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농촌 모델 삼지연의 실상

2022. 1. 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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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선 요즘 과거 우리나라 새마을 운동을 연상시키는 농촌 진흥, 농촌 발전 운동이 한창입니다.

◀ 안주희 앵커 ▶

농촌 발전의 모델은 바로 최근 개건된 삼지연시인데요.

북한은 삼지연시가 천지개벽했다고 자랑하고 있죠?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그 삼지연시 건설 과정을 자세히 살펴봤더니, 너무나 열악한 북한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평균해발 1300미터, 백두산 중턱 산골마을 삼지연이 이국적 풍경의 도시로 확 바뀌었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은 삼지연시의 널찍한 도로와 형형색색의 건물, 수천 여 채의 높고 낮은 주택을 되풀이 해 보여주며 노동당과 김정은 위원장을 칭송합니다.

[신영실/삼지연시 입주민] "좋다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다 인민들인데 우리 생활세간에 모든 게 몸에 맞게 편리하게 다 해놓아서 진짜 원래 모습을 찾아볼래도 찾아보지도 못하고"

[오성숙/삼지연시 입주민] "24시간 뜨끈한 전기 난방에서 물도 잘 나오고 전기도 잘 나와서 뜨뜻하게 추운 줄 모르고 납니다."

북한은 3차례에 걸쳐 리모델링을 한 삼지연시를 "사회주의 이상촌", "문명한 산간도시의 전형으로 부릅니다.

또 북한내의 모든 농촌들이 삼지연시를 본보기와 표준삼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2021년 12월] "(김정은 위원장이) 읍지구뿐 아니라 시안의 여러 지구들과 농장들이 사회주의산간문화도시의 본보기로, 농촌진흥의 표준으로 전변되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북한 방송이 공개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삼지연시가 어떻게 성공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공개했습니다.

다른 농촌마을에 본보기가 될 이들의 눈물겨운 분투기와 성공담.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북한의 열악한 현실과 경제상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영하 30도..."

전국에서 건설인력을 동원했지만 이들에게는 시멘트부터 장비 굴릴 연료까지 모든 것이 부족했습니다.

대부분의 주택은 콘크리트가 아닌 벽돌을 쌓아 지을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벽돌이 충분할리 없었습니다.

[조남일/삼지연 포태건설여단 과장] "벽돌을 생산해서 시멘트를 절약할 방도를 찾자 우리가 계획을 세우고, 여기 흔한 진흙과 감자가루공장에서 나오는 연재를 가지고 하자고"

벽돌 만들 재료도 부족해, 현장 근로자들이 근처에서 퍼온 진흙과 공장 보일러나 굴뚝에서 긁어낸 석탄재를 섞어서 벽돌은 만든겁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실제로 시멘트벽돌 보다는 강도는 약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대용은 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그런 벽돌을 쓸 때는 인테리어 기능으로 쓰거든요."

사이즈 맞는 철근도 없어서 일반 철근을 열처리해 휘거나 늘여써야 하지만 불을 지필 석탄도 부족했습니다.

방법은 자력갱생.

실패를 거듭한 결과 열을 쓰지 않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주장합니다.

[리건수/중앙기관여단 대원] "석탄을 이용하지 않고 철근을 생산할 수 없겠는가, 자체로 무소둔철근연신기를 제작 도입했습니다. 매월 50톤씩 이용하던 석탄을 전혀 쓰지 않게 되었으며"

기와, 문, 창문, 가구 모두 공급 차질로 현장에서 재료를 구해 직접 만들어 썼습니다.

인조대리석이나 화강석처럼 보이는 이 석판은 현장 근로자들이 직접 만든 겁니다.

[리금철/중앙기관여단 중대장] "삼지연시 지구에서 나오는 붉은 돌 가져다가 다 파쇄해서 산화철하고 합리적인 배합 비율을 다 찾아가지고"

그렇게 완공된 삼지연시.

북한이 자랑하는 이상향 삼지연주택은 건설자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부족한 시멘트와 내외장재가 평양에 우선 집중되다보니 지방 건설은 후순위가 될수밖에 없습니다.

[조선중앙TV/1월 24일] "만경대애국늄창공장에서 수도의 1만세대살림집건설에 필요한 건재품생산에 힘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때문에 지방 건설에 필요한 시멘트, 건설장비, 자재 등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약속했지만 지방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일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지방 건설자들은 삼지연의 건설자들이 다큐멘터리에서 밝힌것처럼 자력갱생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이 펼치는 농촌진흥 구상의 핵심은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 해소입니다.

하지만 같은 농촌이라도 지역과 여건에 따른 불균형은 매우 큽니다.

특히 여건이 좋은 도시 인근 농장은 기계화, 정보화까지 하면서 다수확으로 고소득을 거두기도 하지만 척박한 지역의 농촌은 국가 빚이 쌓일 정도로 여건이 어렵습니다.

[조충희/탈북민] "도시 인근에 있냐 도시하고 많이 떨어져 있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인프라라든지 도장 조건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해서 농촌의 지역적 차이가 엄청 심하고, 진짜 못사는 농장은 티비없는 집들도 많고요, 일반인하고 노숙자하고 하고 다니는거 눈으로 봤을때 정도의 차이가.."

이런 상황에서 주거 개선, 마을건설까지 하기는 쉽지 않다는 겁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도시 주변에는) 노동자층이 많기 때문에 두텁기 때문에 인력을 조달하는 것이 조금 유리합니다 군 같은 경우에는 사실 사람이 너무 적어요. 농촌의 인구가 너무 적기 때문에 그 농촌 인구가 건설에 동원된다 결국에는 동원이 돼서 농촌을 어떻게 이제 개선한다라고 하는 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북한은 식량증산과 농촌진흥에 사활을 걸고 기존의 농업성 부서를 농촌 관련 전 부서를 통합하는 농촌위원회로 확대 편성했습니다.

농촌의 삶을 개선시켜서 지방이 변하는 새 세상을 열고, 이번에는 기어코 누구나 흰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기와집에서 살게 해주겠다는 북한의 약속.

하지만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는 삼지연시의 건설자들처럼 주민들 스스로 피와 땀으로 자력갱생해야 하는 고달픈 현실의 벽을 넘어야 합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37238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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