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전문가 대선 방담]③ "코로나시대 온라인 선거운동, '이대남' 영향력 키웠다"
조선비즈는 지난 1월 2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30·40세대 정치·경제 전문가들과 ‘대선 방담’을 나눴다. 이들은 대선 판세, 주요 후보들의 공약, 그리고 ‘이대남(20대 남성) 현상’ 등에 대한 의견을 2시간 동안 쏟아냈다. 김수민 시사평론가, 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이상 가나다 순)이 참여했다. 다가오는 대선을 둘러싼 독자들의 궁금증 해소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이번 대선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인구 집단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20대 남성이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볼 때면 연령별 지지율 변화 추이부터 살핀다. 지난 대선 때까지만 해도 정치권은 지역별 지지율을 본 뒤에야 연령별 지지율을 살폈다. 그나마도 ‘60대 이상’이나 40대· 50대가 관심의 촛점이었다. 이번 대선의 공약 논쟁도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주제에서 가장 치열하다. 가상자산에 대한 진흥·규제책, 여성가족부의 존폐 문제 등이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20대 남성의 대선 영향력이 실제보다 커져 있다고 지적했다. 방역으로 대면 접촉이 줄어든 코로나 시대의 특성 때문이다. 온라인 상의 의사소통을 놀이로 즐기는 20대 남성이 여권에 비판적인 성향을 온라인 공간에서 표출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좌담회 참석자들은 20대 남성들의 이 같은 반(反) 여당 성향이 이번 대선 이후에도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 “이번 대선에서 ‘20대 남성’이 특히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태곤 “20대 남성은 숫자가 많지 않고, 일반적으로 20대 투표율이 낮아 정치에 실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 국면의 온라인 선거와 맞물리면서 영향력이 커졌다. 과거 유세할 때 ‘여기 몇 명 모아야 된다’(후보가 방문하는 특정 현장에 사람들을 동원하는) 그 역할을 20대 남성이 하고 있다.
짤방, 인터넷 밈(meme·흥미로운 언행을 온라인에서 재가공한 콘텐츠), 59초 동영상 공약 등에서 20대 남성이 가장 최적화됐다. 그게 또 자발적이다. 재미있으니까 하는 것이다. 돈 주고 하라고 하면 그렇게 만들기 어렵다. 그 영향이 선거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계속) 20대 남성들이 원하는대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역풍이 불어서 20대 남성들이 갈라파고스가 되거나, ‘조리돌림’당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월 16~21일 전국 성인 남녀 30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8~29세 남성의 55.6%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70세 이상 남성’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 55.2%보다 높다. 이재명 후보 지지 율은 18~29세 남성에서 21.3%, ‘70세 이상’ 남성에서 31.0%로 나타났다.”
유종민 “(20대 남성) 학생들을 봐도 지금 자기들이 굉장히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들이 취업이 안되고 가격이 급등해서 부동산을 사지 못하고, 그런 것들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본다. 그래서 할당제 말고, 능력에 따라 할 수 있는 그런 신자유주의적 무한경쟁을 더 선호한다. 그런데 이들의 정치적인 성향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본인들이 피해집단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인데, 상황이 만들어낸 피해의식 아닌가. 세월이 가면 달라질 수 있다.”
김수민 “지금도 달라진 것이다. 20대 남성 20대 남성하지만, (2016~2017년의)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보면 20대 남성과 여성의 구분이 없었다. 당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0%를 최초로 찍은 연령층이 20대다. 그때 10대가 지금 20대로 유입됐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때 10대도 비슷했다. 예전에는 ‘안티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의 첨병에 있던 세대였던 것이다.”
- “김수민 평론가가 언급한 건,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이 드러나던 지난 2016년 11월 한국갤럽 조사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전체 5%를 기록한 11월 11일 발표된 조사에서, 20대가 유일하게 0%를 기록했다. 그리고 2주 후인 11월 25일 발표 조사에서 30대도 0%를 기록하면서 20대의 뒤를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김 “(20대 남성은) 자신들은 성차별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학교) 내신에서 여학생들이 앞서가는 상황에서 여학생들이 우대를 받았고 자기들은 특혜를 안받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취업이나 입시를 겪고 있는 세대는 ‘공정’ 이데올로기와 실력주의 쪽으로는 기우는 것 같다. 그런데 하필 정권이 문재인 정권인 것이다. (생애주기의) 어느 시기에 어느 정권을 만나느냐가 사람들의 정치성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만약 보수정권이 들어섰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반대로 다시 돌아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 “왜 그런가?”
김 “앞으로 검증이 더 필요하지만, 남녀가 정치적 당파적 성향을 변동시키는데 좀 다른 성향이 있다고 본다. 주식투자에서도 단타를 제일 많이 하는 사람들이 20대 남성이다. 투표 행태도 젊은 남성일수록, 바로 ‘탁’하고 쳐서 판을 바꿔버리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20대) 여성은 한 번 바꾸기는 쉽지 않은데, 바꾸면 또 계속 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차이도 있어서, 앞으로 20대 남성도 (정치 성향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노정태 “(김수민 평론가의 비유를 이어가며) 20대 남성은 정치적으로 ‘단타 투자’를 열심히 하려고 하고, 20대 여성은 ‘장기적 투자’에 가까운 성향이다. 그런데 20대 여성들이 ‘시장’에 살만한 ‘주식’이 없다고 생각해서 ‘현금 보유’가 엄청나게 많아졌다. (20대 여성들의) 이 ‘현금’을 어디 쓰게 만드냐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20대 남성이 이번 선거의 관심의 중심에 오다보니 정치권에서 이런 점을 도외시하는 것 아닐까.”
- “20대 여성들이 특정한 정당이나 인물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번 대선 국면에서 20대 남성에 비해 20대 여성의 목소리가 작아 보이는 것인가.”
노 “원래는 민주당이 제도화된 페미니즘을 자기 편으로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몇몇 지자체장들이 벌인 일들 때문에,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 50%가 ‘지지정당 없음’으로 떠버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신지예 씨를 영입한 건 그 빈 땅을 공략하자는 발상이었다. 그런데 국민의힘 내부 표가 쪼개져서 선거 연합이 깨지는 지경까지 오니까 황급히 수습한 것이다. (그래서 여전히) 특정한 정당의 의제나 인물이 그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어느 한 쪽으로 쏠린 고정표보다 정치적으로 더 문제를 만드는 것은 어디도 갈 데가 없는 표다. 불과 1년전만해도 20대 남성이 제도권 정치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사고를 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많았다. 그런 20대 남성의 표가 국민의힘과 결합해 잘 안착했다면, (지금부터는) 어디도 가지 못한 20대 여성의 표를 어떻게 사회의 정상적 여론구조 속으로,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받아들여서 잘 소화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유 “20대 여성들은 정규분포처럼 각자의 성향과 상황에 맞는 쪽으로 흩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20대 남성처럼 한 집단이 하나의 ‘백래시( Backlash·반발성 공격)’로 작용하는 것이 문제이지, 여성이 ‘떠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노 “(20대 여성처럼) ‘그 누구도 못찍겠다’라는 하나의 연령·성별층이 존재하는 건, 40대 남성에서 민주당 지지가 많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윤 “만약 윤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이른바 백래시가 어마어마하게 커질 거 같지는 않다. ‘말이 험한 것’과 실제와는 다르다. 가사 분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보면, ‘남자도 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타 연령층 남성보다) 20대 남성이 더 높다. 다만 너무 조장하려는 것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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