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로봇 탱크 위협적..국방 로봇 개발은 어디까지?

강민구 입력 2022. 2. 2. 16:53 수정 2022. 2. 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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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운 고조..로봇 탱크 등 활용 주목
원격 통제 가능한 수준..2000년대부터 UGV 본격 개발
자율주행 갈 길 멀지만..'유무인 복합체계'로 변화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재작년 9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전쟁에서 무장 드론이 전장을 누비며 6주 만에 아제르바이잔에 승리를 안겨줬다. 인당 국민소득 100위권인 두 나라의 전쟁은 애초 전 세계 국가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드론 전투 장면이 공개되며 대중들에게 충격을 줬다. 공개된 영상에서 드론은 탱크,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연달아 파괴하는 모습을 보이며 재래식 무기 중심 전쟁의 종말을 알렸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에 과학기술이 접목된 첨단 군사 기술이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러시아의 자율주행 로봇 탱크 ‘우란(Uran)-9’ 등 지상 전투로봇이 실전에 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 전투로봇은 전투원의 희생 없이 전쟁을 치를 수 있고, 기존 전투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방산산업의 지형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국방 로봇은 최근 지상로봇(UGV)을 중심으로 해양로봇(UUV), 공중로봇(UAV)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국방과학기술과 무기체계에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지상로봇은 아직 완벽한 자율주행으로 적의 기지를 공격할 모습까지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적군과 아군의 식별이나 원격 시스템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일정 거리 수준에서 원격 조종하며 적기지를 공격할 수준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러시아 자율주행탱크, 제한적 원격 운용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서 발간한 국방과학기술 수준 보고서에 의하면 러시아는 기동전투체계 분야 3위(한국 7위), 지상무인전투체계 분야 8위(한국 7위), 개인전투체계는 6위(한국 8위) 수준의 군사 강국이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활용될 수 있는 로봇 탱크 ‘우란 9’는 2016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무기로 올해 본격적으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탱크는 UGV 4대와 통제 차량 1대로 구성됐다. 중량 12톤, 길이 2.5m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고, 디젤 엔진을 사용해 비포장도로에서 약 16kph(시간당 킬로미터)로 주행할 수 있다.

포탑에는 30mm 기관포, 7.62mm 기관포, Ataka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고, 원격 운용을 위한 전자 광학장비가 실렸다. 다만, 자율주행 기능은 탑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세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원격으로 운영자가 제어하는 방식으로 정찰하거나 화력을 지원하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도 수준이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원격통제 중심의 무인체계로 무장해 통신 여건이 확보되는 환경에서는 일부 전투임무에 쓸 수 있지만, 장비의 신뢰성, 안전성 수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우란 9’는 가시권에서 2km 범위 내에서 운용 가능하고, 비가시권 기준으로는 수백 m 범위에서만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무인 복합 체계로 변화

이처럼 제한적인 운용에도 지상 국방 로봇 연구개발 동향은 유무인 복합체계(MUM-T)로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다. 국방과학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부터 전 세계적으로 지상 차량에 대한 무인화·자율화 연구가 이뤄졌다. 인공지능, 센서 등의 기술이 최근 10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성과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전투원의 생명을 보호하고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국가가 원격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결심하는 형태로 무인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최소한의 운용자 개입이 가능한 제한적 자율주행기능을 탑재한 무인 시스템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무인 시스템이 감지, 탐지, 인지, 판단까지 모두 할 수 있는 형태의 운용은 어렵지만, 보조 수준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로봇을 이용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임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폭발물탐지·제거 로봇, 무인수색차량 중심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원격조종, 자율주행, 충돌회피 등의 기술이 추가로 이뤄진다면 기갑부대용 UGV로서 병력 피해를 줄이고, 기갑임무 능력을 극대화할 로봇 개발도 기대할 수 있다.

김인호 국방로봇학회장(KAIST 안보융합연구원 초빙교수)은 “국방로봇도 지상로봇부터 해양로봇, 공중로봇 개발까지 모든 나라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미 육군이 UGV와 공동으로 유무인 전투실험을 하고, 구축함 줌왈트와 함께 무인 유령함대를 배치할 준비도 할 정도로 국방혁신을 빠르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방로봇은 앞으로 영상 데이터 대량 전송과 유무인 개체 간 다자 통신이 가능한 초고속 통신시스템, 자율주행과 군집 주행 능력을 갖춰야 진정한 유무인 복합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 연구개발과 국방 연구개발 간 협업해야 하며, 인공지능·로봇 등 민간기술을 활발하게 국방과학기술에 접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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