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색 안나와요..'온가족 관람용' 영화 5 [왓칭]

윤수정 기자 2022. 1. 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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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 제로, 감동·재미·힐링 장착 콘텐츠만 추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위해..거실에 틀어놓아 볼까요?

‘코로나’란 복병 때문에 연휴 내내 집 안에서 가족끼리 보내기 십상인 이번 설날. 나이가 찬 자녀들은 명절 3대 기피어 ‘취업’, ‘결혼’, ‘출산’을 피하려 먼 산만 보고, 부모님은 그런 자녀들의 무심함에 야속해 할 게 눈에 선하다. 이 와중에 어린 자녀들은 대화 없이 이어지는 떡국 식사에 오징어처럼 몸이 배배 꼬여만 갈 것이다.

그렇다고 무거운 정적이 힘들다며 급히 아무 작품이나 틀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혹여 살색이라도 나오면 서로 ‘크흠’ 거리는 기침소리만 돌아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한 터. 가족끼리 대화는 풍성하게 해주고, 거실에서도 당당히 틀 수 있게 민망함은 한 스푼 덜어낼 수 있도록 왓칭이 딱 알맞는 다섯 작품을 꼽아봤다.

◇원더(2017)

영화 ‘원더'의 한 장면. 남들과 다르게 생긴 10살 소년 ‘어기'는 왕따를 당하지만 부모와의 건강한 연결로 씩씩하게 이겨낸다.

남다른 외모 때문에 늘 헬멧으로 얼굴을 감추던 10살 소년 ‘어기 풀먼(제이콥 트렘블레이)’. 그가 가족의 도움으로 세상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어기는 어릴 적부터 선천적 안면기형으로 27번의 성형수술을 해야만 했다. 가장 좋아하는 명절은 할로윈.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건 크리스마스다. 전자는 얼굴을 각종 분장으로 가릴 수 있고 후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 아이들의 놀림이 무서워 학교도 갈 수 없어 늘 엄마와 홈스쿨링만 진행하고, 집 안에서조차 동경하는 NASA 마크가 새겨진 헬멧을 쓰고 지낸다.

그런 어기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던 엄마 ‘이사벨(줄리아 로버츠)’과 아빠 ‘네이트(오웬 윌슨)’는 어느날 어기를 학교에 보내기로 마음 먹는다. 누나 ‘비아(이자벨라 비도빅)’까지 나서 응원을 더한다. 하지만 등교 첫날부터 남다른 외모에 대한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어기는 숨고만 싶어진다. 하지만 점차 그에게 따뜻한 손을 내미는 친구들이 나타나면서 어기의 마음도 풀어져간다.

‘평범’과 ‘비평범’의 기준이 무엇인지, 심오한 질문을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과 우정 이야기로 쉽게 풀어냈다. 특히 어기 역의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나이를 벗어난 세심한 감정 연기가 돋보인다. 얼굴을 보지 않고 늘상 바닥만 보고 다닌 어기가 그 덕분에 신발만으로 사람을 잘 알아보는 특별한 습관을 갖게 됐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하다는 비판이 많은 요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줄 영화로 추천한다.

개요 영화 l 미국 l 1시간 53분

등급 전체 관람가

특징 ‘평범함’의 기준에 대해 되돌아보게 됨.

평점 IMDb 8/10 로튼토마토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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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인 스페이스(2018~2021)

1965년 미국 CBS에서 방영했던 동명 드라마의 리메이크작. 원작 드라마는 1998년 영화로 먼저 리메이크 됐었고, 이번 드라마 리메이크작은 지난해 시즌3로 종영했다.

배경은 서기 2058년. 황폐해진 지구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미래의 인류가 새 터전을 찾아 우주로 떠나는 시점이다. 이 중 우주선 주피터 2호선을 타고 떠났던 로빈슨 가족이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각종 에피소드를 그렸다.

전직 네이비 씰 출신으로 강인한 아버지인 존 로빈슨, 뭐든 잘하는 팔방미인이자 똑똑한 추리력을 자랑하는 엄마 모리 로빈슨, 의사인 첫째 딸 주디 로빈슨, 작가지망생으로 자유분방한 둘째 딸 페니 로빈슨, 순수한 막내이자 사실상 작 중 주인공 역할을 맡는 윌 로빈슨까지. 저마다 통통 튀는 개성을 자랑하는 수많은 로빈슨들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여기에 윌의 친구이자 월E를 떠올리게 하는 외계로봇은 행동 하나하나에서 귀여움이 철철 넘친다.

국내 넷플릭스 키즈콘텐츠 순위 3위를 차지할 만큼 ‘가족용 드라마’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애청자 반응은 어른들이 더 열렬하다. 그도 그럴게 광활한 우주를 그려내는 CG와 미술, 음악 연출이 성인 관객 대상의 SF영화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즌이 완결된 상태라 연휴 기간 동안 가족들끼리 정주행하기에도 딱 좋다.

개요 SF 드라마 l 미국 l 시즌 3개(총 28화)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특징 가족 드라마임에도 유치하지 않은 SF 연출과 대사들.

평점 IMDb 7.3/10 로튼토마토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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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1996)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도 유명한 작가 로알드 달의 동명 아동 문학 소설이 원작이다. 그만큼 가족용 영화이지만, 로알드 달 특유의 냉소적인 줄거리가 어김없이 곳곳에 두드러진다.

