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대형선박 바닥은 왜 전부 빨간색일까?

임애신 2022. 1. 3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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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에 세워져 있는 대형선박을 보면 대부분 하단이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 빨간색 페인트에는 선박의 수명을 길게 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대형선박의 하단은 해조류나 해양생물이 서식하기 쉽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대형 선박은 상단과 하단의 색을 다르게 칠해 잠기는 높이에 따라 선적된 화물의 무게를 판단하기도 한다"며 "물 속에서 더 쉽게 식별하기 위해 지금도 붉은색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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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하단에 오염 방지 위해 방오 페인트 칠
해양생물 번식 막아 생태계 교란 막는 역할도
최근 중금속 없는 친환경 페인트 대체
잠기는 높이 가늠 위해 빨간색 사용 유지

[세종=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항만에 세워져 있는 대형선박을 보면 대부분 하단이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 빨간색 페인트에는 선박의 수명을 길게 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2만4000TEU급 스마트 컨테이너선 (사진=대우조선해양)
3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염분이 있는 바닷물에 닿아 녹이 생기는 거을 방지하기 위해 배 전체에 특수 방수처리된 페인트를 칠한다. 특히, 배 하단인 침수부에는 방수 페인트뿐 아니라 오염을 방지하는 방오 페인트를 칠한다.

방오 페인트의 주 성분은 구리가 산화할 때 생기는 화합물인 아산화동(Cu2O)으로 어두운 붉은색을 띠고 있다. 선박의 아랫부분이 빨간색으로 보이는 이유다.

대형선박의 하단은 해조류나 해양생물이 서식하기 쉽다. 해양생물이 달라붙으면 선박은 무거워지고 표면은 거칠어져 바닷물과의 마찰력이 증가한다. 이는 운행 속도를 늦추고 연료비 소모를 늘려 선박의 수명을 단축하는 요인이 된다.

방오 페인트는 해양생물이 달라붙거나 번식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대형 선박 대부분이 세계 각국을 오가기 때문에 유해생물이 선박에 붙어 원래 살고 있던 서식지를 벗어나 다른 곳에 퍼질 수 있다. 대서양에서 유입돼 우리나라 양식장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유령멍게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방오 페인트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방오 페인트에 함유된 아산화동과 아연 등은 중금속 성분이라서 특정 지역에 계속 축적되면 환경 파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 각국은 아산화동이 함유된 방오 페인트 사용을 규제하거나 금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아산화동이 전혀 들어가지 않거나 친환경 인증을 받은 방오 페인트가 출시되고 있다. 그런데 아산화동 성분이 없는 친환경 방오 페인트 역시 빨간색을 띠고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대형 선박은 상단과 하단의 색을 다르게 칠해 잠기는 높이에 따라 선적된 화물의 무게를 판단하기도 한다”며 “물 속에서 더 쉽게 식별하기 위해 지금도 붉은색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애신 (vam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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