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민이는 날 뛰어넘었지" "아직은 아니죠"

송원형 기자 2022. 1. 2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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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英 프리미어리거 3인
박지성·손흥민·황희찬 화상 대화
토트넘, 유튜브로 영상 공개
한국어 대화에 영어 자막 붙여
"부상 없이 선수 생활" 설 덕담 나눠

“흥민이형은 저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하고 있어서 부담감을 느끼지 않아요. 흥민이형을 따라가기보다는 저만의 길을 가고 싶어요.”

막내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자 큰형 박지성(41)이 “흥민이는 어렸을 때 나를 뛰어넘는다고 했다”며 웃었다. 손흥민(30·토트넘)이 “그렇지 않다. 지금도 뛰어넘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손사래를 치자, 박지성이 정리했다. “아니야, 뛰어넘었어.”

전·현직 프리미어리거 박지성과 손흥민, 황희찬이 영상 통화로 설 덕담을 나누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세 사람의 대화를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영어로 자막을 달았다. /토트넘 유튜브

전·현직 프리미어리거가 설날을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토트넘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박지성과 손흥민, 황희찬의 영상 통화를 공개했다. 토트넘은 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한국말 대화를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영어로 자막을 달았다. 박지성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뛰며 EPL 우승 4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달성했다. 맨유 통산 성적은 204경기 출전 28골 29도움. 이후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도 활약했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후 일곱 번째 시즌을 맞고 있다. 미드필더였던 박지성과 달리 공격수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305경기에 출전, 116골 69도움을 올렸다. 우승컵은 한 번도 들지 못했다. 황희찬은 작년 8월부터 울버햄프턴에서 임대 선수로 뛰면서 14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됐고, 최근 활약상을 인정받아 완전 이적 계약을 맺었다. 울버햄프턴에선 15경기 4골을 넣었다.

박지성은 먼저 두 동생의 건강부터 물었다. 손흥민과 황희찬 모두 최근 부상으로 못 뛰고 있다. 손흥민은 “재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했고, 황희찬은 “잠시 한국에 다녀온 후 팀 운동을 다시 하는데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EPL에서 뛰는 소감도 얘기했다. 황희찬은 “어렸을 때 박지성 선배님을 보면서 꿈을 키웠는데, 막상 직접 뛰니깐 너무 영광스럽다. 경기가 힘들어도 내가 정말 원했던 곳이란 생각에 자동으로 한 발 더 뛰게 되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독일 리그에서 뛸 때도 항상 EPL을 꿈꿨다. EPL 데뷔전에서 잘 못했는데도 기분은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동이 끝나면 희찬이 경기 결과부터 보면서 골을 넣었는지 확인한다. 희찬이가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희찬이 “울버햄프턴에서 초반에 골을 넣다가 이후 공격 포인트가 없으면서 부정적인 시선이 생겼다. 신경이 쓰였다”고 하자, 박지성은 “나도 첫 시즌에 골을 늦게 넣어서 어떤 느낌인지 안다. 경기장에서 잘하는 것을 하면 골도 따라올 것”이라며 위로했다.

과거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박지성은 현 대표팀 주장 손흥민에게도 “부담감이 클 거야”라며 다독였다. 손흥민은 “형도 그랬겠지만 부담감을 안 느낀다면 거짓말”이라며 “어릴 때 꿈을 이루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동료들에게 의지한다”고 했다. 박지성은 마지막으로 “오래오래 선수 생활을 하자”며 격려했고, 손흥민도 황희찬에게 “둘 다 마지막 부상이라고 생각하고 시즌을 잘 마무리하자”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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