배우고. 이제 이어받을 그런 생각으로 열심히 열심히 참 그야말로 했는데…."]
지방 무형문화재의 명맥 단절이 가속화 될 수밖에 없는 상황.
경기도와 전북도 등이 자체 무형문화재 보전을 위해 국가무형문화재로 승격하더라도 전수교육조교의 권한을 유지시키는 것과는 대조됩니다,
[김용운/국가무형문화재 제35호 '조각장' 보유자/전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13호 : "(지방 무형문화재를 해제하면) 전승이 안 되죠. 아무래도 지정이 돼 있고 행정적으로 지원해주면 의무적으로 교육도 해야 되고 작품도 해야 되고 이렇게 함으로해서 그 분야가 발전하는데…."]
대구시는 당시 조례에 따른 것이었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2020년 해당조항을 삭제했다면서도 소급 적용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장 : "아직까지 (조례 개정안은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몇 년까지 이런 방침을, 저희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서 세워야죠."]
문제의 조항만 삭제되고 조례 개정이 안 된 만큼 시 무형문화재를 안정적으로 보전하거나 이미 사라진 시 무형문화재를 되살릴 근거는 여전히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윤희정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인푸름
윤희정 기자 (y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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