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1위 속사정은 '아내의 유혹'..BMW, '오빠' 믿고 복수혈전 [세상만車]
여성·40대 이상 선호도 1위, 벤츠
남성·40대 이하 '오빠차'는 BMW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수입차 브랜드 1위 자리를 6년 연속 차지한 비결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 여성 구매자 비율이 가장 높다. 여기에 경제력을 갖춘 40~60대에게 사랑받는 것도 한몫했다. '우먼파워'와 '아내의 유혹' 덕분에 1위에 오른 셈이다.
'용호상박' BMW코리아는 여심을 잡는 뒷심이 부족해 벤츠코리아에 밀렸다. 대신 '젊은 오빠'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타도 벤츠' 추진력을 얻었다. BMW는 남성과 20·30대가 가장 선호하는 수입차 브랜드다.
28일 매경닷컴이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2021년 개인 구매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BMW코리아는 같은 기간 6만5669대를 팔았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출고 대란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판매가 12.5%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23.7%로 2위를 기록했다.
두 브랜드 점유율을 합하면 51.2%다. 국내 판매된 수입차 2대 중 1대는 벤츠와 BMW라는 뜻이다.
BMW코리아는 2000년대 초·중반에 렉서스코리아, 혼다코리아와 1위 다툼을 벌이다 2009~2015년 7년 연속 수입차 1위를 차지했다.
벤츠는 2016년 벤츠 E클래스 인기에 힘입어 '1위'에 오른 뒤 지난해까지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벤츠는 40대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법인(리스·렌트 포함)을 제외하고 개인이 구매한 벤츠 차량 3만8733대 중 1만2214대를 40대가 샀다. 개인 구매자 3분의 1이 40대다.
30대는 1만98대, 50대는 8623대, 60대는 4756대, 20대는 1773대, 70대 이상은 1259대를 구입했다.
BMW는 30대에게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개인이 구매한 BMW 차량은 4만1290대다. 이 중 30대가 1만6258대를 구입했다. 40대는 1만3344대, 50대는 5783대, 20대는 3429대, 60대는 2073대, 70대 이상은 39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남성이 구입한 수입차는 11만6357대다. 수입차 브랜드 중 남성 구매자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BMW다. 그다음이 벤츠다. 판매대수는 각각 3만518대, 2만3473대다.
같은 기간 여성이 구입한 수입차는 5만7506대다. 여성들이 가장 선호한 수입차 브랜드는 벤츠다. BMW는 그다음이다. 판매대수는 각각 1만5260대, 1만772대다.
벤츠의 경우 남성 비율은 60.6%, 여성 비율은 39.4%로 나왔다. 남성 비율은 평균에 미치지 못했지만 여성 비율은 평균을 넘어섰다.
벤츠가 BMW를 제치고 수입차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여심 공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벤츠는 E클래스는 지난해 2만6109대로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BMW 5시리즈는 1만7447대로 2위를 기록했다. 벤츠 E클래스가 BMW 5시리즈보다 8662대 많이 팔렸다.
두 브랜드 간 판매대수 차이는 1만483대다. 벤츠가 수입차 브랜드 판매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벤츠 E클래스에서 BMW 5시리즈를 이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벤츠 E클래스 구입자 중 남성은 9568명, 여성은 6085명이다. BMW 5시리즈의 경우 남성이 9915명, 여성이 2720명이다. 여성 구매자들은 BMW 5시리즈보다 벤츠 E클래스를 두 배 이상 많이 구입했다.
다음소프트는 201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서 벤츠 E클래스와 관련해 나온 210억건이 넘는 데이터를 분석해 핵심 키워드를 추출했다.
다음소프트가 벤츠 E클래스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전문직'과 '맞벌이'가 가장 두드러지게 언급됐다. 성취를 상징하는 수입차 모델에서도 벤츠 E클래스가 가장 많이 나왔다.
벤츠 E클래스가 전문직과 맞벌이 부부의 차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여성의 차량 선택권이 예전보다 세진 것으로 여겨진다.
'아내의 유혹'이 벤츠 E클래스 판매에 영향을 줬다고 풀이할 수 있다. 전문직으로 진출해 성공한 여성도 벤츠 E클래스를 선호한 것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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