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2조 원대 K-9 수출 체결, 계약 조건 봤더니?

<앵커>

2조 원 상당의 국산 K-9 자주포를 이집트에 수출하는 계약이 그제(1일) 체결됐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이집트가 수출 대금 상당액을 우리 수출입은행에서 빌려서 충당하는 조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집트에서 열린 K-9 자주포 수출 계약 체결식입니다.

한화디펜스가 생산하는 국산 K-9 자주포 약 200문과 탄약, 후속 군수 지원 등을 합쳐 역대 최대인 2조 원대 규모라고 방위사업청은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집트는 우리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상당 액수를 빌려 한화디펜스에 자주포 대금을 낼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관계자 : (이집트 정부가) 수출입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수입)하고 일부만 아마 자체 현금으로 할 거예요. (규모는) 수출입은행 룰에서 최대 맥시멈, 80(% 정도)]

이집트가 계약 대금의 20%+α 정도만 당장 지급하는 조건이라는 설명입니다.

방산업계에서는 자주포 가격 할인, 현지 생산분 상향도 허용하는 등 수출 성사를 위해 무리한 계약을 맺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방사청과 한화디펜스 측은 수출 계약에 대출 조건이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상환 조건과 이자율 등 대출 상세 조건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계약은 수출과 현지 생산으로 양국이 윈윈하는 결과이며, 무기 수출 시 수출입은행의 자금 대출은 과거에도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이집트 방문 기간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게 협상에 임하지 말라"고 방사청에 지시한 바 있습니다.

청와대는 "빈손 귀국이란 비판도 있었지만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면 기업은 훨씬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onewa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