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폐기 고민하던 횡성 무, 케이블TV 지역채널 커머스로 '회생'

심지혜 2022. 1.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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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와 지역 농특산물 판매..설 연휴 앞두고 특산물 대전 행사도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지난해 10월 강원도 횡성에서 무 농사를 짓는 김성규 씨는 풍년을 맞았지만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가 줄면서 무 값이 폭락했기 때문. 판로가 막힌 데다 일할 사람까지 구할 수 없었다.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는 '산지 폐기'마저 고민하던 차에 지역 케이블 방송인 LG헬로비전에서 '지역채널 커머스' 제안이 왔다. 덕분에 준비했던 20kg 2천상자를 모두 판매, 고민을 덜었다.

LG헬로비전이 지난해 10월 가격 폭락으로 폐기를 고민하던 무를 지역채널 커머스를 통해 판매를 도왔다. [사진=LG헬로비전]

◆ 케이블TV, 지자체와 손잡고 농가-소비자 연결

29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는 '지역채널 커머스'를 통해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역 농가와 소상공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케이블TV는 지역성 구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밀착 미디어 커머스'를 새롭게 시도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고, 정부, 지자체와 함께하는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케이블TV판 화개장터 역할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통시장에 오는 발길이 줄고 지역 대표 축제들은 연이어 취소되면서, 생산자와 소상공인들은 소득이 줄고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금산인삼축제, 목포항구축제,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 등 지역 대표 대형축제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행사가 연기되거나 축소된 상황이었다. 각 축제위원회는 온라인 홍보대사 위촉, 온라인 쇼핑몰 입점, 라이브 커머스, TV홈쇼핑 등 비대면 채널에서 대안을 찾으려 했다.

케이블TV '지역채널 커머스'는 지역 생산자의 상품을 전국 권역 소비자들에게 바로 배송하는 '농장에서 식탁으로(Farm to Table)' 모델을 지향한다. 생산자인 지역 농가와 소비자인 주민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생산자는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며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소비자는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다는 장점이 있다. 어려움에 처한 농가의 생산품을 구매하면서 '착한 소비'에 동참하는 효과 또한 기대된다.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케이블TV의 노력에 지자체도 손을 잡았다. 경기 침체로 고심하고 있던 지자체들은 케이블TV의 지역채널 커머스를 활용해 지역 농특산물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실증 특례 부여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지역채널이 더욱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정부는 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케이블TV가 지역채널에서 하루 3시간, 3회 이내 상품 소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2년간 실증특례 적용을 결정했다.

JCN울산중앙방송이 케이블TV 최초로 웹드라마를 접목한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을 선보인다. [사진=LG헬로비전]

◆ 판매 고민하던 농수산물 지역채널 타고 훨훨

지역채널 커머스의 대표적 성공사례로는 LG헬로비전이 지난해 6월과 10월 진행한 강원도 원주 감자와 횡성 고랭지 무가 꼽힌다. 원주 감자는 하루 출하 가능한 물량을 방송 기간동안 계속 완판했다. 홈쇼핑은 진입장벽이 높아 고려하지 못했는데, 지역채널 커머스로 활로가 열린 것이다. LG헬로비전은 커머스 판매 수량만큼 감자를 추가로 구매해 원주지역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횡성 고랭지 무 역시 준비 물량이 모두 동날만큼 호응을 얻었다.

지역 특산물로 차리는 밥상을 테마로 한 예능 프로그램에 라이브 커머스를 연계한 '팔도밥상 플러스'도 있다. 전남 광양의 완숙 토마토는 본방 전 진행한 라이브 커머스에서 누적 시청자 2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20분 만에 준비한 수량을 모두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HCN은 최근 부산광역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플라스틱 재활용 의류를 판매하는 '우시산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했다. 해양생물을 죽이는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솜이나 면으로 가공한 의류, 인형 등을 판매했다. 플라스틱으로 환경 훼손이 심해지는 가운데 이를 재활용한 제품을 지역채널 라이브 커머스로 알린 것이다.

지역채널 커머스에 대한 호응이 계속되자 JCN울산중앙방송은 설 연휴 기간 케이블TV 최초로 웹드라마를 접목해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을 선보인다. 방송은 다음달 4일까지로 지역 대표 특산물인 울주배와 배로 만든 즙과 잼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웹드라마는 지역 특산물 홍보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공무원들 사이에서 발생한 소소한 에피소드에 울주군청 농업정책과 공무원들이 드라마에 카메오로 출연해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류남호 울주군청 농업정책과장은 "이번 협업을 통해서 기존에 시도해 보지 않았던 웹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새로운 농가 판로개척을 위한 기회가 됐다"며 "행정과 언론과 농가가 삼박자를 이뤄 울주배의 전국적 홍보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울주군은 라이브커머스를 보다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G헬로비전은 '설맞이 팔도특산물 대전'을 진행한다. 방송에서는 ▲강원한우 국거리+불고기+장조림 3종 ▲남원 한과 ▲상주 곶감 ▲산청 떡 ▲경북 사과 등의 상품을 최대 4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커머스 방송은 각 지역 케이블TV마다 제공하는 지역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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