주인공은 태어날 때부터 또래보다 총명했던 소녀 마틸다.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자신의 이름을 쓸 줄 알았고, 4살 때부턴 혼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볼 정도인, 한 마디로 ‘천재 소녀’다.

반면 그녀의 주변 어른들 상태는 영 좋지 않다. 중고차 판매업자인 아버지는 엉망인 차를 겉만 그럴싸하게 파는 사기꾼이고, 마틸다에게 매번 폭언을 한다. 어머니 지니아는 육아나 집안일은 뒷전이고 틈만 나면 친구들과 빙고 게임을 하러 간다. 이들은 자신들보다 똑똑한 딸을 구박하며 학교도 제대로 보내지 않으려 한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에 간 마틸다가 만난 트런치불 교장 선생님은 학생들 괴롭히는게 일상 속 재미인 인물. 말을 안 들으면 못과 유리창이 박힌 좁은 공간에 아이들을 하루 종일 가두고, 자신의 케이크를 먹은 아이에겐 몸집만 한 케이크를 억지로 먹이는 식고문까지 자행한다. 이런 어른들에게 맞서는 마틸다를 유일하게 이해해주는건 마틸다의 천재성을 혼자 발견해 키워주고 싶어하던 허니 선생님 뿐이다.

‘바보 어른’과 그를 골탕먹이는 ‘똑똑한 아이’의 대치는 늘 희열감을 주기 마련. 여기에 아동용 스토리가 공식처럼 갖고 가는 권선징악 결말까지 더해지면서 속더부룩함 없이 시원하게 시청할 수 있는 영화다.

개요 코미디, 가족 영화 l 미국 l 98분

등급 전체 관람가

특징 똑똑한 마틸다가 주변 못된 어른들을 골탕먹일 때 따라오는 희열감.

평점 IMDb 6.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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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슈즈(2019)

'레드슈즈'는 빨간구두를 신고 모습이 변한 공주와 초록빛 난쟁이가 된 왕자들의 모험을 그린다.

우연히 빨간 마법구두를 신고 미녀로 거듭난 ‘스노우 화이트(목소리 연기: 배우 클레이 모레츠)’ 공주와 저주로 초록 난장이가 된 일곱 왕자들의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 캐릭터 외관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뺨치는 비주얼을 자랑하지만 순수 한국형 애니메이션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2020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아트디렉터상을 수상했다.

이야기 배경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동화의 섬. 사라진 아빠를 찾던 스노우 공주는 우연히 계모인 마녀 왕비 ‘레지나’가 젊음을 되찾기 위해 찾아다 놓았던 마법의 빨간 구두를 신게 된다. 평소 먹을 걸 좋아해 통통했던 스노우 공주는 구두를 신고 날씬한 미녀의 모습이 되지만 곧 레지나 왕비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런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일곱 왕자들은 진정한 사랑을 하지 않으면 평생 초록 난장이로 살게 될 거란 저주를 풀기 위해 스노우 공주를 돕게 된다.

백설공주, 멀린과 아서왕, 잭과 콩나무 등 각종 만화의 스토리를 각색한 내용들이 곳곳에 등장해 흥미를 자아낸다. 통통한 외모지만 마음씨가 곱고, 특히 ‘천하장사’ 기운을 가진 공주가 스스로 여러차례 위기를 벗어나거나 심지어 남자 주인공들까지 돕는다는 설정도 신선하다. 못생긴 요정 공주를 마녀인 줄로 착각하고 공격했다가 저주를 받은 왕자들처럼 작 중 곳곳에서 외모지상주의를 비트는 설정이 통쾌한 작품.

개요 코믹, 힐링 애니메이션 l 미국 l 1시간 32분

등급 전체 관람가

특징 통통하고 천하장사 기운이 극도로 사랑스러운 한국형 애니메이션 공주

평점 IMDb 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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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공룡둘리

올해 스물 두 살이 된 아기공룡 둘리의 ‘부천 명예 시민증’. 부천시에서는 세대를 뛰어넘는 한국 대표 캐릭터라며 이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했었다.

“후루룩짭짭 후루룩짭짭 맛좋은 라면~”

어릴 적 TV 만화영화를 열심히 챙겨봤던 세대라면 이 가사와 함께 곧바로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TV로 만화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생소한 시대가 됐지만, 그럼에도 ‘둘리’의 인기는 여전하다. 3040 세대는 “자라고보니 아무 조건 없이 둘리 일당을 받아 준 고길동이 대인배로 보인다”며, 1020은 각종 둘리 패러디물이 인기를 끌며 여전히 함께 추억을 소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작 만화가 김수정 작가도 올해 20년 만의 신작 만화를 내며 활동을 재개했다.

TV에서 만화를 보는 일은 드물어졌지만,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이점도 있다. 과거 방영 시간대를 놓치면 이 빠진 사발접시처럼 조각 난 에피소드를 더듬어 내용을 파악해야 했지만,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등을 통해 정주행이 가능해졌다는 점.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와 고길동 가족과 함께 살게 된 아기공룡 둘리의 이야기로 가족 간 대화의 꽃을 피워보는건 어떨까.

개요 코믹, 힐링 애니메이션 l 한국 l 총 26회

등급 전체 관람가

특징 추억의 둘리와 돌아보니 대인배인 고길동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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