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침묵 속, 러 아일랜드 근해 사격훈련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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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불가입을 보장할 수 없다는 미국의 서면답변을 받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일부 양보의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러시아가 아일랜드의 인근 해역에서 계획했던 군사훈련을 다른 곳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런 와중에 러시아가 아일랜드 근해에서 하려던 사격 훈련을 조정한 것은 미국의 답변에 대해 일부 수용의 의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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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갈등속 아일랜드 근해 사격훈련 장소 변경
아일랜드 EEZ 바깥으로 옮기기로..AP "이례적 양보"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불가입을 보장할 수 없다는 미국의 서면답변을 받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일부 양보의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러시아가 아일랜드의 인근 해역에서 계획했던 군사훈련을 다른 곳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아일랜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페이스북에 유리 필라토프 대사가 쓴 서한을 게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러시아는 내달 3∼8일까지 아일랜드 남서부 해안에서 240㎞가량 떨어진 해역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러시아는 지난달 15일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것을 포함해 미국과 나토 측에 러시아의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문서를 전달했고, 서방은 지난 26일 서면 답변을 러시아 측에 회신했다. 이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의 답변이 나토 동진(東進) 금지 확약 등과 같은 핵심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내용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러시아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부분은 루마니아 등에 배치된 서방의 미사일방어체계의 사찰 허용, 중·단거리 미사일의 유럽 배치 동결, 러-서방의 상대편 인근에서의 훈련 금지, 전투기 및 함정들의 근접 허용 거리 조율 등이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미국의 서면답변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직 공식적으로 반응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러시아가 아일랜드 근해에서 하려던 사격 훈련을 조정한 것은 미국의 답변에 대해 일부 수용의 의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러시아가 처음 훈련을 하려 했던 해역은 공해상이지만 아일랜드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해당하는 까닭에 일각에선 나토의 일원으로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 대한 무력시위란 해석이 나왔다.
최근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외교장관은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벌어지는 일들의 맥락에서 볼 때 지금은 군사 활동으로 긴장을 높일 시기가 아니다"라면서 반대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필라토프 대사는 서한에서 "어업 활동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훈련 장소를 아일랜드의 EEZ 바깥으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러시아가 훈련장소 이전 결정을 밝힌 것은 서방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발 물러선 이례적인 '양보'였다고 AP는 평가했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변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육해공군을 모두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 내달 예정된 연합훈련을 위해 병력과 군사 장비들을 벨라루스로 이동시키는 중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미군 8500명에 대해 유럽 배치 준비태세 강화 지시를 내린 상태다. 지난 24일부터는 나토가 지중해에서 진행 중인 '넵튠 스트라이크 22' 훈련에 자국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 호를 중심으로 한 항모전단을 참가시켰다. 양측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제안과 답변을 한차례 주고받았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러시아와 서방은 외교적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면서도 협상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 경쟁적으로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여왔다. 김광태기자 kt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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