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지도의 탄생과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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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바깥에 대한 동경으로 만들어져 안으로 포섭하는 도구로 개량돼 왔다.
고대 중국 정복 왕조와 로마가 천문·기하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도를 제작했고, 그렇게 평면에 압축시킨 세계를 내려다보며 제국의 야심을 키웠다.
13세기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 자극한 먼 바깥에 대한 갈망이 15세기 '대항해 시대'를 열었고, 그 열망은 16세기 네덜란드 지리학자 게라르두스 메르카토르(Gerardus Mercator, 1512~1594)의 세계지도로 구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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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바깥에 대한 동경으로 만들어져 안으로 포섭하는 도구로 개량돼 왔다. 포섭의 주된 형식은 교역과 정복이었지만, 둘의 구분은 대체로 한시적으로만 유의미했다. 고대 중국 정복 왕조와 로마가 천문·기하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도를 제작했고, 그렇게 평면에 압축시킨 세계를 내려다보며 제국의 야심을 키웠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서구 열강의 소위 '아프리카 분할' 기획이 아프리카인들의 부족·언어·문화·종교에 기반한 자치 구획에 아랑곳없이 수직, 수평의 국경선 지도를 그은 게 대표적 예일 것이다. 그 선들에 저항하며 수많은 부족과 국가가 분쟁을 빚었다.
13세기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 자극한 먼 바깥에 대한 갈망이 15세기 '대항해 시대'를 열었고, 그 열망은 16세기 네덜란드 지리학자 게라르두스 메르카토르(Gerardus Mercator, 1512~1594)의 세계지도로 구체화됐다. 메르카토르 도법이라 불리는 그의 지도는 구형의 지도에 표기된 위도와 경도를 평면의 격자에 그대로 옮겨 땅과 바다의 형상을 맞춰 그린 것이어서, 나침반 항해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방위를 찾는 데는 적합하지만, 고위도 극지로 갈수록 면적이 부풀려지는 왜곡이 있었다.
정각도법(正角圖法)인 메르카토르 도법의 면적 왜곡을 완화한 정적도법(正積圖法)은 1805년 독일 수학자 겸 천문학자 카를 몰바이데(Karl Brandan Mollweide, 1744.2.3~1825.3.10)에 의해 처음 창안됐다. 지구 가로세로 비율을 2:1 타원으로 상정해 수평의 위선들을 같은 간격의 경선이 교차하는 방식으로 배열한 '몰바이데 도법' 지도는 방위 측정엔 어려움이 있었다.
요즘의 지도들은 목적과 용도에 따라 방위와 거리, 면적 등의 왜곡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절충도법 지도로 개선됐지만, 입체의 지구를 완벽히 변환한 평면 지도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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