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코로나19 2년..청년 예술인, 꿈의 무대를 찾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많은 것들이 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합 금지 등의 조치는 사회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그중 관객과 직접 소통해야 하는 문화예술인들의 고충은 더해만 갔다. 특히 청년 예술인들의 어려움은 더욱 늘었다. 다행히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이들이 코로나 시대에서도 꿈을 펼칠 기회가 생기고 있다.
부산광역시의 한 음악 연습실에서는 부산 토박이 인디밴드 '일리아나 블랙'의 연습이 한창이다. 부산 지역 곳곳을 돌며, 공연에 한창일 시기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무대 대신, 연습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이다.
빼곡했던 달력도 텅빈 지 오래다. 밴드 멤버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리더 정용석 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주말에는 항상 공연이 꽉 차 있었다"며 "요즘엔 공연이 없어서 벽에 걸려 있는 일정표가 텅 비어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공연 대신 수업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보람되지만, 이들은 무대 위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하단다.
그러던 중 일리아나 블랙에게 특별한 공연 기회가 찾아왔다. 한 기업의 인디 뮤지션 공연 지원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돼 꾸민 무대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공연계에 활기를 더하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한다. 덕분에 부산 지역 관객들도 제대로 된 오프라인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용석 씨는 "지원서를 쓸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워낙 경쟁률이 높아서 음악과 영상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써서 참여했는데 선정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하는 밴드 멤버들은 물론 부산지역 관객들에게도 선물 같은 무대였다.
드럼을 맡은 멤버 이규민 씨는 "너무 행복하다. 오랜만에 좋은 공연도 하고 관객 앞에 서는 게 이렇게 행복하다"며 "2년 만에 이렇게 대면 공연을 하는 거라 좋았고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서 공연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공연계와 마찬가지로 전시업계도 코로나19로 인해 큰 피해를 보았다. 관객과 소통할 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에서 작업실을 운영하며 2014년부터 전 세계 난민들을 취재하며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진섭 씨도 전시관이 대부분 닫혀 관객을 만날 수 없어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행히 한 기업의 청년 작가 전시회를 통해 'G의 나라'라는 연작 시리즈를 선보이게 됐다. 10여 년간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펀드를 조성하며 화가, 사진가, 설치미술가들을 지원해온 이 기업의 청년 작가 전시회에서 조씨를 다시 만났다.
조씨는 "타 장르의 작가분들과 함께 하는 전시회는 처음이다"라며 "자극도 되고 영감을 얻기도 한 귀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작품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본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K사의 사회공헌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본 청년 예술인을 특정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라며 "청년 예술인에게 공연과 전시의 기회를 제공해 어려운 시국이지만 관객과 소통하고 서로가 힘을 얻을 수 있자는 취지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코로나 시대에도 조금씩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메세나 사업을 통해 문화예술계를 계속 지원해온 S사 역시 직접 공연장을 운영하며 공연장 2층에는 제작 스튜디오까지 개설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비대면 공연을 진행하고 기회가 부족한 예술인들에게 창작을 위한 공간과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S사 브랜드기획팀 담당자는 "코로나19가 메세나 사업의 큰 계기가 됐다"라며 "스튜디오 이름이 '확신스튜디오'인데 이를 통해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콘텐츠 제작 후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이의 도움으로 힘든 시간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청년 예술인들은 다시 한번 희망찬 내일을 꿈꿀 수 있게 됐다.
관객들 역시 이러한 문화 예술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현실이 된 그들의 상상을 더욱 크게 펼칠 수 있게 응원하게 될 것이다.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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