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전히 준비 안 된 재택치료, 오미크론 대응 속도 내야

한겨레 2022. 2. 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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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가 확고한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반면 정부의 대응 속도는 확진자 급증세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 크다.

오미크론 대응 의료체계의 핵심인 재택치료 역량 확충이 더딘 것이 단적인 예다.

정부는 진료를 신청한 의료기관이 1018곳인 만큼 준비가 되는 대로 참여 의료기관도 늘어날 것이라고 하나, 감염 확산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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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코로나19 검사·진료체계가 전면 전환된 3일 오전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3일부터는 유전자증폭(PCR)검사는 고위험군 중심으로 시행되며, 일반군은 선별진료소나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된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오미크론 변이가 확고한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반면 정부의 대응 속도는 확진자 급증세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 크다. 오미크론 대응 의료체계의 핵심인 재택치료 역량 확충이 더딘 것이 단적인 예다. ‘오미크론 방역체계’ 전환 첫날인 3일 코로나 진료에 참여하는 동네 병·의원(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명단을 점심 무렵에야 공지하는 바람에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확진자 급증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제대로 준비를 못해 의료 공백이 생긴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290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처음으로 2만명대를 기록한 데 이어 하루 새 2638명이 늘었다. 1만명대에 진입한 뒤 2만명대로 늘어나기까지 일주일밖에 안 걸렸다. 정부 예측보다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이다. 특히 설 연휴 기간 검사량이 절반가량 줄었는데도 확진자는 오히려 급증했다는 점에서 오미크론의 전파력을 실감케 한다. 코로나19 검사 양성률도 나흘 만에 2배나 높아져 10.9%를 기록했다. 10명이 검사를 하면 1명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얘기다. 검사량이 연휴 이전 수준으로 늘어나면 확진자가 더 폭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확진자 급증으로 재택치료 대상자도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재택치료를 담당할 병·의원 확충은 지지부진하다. 이날 현재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으로 참여하는 병·의원은 461곳이다. 10만9000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재택치료 환자가 이미 9만7000여명에 이르고 있으니 거의 포화 상태라고 봐야 한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폭증하는 오미크론의 특성상, 재택치료는 필수불가결한 대응 수단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날 공개한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수는 애초 계획(343곳)보다 훨씬 적은 208곳에 그쳤다. 이 중에는 검사만 하고 재택치료는 안 하는 곳들도 있다. 정부는 진료를 신청한 의료기관이 1018곳인 만큼 준비가 되는 대로 참여 의료기관도 늘어날 것이라고 하나, 감염 확산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

해일 발생이 예상되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상식이다. 해일이 밀려오는 것을 보고서야 움직이면 이미 늦는다. 지난해 12월 병상 확충 속도가 위중증 환자 증가세를 못 쫓아가 큰 피해를 입었던 일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비슷한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건 무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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