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배양육, 중국 농업의 미래가 되다

곽노필 2022. 1. 30. 09: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식물성 계란도..'농업 5개년 계획'에 포함
온실가스 배출 감소·식량 안보 고려한 듯
중국의 조스퓨처푸드가 만든 배양육 시제품. 조스퓨처푸드 제공

세계 최대 육류 소비국인 중국이 배양육의 개발을 농업발전 계획에 포함시켰다. 배양육을 국가 차원의 미래 식품기술로 공표한 셈이다.

배양육이란 동물을 사육하는 대신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이를 배양해 만드는 단백질 식품을 말한다.

세계 육류 소비 시장의 28%를 차지하는 중국이 배양육 개발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세계 대체육 개발 및 투자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농림축산식품부는 1월 초 발표한 ‘제14차 국가 농업 및 농촌 과학 기술 발전 5개년 계획’(2021~2025)에서 앞으로 육성할 미래식품 제조 기술 분야로 식물성 계란, 재조합 단백질과 함께 배양육을 꼽았다.

배양육은 온실가스의 주된 배출원인 축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대체육 개발 지원 단체인 굿푸드연구소(GFI)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배양육 개발에 뛰어든 업체는 100여곳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에선 이제 걸음마 단계다.

중국에서 처음 생긴 배양육 업체는 2018년 홍콩에서 출범한 아반트(AVANT)다. 아귀 등 해양동물의 배양육을 개발하는 이 업체는 그러나 지난해 싱가포르로 생산 기반을 옮겼다. 올해 안에 싱가포르에서 시험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 뒤를 이어 2019년 말 난징농업대에서 분사한 조스푸처푸드(Joes Future Food=周子未来食品)가 지난해 10월 1천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지했다. 이 회사는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돼지고기의 배양육을 개발중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이 회사는 “2009년부터 줄기세포 분화 기술을 연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무혈청 배양액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9~2020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휩쓸고 지나간 이후 돼지고기 수급 사정이 불안정해졌다. 픽사베이

아프리카돼지열병 이후 육류 수급 불안정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체육 업체 잇저스트의 조시 테트릭 대표는 ‘타임’에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계란, 육류 소비국”이라며 “5개년 계획에 배양육과 식물성 계란을 포함시킨 것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잇저스트는 현재 중국엔 식물성 계란을, 싱가포르엔 배양육 치킨을 공급하고 있다.

테트릭 대표는 중국의 이번 발표가 대체육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활성화하고 이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정부가 배양육 개발에 정책적 관심을 쏟게 된 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서 동시에 미래의 식량 안보 기반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에서 축산업은 농업부문 배출량의 30%를 차지한다. 특히 전 세계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거의 절반이 중국에 있다. 게다가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2016년 온실가스 감축과 국민 건강 개선을 위해 육류 소비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육류 시장으로서 식량 사정의 불안을 해소해야 하는 사정도 있다. 2019~2020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 농가를 휩쓴 이후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육류 수급 상황이 불안정해졌다.

중국 스타필드푸드의 식물육 쇠고기 스테이크. 스타필드푸드 제공

식물성 대체육 산업은 비교적 활발

배양육에 비하면 식물성 대체육은 상대적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한 편이다. 2019년 설립된 중국의 식물육 개발 업체 스타필드 푸드(Starfield Foods)는 해초 단백질을 재료로 한 식물육 미트볼, 버거 등을 레스토랑을 비롯한 1만4천여곳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엔 1억달러의 투자금도 확보했다. 현재 건설중인 새 공장이 양산에 들어가면 전통 축산육보다 싼 값에 식물육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밖에 식물성 유제품을 개발하는 베이징의 마블러스푸드, 식물육 패티와 미트볼 등을 선보인 상하이 히어로프로틴과 헤이메이트, 식물육 돼지고기와 가재를 출시한 쩐미트(Zhenmeat) 등이 있다. 스타벅스도 2020년 비욘드미트 등과 손잡고 중국에서 식물육 메뉴를 출시했다.

굿푸드연구소 미르테 고스커 아시아담당이사는 ‘타임’에 “세계가 단백질 수요 급증과 자연자원 감소라는 두가지 도전에 직면함에 따라 식물육과 배양육이 식량 안보를 다지고 환경 파괴와 빈곤을 완화하는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