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제쳤다..카뱅 토스 네이버페이 이용자 8500만명 돌파

서정원,신찬옥 2022. 2. 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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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토스·네이버페이..
이용자 8500만명 돌파
5대 은행 고객 수 앞질러
금융산업 기술혁신 주도

◆ 대한민국 핀테크 대해부 ① ◆

금융 서비스가 싸고 간편하고 빨라졌다. 몇만 원이던 해외송금 수수료가 1000원대로 떨어졌고, 은행 창구에서 2시간 넘게 걸리던 법인카드 발급은 비대면으로 15분이면 뚝딱이다. 한때는 수십억 원대 자산가만 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서 받았던 자산관리 서비스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불과 5년 만에 핀테크가 바꾼 금융권 풍경이다. 2015년 토스 출시부터 태동한 국내 핀테크 산업은 2017년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서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핀테크 발전에 기름을 부었다.

3일 매일경제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 등록한 회원사 344곳 중 대기업 로펌 등을 제외한 핀테크 기업 288곳을 분석한 결과 핀테크사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09개이던 회원사는 5년여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이용자 수도 기존 금융권을 압도한다. 자료를 제공한 상위 핀테크 기업 8곳의 경우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를 기준으로 한 가입자가 약 8500만명(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8대 핀테크 기업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뱅크, 토스, 케이뱅크, 업비트, 빗썸, 코인원(이용자 순)이다. 이는 작년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실제 활동 고객 수 7127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핀테크 기업이 진출하는 분야도 빠르게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각 사의 대표 분야를 기준으로 핀테크 업체 288곳을 분류한 결과 총 138곳이 지급결제·자산관리 서비스 기업이었다. 이 중 지급결제 기업이 94곳, 자산관리 회사가 35곳으로 1·2위를 차지했다. 9곳의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도 자산관리에 포함해 집계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과거 P2P)이 32곳, 금융 정보기술(IT) 솔루션과 플랫폼 회사가 23곳, 소액 해외송금 기업이 20곳, 보안·본인인증 서비스 회사가 19곳이었다.

각종 기술 분야에서도 빠른 속도로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복잡한 대면 과정을 비대면으로 대체하려면 IT가 필수다. 매일경제 분석 결과 대부분의 기업이 기반 기술로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었다.

핀테크협회 회원사 288곳 중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이 49곳, AI를 대표 서비스에 접목한 기업이 16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급결제는 '핀테크 산업의 꽃'으로 떠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하루 평균 8000억원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페이로 결제된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제로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이 있다. 이들의 경쟁력은 소비자들이 돈을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알 수 있다는 데 있다. 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과 연계할 수 있어 빅테크 기업들도 핀테크에 진출하면서 페이 사업에 가장 공을 들였다.

최근 1~2년 새 부각된 자산관리 서비스는 올해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고객의 금융 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 시행됐기 때문이다. 토스·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회사들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 이전부터 스크래핑 방식을 통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한국 핀테크 기업의 경쟁력은 전 세계 시장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반과 현금 없이 디지털 결제에 익숙한 소비 트렌드, 금융당국의 제도적 지원이 맞물려 혁신 서비스가 나올 풍토는 무르익었다. P2P로 익숙한 온라인 투자연계 금융은 이미 1년 전 세계 최초로 관련 법·제도가 완비되기도 했다. 작은 스타트업들이 혁신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금융에 IT가 접목되는 핀테크 단계를 넘어 기술이 금융을 혁신하는 '테크핀'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전 세계 핀테크 업계에서는 2027년께 핀테크와 기존 금융권을 구분할 필요가 없는 새로운 금융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정원 기자 /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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