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세상의 작은 조각이자 기억".. '영원히 사울 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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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故 사울 레이터(Saul Leiter·1923~2013). 그는 '거리 사진의 대가' '컬러 사진의 선구자'로 불린다.
업무감사 차 뉴욕에 온 그가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보게 되면서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그의 컬러플하고 다양한 거리 풍경 사진, 평범하지만 '그림같은 사진'은 세상에 끼어들지 않고 그저 관조하려 했던 한 사진가의 인생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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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사진은 끝이 없는 세상의 작은 조각이자 기억이다"
사진작가 故 사울 레이터(Saul Leiter·1923~2013). 그는 '거리 사진의 대가' '컬러 사진의 선구자'로 불린다. 사후에 더 유명해진 사진가다. 30년 가까이 성공적인 패션 포토그래퍼로 활동, '하퍼스 바자', '엘르', '에스콰이어', 영국 '보그', '라이프' 등에 사진을 게재했다.
무명의 사진가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건 독일 출판사 ‘슈타이들’의 대표 덕분이다. 업무감사 차 뉴욕에 온 그가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보게 되면서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레이터가 60년간 응시하듯 찍은 사진들이었다. 그는 1952년 뉴욕 이스트 빌리지 10번가에 아파트를 얻어 201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곳에 살았다.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곳에 머물며 거리 풍경과 오가는 사람들을 수없이 많은 필름에 담았지만, 그는 평생 찍은 사진 중 극히 일부만을 현상했다.
다채로운 색감을 지닌 그의 사진들은 ‘컬러 사진의 시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비안 마이어와 함께 영화 '캐롤'의 배경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의 컬러플하고 다양한 거리 풍경 사진, 평범하지만 '그림같은 사진'은 세상에 끼어들지 않고 그저 관조하려 했던 한 사진가의 인생도 담겼다.
레이터는 무언가 자신의 시선을 사로잡더라도 대상에 접근하는 대신 거리를 둔 채 관찰하는 편을 좋아했다. 흔들린 초점으로 포착한 피사체, 빛과 그림자가 집어삼킨 전경, 멀리서 응시하는 그의 사진에는 마치 영원히 봉인된 비밀이 숨어 있는 듯하다.
레이터를 소개하는 영화와 전시에 이어 사진 에세이도 출간됐다. 윌북이 펴낸 '영원히 사울 레이터'에는 "마치 소설 같은 흐름으로 이어지는 이미지들, 한 구절의 시 같은 그의 말들과 사울 레이터 최고의 작품들"이 담겼다. 그의 미발표 유작도 최초로 공개했다.
윌북에 따르면 레이터는 자신의 집과 스튜디오에 공개하지 않은 수천 장의 컬러 사진과 흑백 사진, 수만 장의 슬라이드와 음화, 수백 장의 회화 작품을 남겼다. 작가의 사후 설립된 사울 레이터 재단은 8만 점이 넘는 이 작품들을 전면적으로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발굴한 보석 같은 작품들을 '영원히 사울 레이터'에 수록했다.
레이터가 자기 스타일을 발견해나가던 1940년대 초기작부터 2000년대 작품까지 엄선된 사진들이 담겨 있다. 의도적으로 균형을 깨뜨린 대담한 구도, 거울과 유리에 비친 이미지, 그 모든 것의 바탕에 있는 유머 감각 등 레이터 고유의 접근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화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이 책에는 내밀한 자화상과 가족사진, 처음 공개하는 미발표 컬러 슬라이드, 레이터의 삶과 예술에 큰 영향을 주었던 두 여성 데버라와 솜스에 관한 이야기, 가족과 연인을 비롯해 여러 지인의 모습을 찍은 명함 크기의 작은 조각 사진(스니펫)까지 수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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