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강남 불패론', 文정부 끝나면 소멸될까?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2. 1. 3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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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강남불패론, 이명박 정부에서 '강남 집값 폭락'으로 돌변
공급축소, 세금폭탄, 특목고 폐지로 '강남 똘똘한 한채 수요' 폭발
차기정부서 정책 바뀌고 강남 공급 급증하면 상황 달라질 수 있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였지만 강남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재건축 호재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뉴시스

<차학봉기자의 부동산 봉다방>

서초구 반포자이 216㎡ (80평형)이 지난 달 5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9월의 55억원보다 4억5000만원이 오른 가격이다. 반포래미안 130 ㎡(52평형)은 전고점보다 13억원이 오른 49억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9㎡는 이전 최고가보다 1억원 이상 오른 36억 2500만원에 거래됐다. 삼성동 아이파크도 195㎡(75평형)는 전고가 8억이 오른 70억원에 팔렸다. 압구정 현대 2차 역시 전용 160㎡가 60억2000만원으로 전거래보다 2억2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고 신고했다.

지방과 수도권은 물론 서울 강북 지역도 지난 연말부터 오름세가 주춤하거나 하락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지만, 서울 강남권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KB의 주간단위 아파트 가격 변동률 조사에서도 강남구는 주간변동률이 0.06%로 전주(0.03%)보다 오름 폭이 소폭 커졌다. 2000년대 노무현 정부에서 유행했던 ‘강남불패론’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강남,서초구 평균 거래가 20억 전후, 강북의 2~3배

강남구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017년 12억7000만원에서 작년 19억2638 만원으로 급등했다. 서초구는 12억원에서 20억4959만원으로 , 송파구가 8억5000만원에서 15억4365만원으로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강북지역은 상승률 측면에서만 보면 강남권을 추월했지만, 절대가격 측면에서는 많게는 3배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해 평균 아파트 거래가격이 강북구가 6억6940만원, 노원구가 6억7232 만원, 도봉구가 5억8488만원, 중랑구가 6억4306만원이었다. 다만 강북에서도 초고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용산구(19억9387만원)는 강남권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성동구(14억4487만원), 마포구(11억6549 만원)도 강북 평균 가격을 상회했다.

◇2012년 강남 아파트 폭락으로 소멸됐던 강남불패론

강남불패론은 2000년대 노무현 정부가 강남권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규제을 가했으나 강남 집값이 폭등하면서 유행했다. 교통, 교육, 편의시설 같은 생활 인프라 측면에서 대체 불가능하고 강남이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굳어지면서 전국적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강남 집값은 절대 하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강남불패론은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강남 집값이 폭락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사실상 소멸했다. 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2012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6.65%, 강남구는 12.09% 하락했다. 변동률이 커보이지 않지만, 당시 강남구의 일부 아파트는 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난 가격에 나온 급매물만 거래됐다. 당시 통계상 변동률보다 체감 집값 하락폭은 훨씬 컸다.

2007년 33억이던 강남의 67평형 아파트가 2013년에는 16억원에 거래되는 등 강남에 ‘반토막’ 아파트가 속출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공포심리가 퍼지면서 거래 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강남 집값 폭락은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 주택 등 이른바 공급폭탄, 신도시 입주 등이 겹쳐서 발생했다.

강남불패론의 근거중 하나가 강남의 명문 학교, 유명 학원 수요로 집값이 오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특목고, 자사고의 등장으로 강남 명문 고교에 대한 수요가 줄어 들었고 학원 수요는 인터넷 강의가 상당부분 대체했다.

여기다가 강남을 대체하는 신흥주거지도 잇따라 생겼다. 재건축, 재개발로 송파구 강동구 마포구 등에 고가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강남 수요를 분산했다.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트리마제, 갤러리아포레 등 용산 한남동과 성동구 성수동에 초고가 아파트가 건립되면서 ‘강남1극’에서 다극화 시대로 변화했다.

◇ 특목고 폐지, 똘똘한 한채 폭발시킨 종부세가 강남 신고가 행진의 원동력?

소멸했던 강남불패론이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부활한 이유는 뭘까? 작년 8월이후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로 집값이 안정세로 접어드는 가운데 강남권 아파트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온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의 효과가 고가주택보다 실수요자용, 저가 주택이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강남권 주택은 대부분 15억원 이상이서 이전부터 대출 자체가 되지 않아 금리나 대출규제에 둔감하다는 분석이다. 여기다가 종부세 등 다주택 규제에 따른 ‘똘똘한 한채’ 수요가 강남권에 집중됐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도 강남 불패론을 부활시키는데 한몫했다. 특목고, 자사고로 인해 강남 명문고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지만. 문 재인 정부는 2025년 자사고, 특목고 폐지를 선언했다. 이에따라 초등학교부터 강남권 명문고 진학을 겨냥해서 이주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시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신통기획(신속통합기획)이 압구정동 등 강남권 재건축 대상아파트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북과 경기도도 집값이 폭등하면서 강남권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주장을 편다.

◇초고가는 한남동과 뚝섬이 강남 압도, 변화의 조짐?

하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극성을 부리던 강남불패론이 정권교체이후 소멸했듯이 문재인 정부에서 부활한 강남불패론도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남권 재건축을 틀어 막은 것이 강남권 새아파트 공급감소로 이어져 가격 폭등에 한 몫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강남권 재건축 규제를 완호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통기획이다. 이재명, 윤석열 여야 대통령 후보도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강북에도 초인기 주거지역이 등장한 만큼, 강남불패론은 성립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의 최고급 아파트는 강남이 아니다. 작년 거래된 상위 30위 고가아파트는 용산이 17곳, 강남구 8곳, 서초구 3곳, 성동구 2곳이다. 용산 한남동의 파르코 한남이 120억원과 117억원으로 1,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월세 2000만원이 넘는 아파트 거래 10건중 아크로서울포레스트(5건), 갤러리아포레(2건) 등 성수동이 7건이었으며 한남더힐 1건, 나인원하남 1건 등 한남동이 2건이었다. 강남은 효성빌라 청담101 1건이었다. 초고가 월세임대시장에서는 강북이 강남을 압도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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