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제주의 목축문화 유물 '잣성'을 아시나요?

제주방송 하창훈 2022. 1. 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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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바람, 여자가 많다고 하여 옛부터 제주는 삼다의 섬이라 불리곤 했습니다.

잣성이 만들어진 과정이나 목적, 현재까지 남아있는 형태 등을 보면 당연히 제주의 역사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는데도 말이죠.

'수망리 산마장 잣성'은 그나마 잘 알려진 잣성 중 하나입니다.

수망리 산마장 잣성이 향토유형유산으로 지정됐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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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바람, 여자가 많다고 하여 옛부터 제주는 삼다의 섬이라 불리곤 했습니다.

그 중 돌은 제주지역 어디를 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돌이 조선시대에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가 않습니다.

조선시대 제주에는 국영 목마장이 있었습니다.

이 국영 목마장을 경계짓는 것을 잣성이라고 부르는데, 일반 밭담보다는 높고 높이도 일정한데다 겹겹이 쌓여진 특징이 있습니다.

쌓여진 해발 고도에 따라 상잣성과 중잣성, 하잣성으로 구분되기도 했습니다.

잣성이 만들어진 건 1430년부터였다고 합니다.

해발 고도에 따라 잣성이 쌓여진 이유를 들여다보면 쉽게 짐작이 되듯이, 방목중인 말이 동사하거나 잃어버리는 사고를 방지하고, 말이 농경지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초기에 만들어진 길이는 165리, 그러니까 64.8km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후 목장별 경계를 위해 잣성이 더 만들어지면서 1700년대 후반엔 640리, 즉 250km가 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단일 유물로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선형의 유적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잣성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인력도 투입됐습니다.

국영 목마장을 경계짓는 일이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있는 장정이라면 누구나 이 일에 동원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돌을 주워다 쌓는 일을 반복하고, 그 길이가 엄청난만큼 한번 동원되면 최소 몇 달은 밖에서 생활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찌보면 제주의 한 역사라고 볼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잣성에 대한 연구는 잘 되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첫 연구가 2,000년대 초반 민간인 석사 논문에서 언급됐을 정도로 그동안 관심이 없었습니다.

잣성이 만들어진 과정이나 목적, 현재까지 남아있는 형태 등을 보면 당연히 제주의 역사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는데도 말이죠.

이후에도 제주잣성보존회 등의 민간조직에서 시작한 연구와 복구 정도가 보존활동의 전부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잣성의 원형은 점점 사라졌습니다.

각종 개발로 원형이 아예 사라진 곳도 있었고, 소나무 재선충병 제거작업 진입로 확보 등으로 훼손되는 잣성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수망리 산마장 잣성'은 그나마 잘 알려진 잣성 중 하나입니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이승악과 표선면 가시리 대록산을 연결하는데, 제주에서 가장 긴 잣성으로 길이만 총 15km를 넘고 있습니다.

19세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고 원형을 잘 간직한 목축 역사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역사적 가치를 인지하고 잘 보존한 결과였습니다.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이 곳은 지난해 향토유형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향토유형유산이란 유형의 문화적 또는 자연적 소산으로서 향토 문화 보존에 필요한 것을 말합니다.

수망리 산마장 잣성이 향토유형유산으로 지정됐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앞으로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잣성의 총 길이가 640리, 즉 250km가 넘기 때문입니다.

특히 상잣성의 경우 해발 450m~600m 일대에 형성됐다고 하는데, 아직은 그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잣성은 제주 목축문화의 상징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의 목축문화는 제주의 한 역사이기도 합니다.

소중한 제주의 역사가 모두 사라지기 전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JIBS 제주방송 하창훈 (chha@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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