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아내 김경희, 2년만에 공식석상 등장..김정은 부부와 공연 관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붉은색 원)가 지난 1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설 명절 기념공연에 참석해 김정은·리설주 부부와 함께 관람했다. 김경희가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2020년 설 기념공연 이후 2년여 만이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2년여 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2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올해 설 명절 경축공연 장면을 보면 김경희는 김정은·리설주 부부와 나란히 관람석에 자리했다. 이 공연은 지난 1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렸다.

김경희는 검붉은색 옷을 압고 알이 짙은 안경을 썼다. 김 정은 오른쪽 옆에 앉은 리설주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김경희의 오른쪽 옆자리에는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앉았다. 김경희의 자리가 김정은 부부와 더 가까웠다.

다른 관람객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가운데 자리에 앉아있던 김정은이 김경희를 향해 자리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권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도 있었다. 두 사람이 가까운 관계임을 시사하는 듯한 장면이 공개된 것이다.

김경희는 김정은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이자 살아있는 ‘백두혈통’의 대표 인물로 꼽힌다. 김정은 집권 이후 후견인 역할을 했으나, 2013년 9월 9일 열병식에 참석한 뒤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편 장성택은 2013년 12월 ‘반혁명분자’로 몰려 김정은에 의해 숙청을 당했다.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20년 1월 26일 설 기념공연 때 리설주 바로 옆자리에 앉은 것이 공개되면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김정은·리설주 부부와 함께 지난 1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설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경희는 이후 다시 모습을 감췄다가 2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김경희의 등장은 선대로부터 이어지는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과시하고, ‘백두혈통의 단합’을 내보이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북한이 미국과 대립구도를 만드는 가운데 김정은과 김경희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 내부를 결속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이날 행사에 김정은과 동행한 리설주도 지난해 9월 9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이후 145일 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김정은은 어두운 색상의 양복을 입었고, 리설주는 붉은색 한복 차림이었다. 김정은의 측근으로 꼽히는 현송월 당 부부장도 조선중앙TV의 카메라에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