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은 사치" 올해도 귀성 포기한 취준생들
"취업은 커녕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라 귀성길에 오를 여력도 없습니다."
설날 연휴에 본격 돌입한 30일 오후 대전 유성구 궁동 인근의 커피 전문점에는 공부를 하는 취업 준비생으로 가득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인해 취업 문이 급격히 좁아지면서 토익과 자격증 공부 등 이력서에 추가할 '스펙' 한 줄 한 줄이 소중한 탓이다.
충남대에 재학 중인 이모(25) 씨는 "내달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원하는 기업에 이력서를 넣기에는 그에 걸맞는 스펙이 부족한 것 같다"며 "취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이번 설날은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공부에만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용 과정을 경험해 본 장기 구직자일수록 명절 스트레스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하반기 입사지원 활동을 한 신입 구직자 6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구직자들은 평균 6.1곳의 기업에 지원했지만, 서류전형 합격통보를 받은 곳은 평균 1.4곳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의 한 국립대를 졸업한 강모(28) 씨는 "2년째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경력이 전무하다 보니 불합격 통보만 30-40회 받았다"며 "취업 압박이 생기면서 설 연휴를 보내는 것도 사치로 느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급증하는 것도 공포를 키우고 있다. 행여나 코로나19에 확진돼 면접이나 자격증 응시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전 서구의 한 취업준비생은 "지역 내에 코로나19 확진자를 배려하는 기업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면접 기회 하나하나가 간절한데 귀성길이나 고향에서 오미크론에 걸리기라도 하면 취준생에게는 엄청난 손해"라고 우려했다.
이어 "면접뿐만 아니라 토익과 자격증 시험이 주기적으로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모든 시험에는 응시료가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족한 취준생일수록 귀성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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