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만호 공급·GTX 확충..이재명 '승부수' 통할까[부동산 공약 점검①]

박성환 2022. 1. 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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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60만호 추가"…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文정부와 차별화
서울 용산공원·김포공항 등 활용…107만호 공급 미지수
GTX 확충 현실성 '뚝'…수도권 표심 잡는 선심성 '공약'

[의왕=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전 경기 의왕시 포일 어울림센터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1.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파격적인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거듭 사과하며 311만호에 달하는 대규모 주택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선 과정에서 내놨던 안보다 60만호가 더 늘어났다.

이 후보의 대규모 주택 공급 공약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과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읽힌다. 특히 집값 급등과 주거 불안에 뿔난 민심을 되돌리지 않고서는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절박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지난 23일 전국에 총 311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이 후보는 경기 의왕시 포일 어울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기존 206만호 공급 계획에 105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후보가 공약한 공공택지 공급 물량은 ▲김포공항 주변 9만호 ▲용산공원 일부 부지 및 주변 반환부지 10만호 ▲태릉·홍릉·창동 등 국공유지 2만호 ▲1호선 지하화로 8만호 등이다. 또 경기도와 인천에도 기존 계획인 123만호에 28만호를 추가로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주택은 기존 91만호에서 신규택지 20만호를 합한 111만호에 달한다.

맞춤형 주택 공급 공약도 포함됐다. 이 후보는 분양주택을 ▲건물분양형(토지임대부) ▲지분적립형 ▲누구나집형(당초 확정된 분양가로 임대 종료 후 매입) ▲이익공유형(매각 시 지분에 따라 이익 배분)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눠 공급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부인할 수 없는 정책 실패"라며 "민주당의 일원이자 대통령 후보로서 또다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주택 공급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포공항 주변은 비행 안전상 고도제한과 소음 문제 등으로 택지 개발이 쉽지 않다. 현재 공항과 인접한 인천 계양지구와 부천 대장지구의 경우 고도제한으로 15층 이상 아파트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지하철 1호선 지하화를 통한 주택 공급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기존 철로를 지하화하려면 사업 타당성 검토부터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실제 공사가 완료되기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당선되더라고 사실상 임기 내에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용산공원 일부 부지 및 주변 반환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 역시 이미 여러 차례 무산됐고,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주택 공급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지금의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2025년 완료되더라도, 부지 반환과 환경 및 토양오염 조사, 지하수와 토양정화 등에 최소 5년 이상 걸린다.

때문에 이 후보의 대규 주택 공급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나 재원조달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앞서 250만호 주택 공급 공약을 내놨을 때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311만호 공급은 현실성이 더 떨어진다"며 "311만호에 달하는 주택을 공급할 마땅한 부지가 없고, 일부 지역에서 용적률을 완화한다고 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용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GTX 신규노선 추가 등 교통편을 확대해 수도권 30분대 생활권 조성과 오래된 신도시는 특별법을 만들어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2022.01.24. photo@newsis.com

이 후보의 파격적인 공약은 또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확충하는 'GTX 플러스 프로젝트' 공약을 발표하며 수도권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공약을 발표하며 "수도권 전역을 평균 30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교통혁명을 추진해 경기도민의 직주근접성을 대폭 높이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정부가 추진하던 GTX A·C·D 노선에 연장(GTX 플러스 노선)을 더하고, E·F 노선을 신설해 수도권 전역을 평균 30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GTX-A 노선은 동탄에서 평택까지 연장을 추진한다. C 노선은 동두천에서 오산·평택까지 연장된다. 현재 김포~부천으로 계획된 D 노선을 서울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도권 동·서로 가로지르는 E 노선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광명을 거쳐 강남~구리~포천을 잇는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GTX 플러스 프로젝트에 대해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GTX노선 신설과 연장은 장기적은 계획에 따라 충분한 타당성을 검토한 뒤 공약을 내놔야 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공약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한정된 자원에서 어떻게 추진할 지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법 등이 없다"며 "GTX의 노선 신설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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