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이런데..동료 괴롭힘 감찰 받아도 "CCTV에 없네" 불문 종결

황예림 기자, 박수현 기자 2022. 1.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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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과는 징계나 경고·주의 처분이 아닌 '불문 종결'이었다.

A경사는 "경찰청에서 사무실 CCTV(폐쇄회로TV) 자료 등을 근거로 감찰을 종결했는데 CCTV는 근무자 자리가 아닌 금고를 비추고 있었다"며 "제 식구 감싸기 결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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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내부 감찰을 의뢰한 지방경찰청 소속 A경사는 지난달 21일 '감찰이 불문 종결됐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A경사는 감찰 과정에서 "동료가 수 차례 뒤통수를 때리고 화장실에 갈 때마다 몰래 뒤따라 오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다", "'쟤 또라이 아니냐'는 모욕적인 발언을 듣고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결과는 징계나 경고·주의 처분이 아닌 '불문 종결'이었다. A경사는 "경찰청에서 사무실 CCTV(폐쇄회로TV) 자료 등을 근거로 감찰을 종결했는데 CCTV는 근무자 자리가 아닌 금고를 비추고 있었다"며 "제 식구 감싸기 결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 처분을 받는 경찰관 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은 경징계로 종결됐다. 일각에서는 경찰 조직이 형식적인 내부 감찰 제도를 개선하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직장 내 괴롭힘 징계 경찰관 지난해 31명 …갑질 호소하다 극단 선택하는 사례도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 처분받은 경찰관은 △2019년 22명 △2020년 30명 △2021년 31명 등으로 최근 3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경찰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나온다. 지난해 10월16일 인천경찰청 소속 B경사는 '상관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업무를 게을리해 맡은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사건을 키우지 말고 서둘러 마무리하라는 종용을 받아 괴로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20년 10월17일 경기 평택경찰서 소속 C경감도 상관의 폭언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C경감은 상관 2명에게 지속적으로 폭언을 듣고 휴일에 업무 지시를 받으며 격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내 괴롭힘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조직의 대처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3년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받은 경찰관 83명 중 약 47%에 이르는 38명은 가장 가벼운 조치인 '견책' 처분을 받았다.

견책과 함께 경징계로 분류되는 '감봉' 처분을 받은 이는 27명으로 약 33%에 달했다. 중징계에 해당하는 '강등'과 '정직' 결정이 내려진 경찰관은 각각 3명·15명이었고, '파면'과 '해임'을 처분받은 사람은 없었다.

전문가 "경중 따른 적절한 징계 필요…시대 뒤처진 문화도 개선해야"
전문가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적절한 징계를 내리는 한편 형식적인 내부 감찰 제도를 개선하는 등 조직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 조직의 지나치게 수직적인 문화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징계를 통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할 순 없지만 사안을 개별적으로 들여다보고 무거운 사건에 대해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경찰 내부에 마련된 청문감사관 제도 등도 현장에선 잘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해자가 더 자유롭게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경찰이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괴롭힘당하는 사람을 조기에 발견하는 일"이라며 "감찰을 통해 내부에서 해결하는 게 어렵다면 정신과 의사·갈등조정기관 등 외부 전문가나 기관을 개입시키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감찰·감사 권한을 강화하는 동시에 관리자 계급의 인식을 개선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되는 등 수평적으로 변한 사회 분위기에 걸맞게 경찰 간부들도 지나치게 권위적으로 업무를 지시하지 못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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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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