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광구가 4300억원과 함께 돌아왔다..SK이노에 무슨 일이?

김성은 기자 2022. 1. 2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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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뜻밖의 4300여 억원을 손에 쥐었다. 매각이 무산된 페루 광구에서 중단됐던 영업이익이 계속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광구는 매각 작업이 진행됐던 지난 2년 동안 평상시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와 7년 만에 석유개발 사업부 분기 이익을 최대치로 이끌었다. 이유는 유가 급등에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페루 88, 56 광구 매각 계약의 해제 영향으로 중단 반영 중이던 영업손익을 계속 영업손익으로 재분류했다"며 "이에 따라 2020~2021년 영업이익이 각각 1485억원, 2878억원씩 증가했으며 해당 이익은 분기별로 소급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E&P(석유개발) 사업 페루 광구 매각 계약 해제 공시를 냈다.

2019년 9월, E&P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및 사업모델 전환을 위해 페루 정부 승인을 전제로 거래상대방인 플러스페트롤(Pluspetrol)과 페루 88 및 56 광구 지분(각각 17.6%) 일체에 대한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정해진 기간 내 페루 정부의 매각 승인이 불가능해 매각 절차 완료 없이 계약이 해제됐다는 내용이다. 당시 매각 금액은 10억5200만달러(1조2700억원)로 공시됐었다.

SK이노베이션은 1996년부터 페루 8광구에서 원유를 생산한 이래 2004년 88광구, 2008년 56광구의 생산을 개시했다. 2010년에는 석유개발, 파이프운송, 액화천연가스(LNG)생산, 수출까지 이어지는 페루 LNG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남미 최대 가스전으로 꼽혔던 페루 광구 석유개발 사업은 SK이노베이션 내에서도 매년 안정적으로 수입을 벌어들이는 알짜 사업으로 꼽혔었다.

그럼에도 불구 SK이노베이션이 이 광구를 매각하려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육성키 위한 자금의 확보, 사업 체질 전환을 위한 딥체인지 일환이었다.

매각 계약이 해제된 것은 SK이노베이션이 공시에서 밝혔듯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현지 정부 승인 획득에 실패한 영향이 가장 크다.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해외 정치적 이슈로 매각이 무산됐단 설명이다.

계획했던 포트폴리오 전환이 더뎌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지만 정작 SK이노베이션 품으로 되돌아온 페루 광구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와 재무지표상으로는 적지 않은 이익을 남겼다.

페루 광구는 매각 작업이 진행되기 전 SK이노베이션 내에서 연간 1000억원씩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냈던 사업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2020년(1485억원), 2021년(2878억원) 이익 모두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덕분에 지난해 4분기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 사업 영업이익은 1119억원을 기록했는데 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 사업이 1000억원을 넘긴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약 7년 만이다.

비밀은 최근의 유가 상승에 있다. 페루 광구에서 SK이노베이션이 얻는 천연가스 매장량은 정해져 있고 유가로 대변되는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익을 내는 구조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WTI(서부텍사스원유) 가격은 1월 초 배럴당 61.3달러에서 12월 말 48.5달러로 내렸지만 2021년 이후로는 급등세였다.

2021년 국제유가는 57.9% 올랐고 올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해 90달러를 넘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운 고조, 팬데믹 이전으로의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연내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페루 광구에서 올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다.

통상 해외 광구 매각시 국내외에서 매각가의 30%의 세금을 제한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한다는 가정 아래, SK이노베이션은 2020년부터 2022~2023년까지 당초 매각을 통해 손에 쥐려 했던 현금을 벌 수도 있는 셈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정치적 이유로 페루 광구 매각의 길이 가로막힌 만큼 성급히 해당 사업의 재매각을 추진하는 대신 신중히 여러 방면의 관련된 사업 검토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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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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