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더더, 깊게 넣으셔야 돼요"..면봉 쥐고 주저하는 손

이시우 기자 2022. 1. 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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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 첫날인 29일 충남 천안시청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오모(28)씨는 의료진의 안내를 받으며 거울이 놓인 테이블에 앉았다.

의료진의 설명대로 밀봉된 검체 채취용 면봉을 꺼내 손에 쥔 그는 거울을 바라보며 면봉을 왼쪽 콧 속에 집어넣었다.

"콧 속에서 면봉을 돌려가며 묻히셔야 해요." 고통스러운 과정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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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항원검사 첫 날, "어렵다" "빨라서 좋다" 시민 반응 다양
29일 충남 천안 임시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설 명절 연휴 첫날인 29일 충남 천안시청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오모(28)씨는 의료진의 안내를 받으며 거울이 놓인 테이블에 앉았다.

의료진의 설명대로 밀봉된 검체 채취용 면봉을 꺼내 손에 쥔 그는 거울을 바라보며 면봉을 왼쪽 콧 속에 집어넣었다. "더, 더, 더"를 외치는 의료진이 독려에도 면봉의 길이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의료진의 목소리가 더 커진 뒤에야 면봉은 목적지에 다다랐다. 의료진의 요구는 계속 이어졌다. "콧 속에서 면봉을 돌려가며 묻히셔야 해요." 고통스러운 과정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졌다.

검체가 묻은 면봉을 시약에 넣어 섞고 검사 키트에 시약을 떨어뜨린 뒤에야 검사는 마무리됐다.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15분 기다린 오씨는 진단키트에 표시된 한 줄을 확인하고서야 웃을 수 있었다.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맞지 못해 필요할 때마다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며 "PCR검사는 하루 전에 받아야 했지만 자가진단키트로 10여분 만에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29일 신속항원검사가 시행된 천안시청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신속항원검사가 첫 시행된 이날 오전, 천안 임시선별진료소에는 30여명의 시민들이 찾아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손수 검사했다.

천안시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 폭증에 따른 정부의 방역대책 전환에 발맞춰 기존 임시 진료소에 자가진단 검사소를 추가 설치했다.

의료진이 상주하며 자가진단키트 사용 방법 등을 설명하지만 검체 채취 등 모든 과정을 본인이 직접해야 한다.

"회사에서 음성 확인서를 받아 오라고 했다"는 회사원과 "고향 방문 전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싶었다"는 일가족 4명 등 이른 아침부터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싶은 시민들이 진료소를 찾았다.

이날 오전에 검사한 시민 38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여전히 PCR검사를 선호했다. 신속항원검사는 대기없이 검사가 이뤄졌지만 같은 시간 PCR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은 1~2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설 명절 연휴 첫날인 29일, 충남 천안시청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뉴스1

방역당국도 신속항원검사로 유도하지 않았다. 명절 기간에는 기존 진단검사체계를 유지하며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겠다는 계획이다.

명절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전환되는 방역체계에 효과적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다. 연일 500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진단검사 능력이 있다는 판단도 뒷받침됐다.

시 관계자는 "신속항원키드 1만 7000여개를 확보했지만 명절 연휴가 끝난 뒤 방역체계가 본격적으로 전환되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존 체계로 진단검사가 가능한 만큼 연휴 기간에는 기존의 방역 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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